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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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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자신의 꽃밭에서 그는 왜 무덤이 되었나 - 튤립
전쟁과 제국주의가 뿌리 내린 아픔
이름을 앗아간 곳, 내 것이라곤 없는 땅에서 그는 묵묵히 꽃밭을 가꿨다. "그애가 올 거야, 그애가 올 거야." 그애의 이름은 쥬리프. 군인 출신에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일한 야마토와 일본인 여성 에리코의 아들이다. 쥬리프를 기다리는 것은 쿠로. 조선인인데다 얼굴이 까마귀처럼 까맣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를 '조선 까마귀'라고 불렀다. 학교 정원사인 그를 '쿠
by
박수진 에디터
2026.03.16
리뷰
공연
[리뷰] 어쩌면 한번도 존재했던 적이 없는 검은 튤립 같은 사랑 - 튤립 [공연]
거대한 사건을 고발하기보다 전쟁이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응시하는 작품, 튤립
지난 1월부터 이어온 202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34편의 신작 여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연극, 창작뮤지컬 등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한국 공연계의 중추적인 지원사업이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창작뮤지컬 <적토_고삐와 안장의
by
임지영 에디터
2026.03.15
리뷰
공연
[Review] 옴짝달싹할 수 없게 완전히 뒤틀린 가족사 - 튤립 [연극]
전쟁이 바꾼 한 가족의 이야기, 연극 <튤립>
검은 무대 속 튤립만이 빛난다 연극 <튤립>의 무대는 검정의 유광 페인트로 사면이 거칠게 칠해져 있다. 단출하기보다 황량한 무대다. 연극이 시작되면 배우들은 무대 아래 쪽문으로 들어와 무대 위로 올라간다. 무대에는 출구가 없다. 막과 막 사이, 본인에게 주어진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조차 배우는 퇴장 없이 무대 위에 계속 존재한다. 검은 무대의 오른쪽 아래에
by
진세민 에디터
2026.03.15
리뷰
공연
[Review] 전쟁이 남긴 균열 - 연극 '튤립' [공연]
1920년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익숙한 배경을 다루면서도 연극은 조금은 다른 접근방식을 택한다. 인물들은 시대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기보다는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국가 간의 싸움이라는 모습을 띠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존엄을 무시당한 채 죽어가고, 또 살아남으려 애쓰는 개인들이 있다. 전쟁을 다루는 예술은 전쟁이라는 단어 안에 전부 담기지 못한 개인의 모습을 조망한다. 그 개인이 존재했음을 연극 속에서 재연해 내는 방식은 창작자 개인의 시선에 따라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영웅적인 인물을,
by
노미란 에디터
2026.03.12
리뷰
공연
[Review] 전쟁이 스며들은 일상의 비일상 - 연극 ‘튤립' [공연]
연극 '튤립'으로 전쟁이 스며들은 비일상을 훔쳐보다.
“조선인은 일본인이 될 수 있나?” 극단 돌파구가 2026년 첫 창작 신작으로 선보인 <튤립>은 이 잔인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일제강점기라는 거대한 시대의 파고 속에서, 연극은 총성이 울리는 전장 대신 고풍스러운 ‘집’과 ‘정원’을 무대로 삼는다. 하지만 그 일상 속은 비일상으로 가득하다. 온통 검게 도배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섯 인물의 삶은, 전쟁이
by
장수정 에디터
2026.03.10
리뷰
공연
[Review] 전쟁은 집 안으로 들어온다 - 연극 튤립
전쟁은 총성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균열을 남긴다. [튤립]은 전쟁이 인간의 삶과 관계 속에 남긴 균열을 섬세하게 비춘다.
어릴 적, 다소 지루했던 역사 수업 시간에 수많은 전쟁에 대한 사실을 배우며 무언가를 느끼거나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안일한 생각이지만, 내가 알아야 하고 외워야 하는 것이라곤 전쟁이 일어난 년도와 그 전쟁으로 인해 맺어진 조약, 혹은 넓혀진 영토 등이 전부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전쟁 속의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by
윤소영 에디터
2026.03.10
리뷰
공연
[Review] 전쟁 속에 피어난 꽃 - 튤립 [공연]
전쟁은 너무 많이 앗아가고 결코 돌려주지 않는다.
전쟁이다. 오래 전 벌어졌던 전쟁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데.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는 역사의 뼈아픈 교훈이 대충 아문 흉터조차 아직 되지 못했는데. 세계 곳곳이 다시 찢어지고 있다. 전쟁으로 잃은 것이 얼마의 재산, 몇 명의 목숨이라는 숫자로 제시될 때 전쟁은 너무 쉬워진다. 국가에서 사회로, 가정에서 개인으로, 전쟁은 삶의 모든 세밀한 구획까지 폭격
by
차승환 에디터
2026.03.09
리뷰
공연
[Review] 전쟁이 꽃과 같다는 모순 - 연극 '튤립'
한 발의 총성으로 시작한 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삶의 배경이 되고, 관계의 기준이 되며, 끝내 생사의 근간이 되어간다.
창작물에서 전쟁을 다루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거칠게 울리는 총성과 뒤섞이는 비명소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정교하게 섞어내면 그 참혹함이 금세 와닿는다. 잔혹한 속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가까워지는 군홧발 소리에 이리저리 도망치는 민간인들을, 이후 여기저기 고인 피웅덩이와 눈도 감지 못한 채 죽은 시체 더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by
오송림 에디터
2026.03.08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전쟁과 신혼여행의 상관관계 [사람]
이란의 전쟁이 나에게 미친 영향
"소식, 들으셨죠?” “네……” 수화기 너머 들린 짧은 질문에 나는 북적한 지하철 안 임에도 통화를 이어갔다. 평소 같으면 잠시 뒤 다시 전화 드리겠다며 통화를 정리했을테지만, 이번엔 그럴 수가 없었다. 잠시간의 통화를 끊은 뒤 머리는 더 복잡해졌다.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에 대한 막막함이라기 보다는,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by
김유라 에디터
2026.03.08
리뷰
PRESS
[PRESS] 삶이란 전쟁터에서도 - 연극 ‘더 드레서’ [공연]
작품성을 인정받아온 연극 <더 드레서>가 2026년 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 대사를 잊었을지라도, 무대에 오를 배우가 없더라도, 백스테이지 운영이 엉망이더라도, 심지어 공습경보가 울리고 폭격 소리가 들려오는 전쟁 중일지라도. 단 한 명이라도 막이 오르길 기다리는 이가 있다면 공연의 가치가 아직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대는 누군가의 기다림이란 숨을 마시며 생명력을 얻는 살아있는 장르다. 연극 <더 드레
by
이진 에디터
2026.01.20
리뷰
PRESS
[PRESS] 피부로 느끼는 전쟁의 공포 - 연극 ‘벙커 트릴로지’ [공연]
제1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세 개의 이야기로 보여주는 연극 <벙커 트릴로지>가 돌아왔다.
고통은 핏줄을 타고 대를 이어 유전된다. 어떤 아픔은 한 가족 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슬픔과 두려움이 뒤엉킨 트라우마는 가정, 마을, 도시, 국가, 국경을 넘는 시대와 인류의 아픔으로 전염된다. 동시대를 산 이들이 함께 견뎌낸 고통은 역사가 돼 다음 세대에게도 전해진다. 과거의 비극적 사건을 다룰 땐 절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단 전제가 반드시 따라붙는다.
by
이진 에디터
2026.01.09
리뷰
영화
[Review] 아직 끝나지 않은 피난 - 영화, 시라트
우리는 아직 그 다리 위에 있다.
“제발 그만하라고.” 비명이 입속을 가득 채웠다. 허나 이곳은 극장이다. 그 소리를 차마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다. 애매한 신음 소리만 입술 사이로 간신히 새어 나왔다. 빠져나오지 못한 나머지 비명들은 혈관을 타고 머리로 올라가 두통을 만들었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부여잡았다. 여기가 내 방이었다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화면이 스마트폰이었다면 당장이라도
by
이중민 에디터
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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