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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평 – 이 時代의 사랑 [도서/문학]
최승자가 남긴 오물들은 ‘더러워서 피하’고 싶은 종류는 아니다. 그건 최승자이며, 동시에 나의 것이기도 하다. 애써 덮어버리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처치를 바란 것이 아니다. 혼모노(本物), 진짜가 보고 싶다. 예컨대 최승자의 시는 진짜 추움이다. 진짜 배고픔이다. 가난이다. 혼모노다. 자백이다. 여느 때와 같은 무료함 속에 나온 추임새는 아니다. 그러나 툭하고 터져버린 속내만큼이나 날것이다.
점심 메뉴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게 직장인에게는 나름의 권력이다. 출퇴근길은 반의반 평 남짓이라 책은커녕 발을 둘 자리가 없고, 일찍 일어나거나 늦게 잘 자신은 더더욱 없다. 유일한 낙은 점심시간, 외투 품에 책 한 권을 숨겨 외진 카페 구석을 찾는 일이다. 날이 추운 탓도 있지만, 한 장이라도 더 넘기고자 종종걸음으로 달린다. 삶이 어떻게 굴러가고
by
백승원 에디터
2026.01.2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그놈의 핏줄이란! [문화 전반]
로판 속 여러 형태의 가족에 대하여
* 언급되는 작품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고 보니 가족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가족이었다, 사실 너는 어디 가문의 딸이며 그 위상은 얼마나 대단한지.... 훌륭한 로맨스 판타지 입문을 마친 독자에게 찾아오는 다음 클리셰, 바로 가족이다. 로판의 소갯말로도 곧장 쓰이는 문장들은 모두 하나같이 가족, 가족, 그리고 또 가족을 강조한다. 문화예술에
by
서지희 에디터
2026.01.17
리뷰
공연
[Review] 인생은 한바탕 꿈, 그러니 신나게 놀아보자! - 뮤지컬 ‘판’ [공연]
‘판’에서 꾼 신명 나는 꿈을 소개한다.
공연은 현실을 잊게 해주는 하나의 꿈과도 같다. 그래서일까, 대극장의 뮤지컬들은 종종 건물 전체를 극의 콘셉트에 맞춰 화려하게 디자인하여 관객을 입장하는 순간부터 압도하곤 한다. 나 또한 그 웅장한 스케일에 감탄하며 심장이 뛰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뮤지컬 ‘판’은 화려한 하드웨어 대신, 조금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19세기 말 조선이라는 꿈
by
장수정 에디터
2026.01.12
리뷰
공연
[리뷰] 사라짐으로써 완성되는 생의 찬란한 박동 - 뮤지컬, '판'
우리는 왜 이토록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열광하며, 아무런 이득도 남지 않는 텅 빈 무대를 보며 해방감을 느끼는가. 그 이유는 미래를 위한 담보로 전락했던 우리가 처음으로 ‘현재’를 온전히 점유하는 주권적 경험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 무용한 유희가 어떻게 견고한 사회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우리를 진짜 삶으로 인도하는지 추적하기 위해, 이제 규범의 바깥이자 밤의 도성이 허락한 은밀한 해방구인 ‘매설방’의 문을 열어보고자 한다.
전기수가 부채를 촤르륵 펼치며 첫마디를 내뱉는 순간, 정적에 잠겨 있던 극장의 공기는 비로소 ‘판’이라는 역동적인 생명력을 얻으며 진동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오가는 말들은 활자로 박제되어 서가에 꽂히는 차가운 기록물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화자의 숨결과 청자의 추임새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이내 증발해버리는 찰나의 에너지를 닮아 있다. 기록이 영구적인 보
by
신동하 에디터
2026.01.11
리뷰
공연
[Review] 당신은 어떤 판에 설 것인가 - 뮤지컬 '판'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판에 설 것인가?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판에 설 것인가? 신랄한 풍자를 통해 통쾌한 이야기 한 판을 들려주는 창작 뮤지컬 ‘판’을 관람하고 왔다. 뮤지컬 ‘판’은 시즌마다 풍자하는 내용이 조금씩 바뀌는 관객 참여형 극이다. 전반적으로 즉흥 연기나 호응 유도가 많은 편이라 관객과 배우가 더 많이 소통할수록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객석
by
최수영 에디터
2026.01.11
리뷰
공연
[Review] 흩어지는 목소리를 모아 ‘판’을 벌이다 - 뮤지컬 판
관객에서 청중으로, 우리가 함께 빚어낸 찰나의 기록에 대하여.
세상에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다. 영화나 드라마가 쏟아지고, 바쁜 현대인을 위해 요약본이나 오디오북까지 대중화됐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이야기를 ‘소비’하기엔 참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모든 게 풍족한 지금과 달리, 조선 시대에 이야기를 즐긴다는 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었다. 책값은 비싸고 글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던 때, 사람들에게 이야기의
by
고은솔 에디터
2026.01.11
리뷰
공연
[Review] 호모 이야기쿠스들의 이야기 한 판 - 뮤지컬 판 [공연]
우리는 왜 근본적으로 이야기라는 가상의 존재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모여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모여 이야기할 장소, 어느 정도 모인 인원, 이야기 주제 이 세 요소만 있다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붙여보았다. 이름하여 '호모 이야기쿠스'. 이 명칭에 대한 그럴듯한 근거는 없다. 다만, 비전문적이지만 실생활에 근거한 나의 인류학적 고찰에 의해 붙여본 명칭이다. 뮤
by
이유빈 에디터
2026.01.10
리뷰
공연
[Review] 신명나는 '판'을 벌려보자! - 뮤지컬 판 [공연]
금지할수록 끌리게 되는 '이야기'의 힘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내용에 따라 재미의 판가름이 난다기보단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에 있어 나뉜다고 본다. 단언컨대 나를 바라보며 말하던 상대가 갑자기 내 쪽으로 몸을 숙이며, 주위를 살피고 목소리를 낮추고 소곤소곤 전하는 이야기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이야기 일 것이다. 물론 그 내용이 다 유쾌한 내용일 수는 없지만 머리를 맞대고 수군
by
이상아 에디터
2026.01.10
리뷰
공연
[Review] 공연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등용문 – 뮤지컬 판 [공연]
뮤지컬 '판' 리뷰
* 이 글은 뮤지컬 ‘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판’ 시츠프로브 중 ‘쾌하였도다’ 좋은 공연을 볼 때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스무 살, 연극 연출 입시를 준비 하면서 잠깐 스쳤던 인연이다. 연출 입시의 특성상, 한 가지 주제를 두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토론을 자주 했는데, 지금까지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 깊었던 학생 A가
by
유희수 에디터
2026.01.08
리뷰
공연
[Review]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 뮤지컬 판 [공연]
이야기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직접 말할 수 없는 현실을 비틀어 드러내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지금은 누구나 쉽게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 책은 물론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도 손쉽게 이야기를 만날 수 있고, 최근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요약해 주는 채널이나 글을 읽기보다는 듣고 싶은 이들을 위한 오디오북까지 등장했다. 그 어느 때보다 이야기를 가까이 두고 살아가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에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 환경이 조선 시대 사
by
임채희 에디터
2026.01.08
리뷰
도서
[Review] 책으로 떠난 한국 근현대 미술 여행 -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도서]
친절한 안내로 열리는 작품의 세계
언젠가부터 미술관을 찾는 취미가 생겼다. 외국에 여행을 가도 근처 미술관을 꼭 검색하고, 한국에 있을 때는 주요 미술관 사이트를 드나들며 흥미로운 전시가 있는지 살피곤 한다. 그렇게 전시회를 다니면서 깨달은 것은, 미술 작품은 설명과 함께할 때 비로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오디오 가이드나 도슨트의 설명, 혹은 그림의 제목 밑에 적혀 있는 짤
by
원미 에디터
2026.01.06
리뷰
공연
[Review] 판을 벌이니 내 가슴 쾌-하였도다! - 뮤지컬 판 [공연]
소설은 세상이 바뀐다는 증거
전기수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소설 전문 낭독자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조선 후기 소설 향유층이 늘어나면서, 세책방에서 책을 빌려 읽을 수 없는 가난한 문맹자들을 위하여 전기수가 나타났다. 그들은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등으로 생생하게 이야기를 전달하여 사람들이 잔뜩 몰입하게 했다. 사람들이 가장 깊이 빠져든 때에 입을 꾹- 다물어 다
by
이다혜 에디터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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