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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ssay] 파묘
누군가 파묘의 이유를 묻는다면.
“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고향으로 이장할까 한다.” 아버지가 입을 뗐을 때 식탁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엄마는 작게 한숨을 쉬며 밥을 깨작거렸고, 나는 고개를 잠깐 갸웃하고는 다시 콩나물국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잘 바른 생선 조각을 엄마 밥 위에 하나, 내 밥 위에 하나 공평하게 올려놓은 후에야 본인 밥을 크게 한 숟갈 떴다. 아버지는 고향에
by
차승환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핏줄로 탄생한 괴물, '파묘' [영화]
핏줄에서 탄생한 괴물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존재를 두려워한다. 이성이 세계를 모두 밝힌 것처럼 보여도, 공포는 여전히 무지의 내부에서 도사린다. <파묘>의 공포는 무지의 내부, 집단 기억에서 점점 잊혀 가는 이미지를 꺼내 든다. 극 중 ‘험한 것’으로 지칭되는 괴물들은 ‘파묘’라는 전통적 행위를 시작으로, 관객들에게 불안감을 유발한다. 요컨대 장재현 감독은 이제까지 한국
by
김홍일 에디터
2025.09.15
리뷰
도서
[Review] 묻어두었던 감정의 파묘 - 슬픔에 이름 붙이기
'오늘 아침에 회사에 지각을 해서 기분이 안 좋다'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보라
'오늘 아침에 회사에 지각을 해서 기분이 안 좋다'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보라. 해당 기사에 댓글을 달아도 좋고, 혼자서 생각만 해 봐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퇴사각'이라고 간단히 얘기하겠다. 아마 문장이나 단어를 생각해 내는 데 5초 정도가 걸렸을 것이다. 지각을 하는 상황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상의 대부분의 상황이 그렇다. 그
by
이지연 에디터
2024.06.0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진실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영화]
<파묘>와 <댓글부대>의 교집합을 생각하며
연일 기염을 토해내던 <파묘>가 3월 24일 고대하던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내 오컬트 장르 영화 중에서는 첫 스코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그러나 동시에 눈여겨볼 지점은 그러한 양적 성과와 별개로 관객, 평단의 호오가 엇갈리는 구간이 명확한 영화라는 점이다. 물론 가장 논란이 되는 건 다이묘 정령의 재현과 관계된 것이다. 다이묘 정령의 현현 전후로 <
by
김민서 에디터
2024.04.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파묘가 불러온 현상들 [영화]
'묫바람' 대신 '문화바람'
지난 2월 22일에 개봉한 영화 <파묘>가 개봉 18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신화를 기록하고 있다. 1,3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영화 <서울의 봄>에 이어 약 두 달 만에 ‘천만 관객 영화’가 또 탄생할 것 같다는 기대에 찬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필자도 <파묘>가 개봉한 지 하루 뒤인 2월 23일, 친구 손을 붙잡고 극장에 달려가 영화를
by
김지현 에디터
2024.03.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영화가 불가해한 악에 대한 공포를 다루는 방식 [영화]
<파묘> (장재현, 2024)
※ <파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관람객 회복세에 한국 영화 산업의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희망의 마중물로 보이는 한국 영화가 또 나왔다. 작년, 프랜차이즈물인 <범죄도시3>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팬데믹 이후 첫 천만 관객을 기록한 한국 영화 <서울의 봄>보다도 빠른 관객 수 누적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by
이명화 에디터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