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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파란 음향 소설 - 이든 콰르텟 리사이틀 [공연]
푸른 압력에 휘감긴 일요일 - '이든 콰르텟 리사이틀' 감상 에세이
9호선 환승을 기다리며 익숙하게 오늘의 플레이리스트를 눌렀다. 멘델스존 현악 4중주 2번의 1악장이 시작된다. 어, 나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걸 어렵지 않게 눈치챘다. 갑자기— 들려오는 것의 선명도가 높아졌다. 뭘까? 어제 밤 12시까지 들리지 않던 곡이 오늘 갑자기 들렸다. ‘들린다’는 게 뭘까? 그냥, 뭔가— 원래 방금까지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
by
장유진 에디터
2025.11.26
리뷰
공연
[Review] 놀이가 된 재판, 재판받는 양심 - 연극 트랩 [공연]
연극 <트랩>에서는 놀이의 특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연한 사고로 시골 저택에 하룻밤 머물게 된 트랍스는 집주인과 친구들의 식사 자리에 초대받는다. 처음에는 가벼운 식사 자리인 줄 알았으나, 이들은 곧 모의재판 놀이를 시작한다. 그렇게 피고로서 놀이에 초대받게 된 트랍스는 점차 자신의 과거와 비밀을 털어놓고 재판받게 된다.
영어에서 연극을 뜻하는 단어는 보통 ‘play’와 ‘drama’로 나뉜다. ‘drama’가 더 진지하며 희곡에 중점을 두는 단어라면, ‘play’는 연극의 놀이적 성격을 강조하는 단어이다. 어릴 적 했던 역할놀이처럼, 연극은 사람들이 규칙을 정해두고 자신과 다른 사람을 연기하며 만들어가는 하나의 놀이이다. 극장에서 배우는 직접 놀이를 수행하고, 관객은 놀
by
노미란 에디터
2025.11.26
리뷰
PRESS
[PRESS] 달의 이면, 인생의 이면 -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 [공연]
<비하인드 더 문> 마이클 콜린스는 삶이란 궤도를 회전하며 반짝이는 역사를 써내려간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1일, 아폴로 11호 사령관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디며 남긴 말이다. 그가 ‘고요의 바다’ 위에 남긴 발자국은 역사에 영원히 남은 위대한 흔적이 됐다. 달 착륙선 조종사인 버즈 올드린은 닐 암스트롱에 이어 두 번째로 달을 밟았다. 그는 교회에서 준
by
이진 에디터
2025.11.25
리뷰
공연
[Review] 최후의 만찬, 유죄 추정의 원칙 - 트랩 [공연]
진실은 잔인하고 불편하다. 트랍스의 죄를 단죄할 ‘법’은 없으나, 그는 분명 죄인이다. 이로써 죄는 법의 상위 개념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누군가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면 법의 사각지대에 있을 뿐이고, 혹은 ‘아직’ 들키지 않았을 뿐이다. 누구나 죄를 짓는다. 또한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믿는 그 확신이야말로 더 큰 죄로 불러온다.
* 해당 리뷰는 연극 ‘트랩’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연한 사고, 뜻밖의 만찬, 수상한 재판. 이야기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트랍스는 출장길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작은 시골 마을의 한 저택에 머물게 된다. 집주인은 은퇴한 판사로, 자연스럽게 트랍스를 저녁 식사까지 인도한다. 만찬 자리에는 전직 검사·변호사 출신의 친구들까지 함께하게 된다.
by
백승원 에디터
2025.11.25
리뷰
공연
[Review] 죄 없는 사람만 이 연극을 보라 - 트랩
양심에 판결을 맡긴다
유쾌한 만찬, 불쾌한 진실의 문턱 연극 <트랩>은 가볍게 즐기는 연극은 아니다.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심문이 시작된다. 무대 위에 조명이 켜지고 와인이 따라진다.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에 수프가 놓이는 순간, 관객석에 앉은 우리는 어느새 피고처럼 숨이 조여온다. 배우들의 대사는 객석을 향해 쏘아붙이는 질문이기도 하다. '나는 과연 떳떳한가?' 물음이 공
by
한대성 에디터
2025.11.2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테베로부터 출발한 거대한 서사시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 안트로폴리스 I/II [공연]
몇천 년 동안 불변하는 서사를 가지고 수많은 연극적 시도를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우리는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안트로폴리스는 왜 고대 비극을 현대로 가져왔으며, 왜 포스트드라마로 재해석했는가? 그 이유는 오늘까지 ‘테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비극이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소환되는 이유는 단순한 재현이나 전통 계승에 있지 않다. 우리는 고전을 통해 과거를 바라보는 동시에, 그 서사가 되풀이되는 현재를 마주한다. 테베·아르고스·코린토스 같은 가상의 폴리스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그 서사에 새겨진 폭력과 권력, 신화적 반복은 여전히 우리의 세계에서 재생산된다. 고전은 시간이 흘러도 닫히지
by
천유진 에디터
2025.11.2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이건 그만한 가치가 있는 모험 이야기 [공연]
물론 너희는 늘 내가 마음에 걸리겠지. 그리고 이따금 이 모험 이야기를 할 거야. 어쩌면 평생.
“마치 고개를 모래에 처박고 숨은 채 아무도 날 못 볼 거라 믿는 타조처럼” 타조는 위기의 순간마다 고개를 처박고 숨는다는 말이 있다. 머리와 눈을 모래에 파묻어 시야를 차단하면 남들도 자신을 못 볼 거라 판단하는 타조를 우리는 어리석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가끔은 진실을 알고 있지만 이를 마주하기 두려워 회피하는 것들이 존재한다. 가령 소중한 사람의 죽
by
임유진 에디터
2025.11.2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안녕, 슈만 ( ) -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 : 'The Opus 2025' [공연]
낭만의 표면에서 당신의 이름으로 —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 <더 오푸스(Opus) 2025> 관람 에세이
참, 요즘 선을 많이도 넘는다. 그냥 그 생각이 들었다. 무서운 줄도 모르고, 어찌할 줄도 모르는 채로. 그냥 꼭 한마디는 해주고 싶어 오늘 하루를 꼬박 지새웠다. 새벽 1시가 지나온 22일의 지금, 나는 이 글의 끝을 목격하고 잠들 수 있을까. 답답하다. 정말 답답하다. 1. 개강 내게는 더하우스콘서트만큼 자주 찾는 장소가 있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
by
장유진 에디터
2025.11.23
문화소식
공연
[공연] 에비타
운명을 뛰어 넘어 역사를 새로 쓴 퍼스트레이디
운명을 뛰어 넘어 역사를 새로 쓴 퍼스트레이디 14년만에 돌아온 영원한 감동 신화, 전 세계가 극찬한 마스터피스 팀 라이스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에비타>(프로듀서 정회진/제작 블루스테이지)가 2025년 11월 7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했다. 2006년 초연, 2011년 재연 이후 무려 14년 만의 귀환이다. 1978년 웨스트엔드에서
by
박형주 에디터
2025.11.22
리뷰
공연
[Review] 양심이라는 함정 - 연극 '트랩' [공연]
미식으로 차려낸 심판의 식탁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 <사고(Die Panne)>를 원작으로 한 서울시극단의 블랙코미디 연극 <트랩>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11월 7일부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유쾌한 소동극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 내면의 위선과 죄의식을 정조준하는 날카로운 비수가 숨겨져 있다. 놀이와 현실 사이 위태로운 줄타기 극
by
이소영 에디터
2025.11.22
리뷰
PRESS
[PRESS] 일상 속 사막, 인간 내면의 야성 - 연극 트루웨스트 [공연]
연극 <트루웨스트>는 가족 구조와 서부 신화를 해체하며 일상의 파열을 통해 인간이 지닌 내면의 균열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알래스카로 훌쩍 떠난 엄마의 빈집에 오래도록 소식 없던 두 형제가 오랜만에 마주 앉아 있다. 나와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사람은 언제나 궁금하고 때로는 부렵기 마련이듯, 반듯한 삶을 살아온 '오스틴'과 사막을 떠돌아다닌 '리'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과 호기심이 동시에 흐른다. 그리고 이 작은 부엌에서 시작된 재회는 서로가 가진 삶의 결핍과 욕망을 끌어올리며
by
김서영 에디터
2025.11.21
리뷰
공연
[Review] 무의식의 죄, 존재의 무게 - 연극 [트랩]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가
주인공 트랍스는 출장 중 차 사고로 인해 우연히 시골 마을의 한 저택을 방문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저택은 은퇴한 판사의 집으로, 그는 검사·변호사·사형집행관 출신들과 벌이는 만찬에 트랍스를 초대한다. 그들은 만찬에서 ‘모의 재판’을 치르며 노후를 보내고 있었는데, 여기서 트랍스는 피고인 역할을 맡게 된다. 전직 검사였던 초른은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트랍
by
배지은 에디터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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