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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사라짐으로써 완성되는 생의 찬란한 박동 - 뮤지컬, '판'
우리는 왜 이토록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열광하며, 아무런 이득도 남지 않는 텅 빈 무대를 보며 해방감을 느끼는가. 그 이유는 미래를 위한 담보로 전락했던 우리가 처음으로 ‘현재’를 온전히 점유하는 주권적 경험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 무용한 유희가 어떻게 견고한 사회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우리를 진짜 삶으로 인도하는지 추적하기 위해, 이제 규범의 바깥이자 밤의 도성이 허락한 은밀한 해방구인 ‘매설방’의 문을 열어보고자 한다.
전기수가 부채를 촤르륵 펼치며 첫마디를 내뱉는 순간, 정적에 잠겨 있던 극장의 공기는 비로소 ‘판’이라는 역동적인 생명력을 얻으며 진동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오가는 말들은 활자로 박제되어 서가에 꽂히는 차가운 기록물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화자의 숨결과 청자의 추임새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이내 증발해버리는 찰나의 에너지를 닮아 있다. 기록이 영구적인 보
by
신동하 에디터
2026.01.11
리뷰
공연
[Review] 당신은 어떤 판에 설 것인가 - 뮤지컬 '판'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판에 설 것인가?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판에 설 것인가? 신랄한 풍자를 통해 통쾌한 이야기 한 판을 들려주는 창작 뮤지컬 ‘판’을 관람하고 왔다. 뮤지컬 ‘판’은 시즌마다 풍자하는 내용이 조금씩 바뀌는 관객 참여형 극이다. 전반적으로 즉흥 연기나 호응 유도가 많은 편이라 관객과 배우가 더 많이 소통할수록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객석
by
최수영 에디터
2026.01.1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겨울과 봄은 연결되어 있는 계절 [서간문]
서연 님께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서연 님! 유난히 날이 추운 겨울에 인사를 드립니다. 이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제가 에디터들 간에 릴레이 글쓰기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출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평소보다 더 설레는 마음으로 쓰고 있어요. 저는 꼭 나가야 하는 날이 아니라면 요즈음 침대 속, 이불 속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어요. 언제쯤 봄이 올까, 하
by
허희원 에디터
2026.01.1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시체 애호가의 버킷리스트
성취가 아니라 탈주를 선택했는데, 탈주마저 실패하고 돌아왔다면 그 사람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인간의 정체성 중심에는 하나의 선이나 균열이 있다고 믿어왔다. 그것은 결핍의 구조가 되어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뇌에 연결된 척추를 중심으로 신체가 구성되고 그 몸이 다시 세계를 움직이듯, 그 균열은 아름다운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동시에 구축한다. 나는 그 의미의 척수를 뽑아 실체를 상상하는 행위를 내 인생의 유일하게 가치 있는 노동이라 여겼다. 부단히
by
이승주 에디터
2026.01.10
리뷰
도서
[리뷰] 끊어진 한국 미술사의 허리를 잇는 법 - 책,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우진영의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는 바로 이 파편화된 거울 조각들을 ‘잇기’라는 미학적 바느질을 통해 하나의 서사로 봉합하려는 시도다. 저자는 100여 년 전 경성의 화가들이 내뱉은 숨결이 어떻게 오늘날 서울의 캔버스 위로 이어지는지 추적한다. 파편화된 사실들에 숨을 불어넣어 '잇기'를 시도하는 이 행위는, 결국 현재의 한국 미술이 서구의 모사품이 아닌 치열한 역사의 주체적 산물임을 증명하는 역사가적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 미술의 온전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 글을 열며,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H. Carr)의 말이다. 이는 역사가 단순히 박제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점에서 과거의 사실들을 끊임없이 호명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라는 뜻이다. 즉,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지금의 우리 모습이 결정된다는
by
신동하 에디터
2026.01.10
리뷰
공연
[Review] 신명나는 '판'을 벌려보자! - 뮤지컬 판 [공연]
금지할수록 끌리게 되는 '이야기'의 힘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내용에 따라 재미의 판가름이 난다기보단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에 있어 나뉜다고 본다. 단언컨대 나를 바라보며 말하던 상대가 갑자기 내 쪽으로 몸을 숙이며, 주위를 살피고 목소리를 낮추고 소곤소곤 전하는 이야기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이야기 일 것이다. 물론 그 내용이 다 유쾌한 내용일 수는 없지만 머리를 맞대고 수군
by
이상아 에디터
2026.01.1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그들이 ‘No day But today’를 외친 이유, 뮤지컬 '렌트' [공연]
뮤지컬 <렌트>가 제시하는 저항과 생존의 단면들
뮤지컬 <렌트(Rent)> 한국 라이선스 10연은 2025년 11월 9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렌트>는 1996년 1월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에서 프리뷰 공연을 거친 후 같은 해 4월 브로드웨이로 진출한 작품으로, 작곡가이자 극본과 연출을 맡은 조나단 라슨(Jonathan Larson)에
by
이다연 에디터
2026.01.0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그리움은 목표의 원동력이다 [버킷리스트]
나의 버킷리스트
어릴 적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본 적이 있는 거 같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기억 속 흐릿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단지 그 순간만을 기억할 뿐, 내가 정확히 거기에 무엇을 적었는 지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어린 시절의 나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어서, 그 수많은 나의 꿈을 모두 옮겨 적느라 100가지의 목록을 다 채웠을
by
서지희 에디터
2026.01.0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여름 향이 나는 이름 앞으로 부치는 편지 [서간문]
당신의 이름을 찬찬히 곱씹어 보았답니다
상은님께. 안녕하세요 상은님, 이렇게 지면으로 연결되어 반가워요. 제가 상은님에 관해 전해 받을 수 있는 정보값이라곤 이름 석 자와 그간 쓰신 글들 - 그러니까 오직 활자들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활자를 건너 마주한 사이이기 때문에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것들이 있죠. 앞선 순서이신 현승님께 편지를 쓰시며, <하나 그리고 둘> 그리고 <파더 마더
by
김그린 에디터
2026.01.09
리뷰
도서
[Review] 그림을 뷔페처럼 즐기고 싶은 당신에게 - 그림 읽는 밤
도서 [그림 읽는 밤]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
다양하고 맛있는 것들을 조금씩 먹고 싶다! 이 생각, 누구라도 종종 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뷔페라는 신개념 식당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비단 음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림도, 시도, 옷도, 우리는 아름답고 좋은 것들을 조금씩, 다양하게 음미하며 우리의 취향을 구축하고 싶어한다.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복합
by
윤소영 에디터
2026.01.09
리뷰
도서
[Review] 시대와 작가를 아우르는 따스한 시선의 미술사 산책 –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우리 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거닐다
‘역사는 흐른다’는 말이 있다. 아주 오래전 인류의 시작부터 오늘날까지, 시간은 하루하루 끊기지 않고 흘러왔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곤 한다.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예를 들어 COVID-19 팬데믹이 우리의 삶을 휩쓸었을 때, 우리는 ‘시계가 멈춘 것처럼’ 느꼈다. 그리고 다시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을 때, 앞으로 우리의 삶은 결
by
신지원 에디터
2026.01.07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단 하나의 기적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는 건 [드라마/예능]
드라마 ‘코우노도리’, 고마워 모든 생명아.
기적은 흔히 일어나지 않기에 기적이고, 그럼에도 분명 일어나기 때문에 기적이다. 기적의 기준은 도대체 뭘까? 사람마다 기적의 기준치와 가치가 다를 것이라 예상된다. 수만 분의 1 확률로 복권 당첨이 되는 것도 기적이고 죽다 살아나는 것도 기적이고 그렇기에 내일이 있다는 것,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는 기적이라 한다. 어떤 이에게 기적은 일
by
이한별 에디터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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