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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泫泫, 물방울에 맺힌 시선 – 김창열 [미술/전시]
투명한 물방울은 비워진 온몸에 모든 것을 담아낸다. 장력으로 응집된 무색무취의 방울은 빛과 그림자, 배경의 색과 질감에 관계없이 자연(自然)스럽게 그 자리에 존재한다. 어떤 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생생하고, 어떤 건 멈춰 있는 듯 고요하다. 그리고 그 형태를 유지하던 물방울은 상처의 골을 만나면 마치 본래 그 자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 빈틈없이 그 자리를 메운다.
어쩌다, 무슈 구뜨 도(Monsieur goutte d'eau) 작가의 방은 전시 순서상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긴 했지만, 가장 먼저 그곳에 들어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주말이라 전시장은 평소보다 북적였고, 시간의 여유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무작정 ‘김창열’의 이름이 크게 적힌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잘못 들어간’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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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원 에디터
2025.10.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일본 스릴러가 남기는 불쾌한 잔상 [영화]
<오디션>과 <차가운 열대어>가 보여주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
일본의 공포·스릴러 영화에는 특유의 축축하고 눅눅한 불쾌함이 깔려 있다. 단순한 공포심을 넘어,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그 기묘한 분위기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최근에 본 두 편의 일본 영화도 그랬다. 오늘은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정면으로 드러낸 두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디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영화 <오디션>은 “끼리끼리끼리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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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2025.10.1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오감으로 경험하는 우리나라의 역사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의 세련된 변화를 마주하다
최근에, 그리고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근래 센스 있는 MD 및 행사 기획으로 주목받은 데에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불러온 한류 열풍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례적인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렸을 적 방문했을 때는 가족 단위, 혹은 학교 단위로 온 방문객들이 많았다면,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인들과 20대 방문객들이 증가한 일종의 ‘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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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2025.10.11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영화 내내 때리고 부쉈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체인소맨 요약 [영화]
추석 연휴에 본 체인소맨: 레제편 극장판은 잔혹한 현실감, 예측 불가능한 전개, 블랙 코미디가 어우러져 몰입감이 뛰어났다. 주인공 덴지가 가난한 소년에서 체인소맨으로 각성해 성장하며, 히메노의 희생, 마키마의 압도적 힘, 덴지와 사무라이 소드의 리매치 등 강렬한 명장면이 이어진다. 한국 최초 전시도 열려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기존 히어로물과는 다른 독보적 매력을 증명한 작품이다.
이번 추석 연휴를 이용해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체인소맨: 레제편 극장판을 보러 갔다. 연남 cgv에서 영화를 봤는데, 재밌다는 입소문이 퍼졌는지 들어가자마자 꽉 찬 좌석을 보고 놀랐다. 앞부분 장면은 조금 놓쳤는데 내용 이해에는 지장이 없어서 조금 늦게 가도 슬퍼하진 않아도 될 것 같다. 극장판은 나온지 얼마 안돼서 너무 많은 스포를 하기보다는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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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에디터
2025.10.09
리뷰
PRESS
[PRESS] 포장지와 내용물 사이의 균형 투쟁 - 파리의 심리학 카페 [도서]
하지만 비단 어려움이 존재해야 문제를 풀고 해답을 찾아가는 즐거움도 따르기 마련.
나는 매일 왕복 2시간을 출퇴근하는데 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출퇴근 길에 탑승하는 만원 버스가 유난히 힘들게 느껴진다. 그중 가장 싫은 것은 바로, 다른 사람이 내 몸에 닿는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여러 사람이 부딤히는 이 공간에서 내가 많이 예민해졌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겠지만, 지금 나에게선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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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5.10.0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흰 김에 싸 먹자 [도서/문학]
식물원에서 ‘한강’의 소설을 읽는다.
식물원에서 ‘한강’의 소설을 읽는다. 낯설다. 혹자는 「내 여자의 열매」 같은 단편을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 아쉽게도 무관하다. 식물원 안 카페 2층에는 드문드문 책장이 있다. 어울리지 않는 저자들이 나란히 서 있다. 카페 주인의 취향이라기보다는 기증받은 구성으로 보인다. 그 일관성 없는 도열이 반갑다. 『흰』도 그곳에 있다. 간혹 이런 곳에선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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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에디터
2025.10.0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믿음이 아닌, '선택' - 빅 피쉬 [영화]
아버지는 큰 물고기가 되었다.
평생 거짓말을 일삼아온 남자가 있다. 그의 거짓말은 탐험의 서사시이고 멋진 무용담이며 믿을 수 없는 기묘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아들은 이런 거짓말을 어린시절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 들어오며, 아버지에게 신물이 났다. 아들은 이제 그저 '진실'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절대로, 절대로 아들이 원하는 진실을 답해주지 않는다. 과연 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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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리 에디터
2025.10.05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끝까지 열정적으로 살다 간 동물학자, 제인 구달을 기리며. [사람]
야생 침팬지 연구의 선구자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가 91세로 별세했다.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도구 사용을 침팬지에게서 발견하며 학계를 뒤흔들었던 그녀는, 평생 열정을 다해 연구와 환경 보호를 이어갔다. 완벽한 준비 없이도 도전하고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를 보여준 삶이었다.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가 향년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지난 10월 1일 제인 구달 연구소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부고 소식을 전했다. 그녀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연 일정으로 인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었다고 한다. 죽음 직전까지 스스로의 관심분야에 열정을 쏟고 지식은 전파하다가 가신 것 같다. 어린 시절 위인전에서 보던 인물의 별세 소식을 접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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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에디터
2025.10.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베일리 인사이드 [영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개의 생은 인간의 긴 삶을 여러 번 가로지른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사랑은 무한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존재는 한 번의 이별로 사라지지 않고, 기억과 마음 속에 다른 형태로 남는다. 영화 <베일리 어게인>(2017)과 <안녕, 베일리>(2019)는 강아지의 시선으로 그의 다양한 견생을 그린다. 죽음이 끝없이 반복될 지라도 다시 태어나 서로를 찾아내는 여정 속에서 삶은 따스함으로 물든다. <베일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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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민 에디터
2025.10.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가 만들어 낸 괴물 - 얼굴 [영화]
괴물은 얼굴이 아니라 시선에 있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얼굴>을 보면서 가장 강하게 다가왔던 감정은 다름 아닌 ‘인간에 대한 혐오’였다. 타인을 이해하려 하지 않은 채 함부로 내뱉는 말들과 그 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집단적 폭력성은 영화 내내 불편함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임동환(박정민)이 극 후반부까지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세상과 그 사람들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채 혐오를 드러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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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2025.09.29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고통의 승화, '물방울' [미술/전시]
국립현대미술관 '김창열 회고전'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창열' 화백의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화법의 변화마다 전시실을 구분하여 총 4개의 챕터(상흔-현상-물방울-회귀)로 나뉘어져 있는 이번 전시는, 김창열 화백의 전 인생을 총망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의 회화는 그의 굴곡진 인생만큼이나 다채롭게 변화해 왔었던 듯하다. 비록 많은 사람들은 그를 '물방울 화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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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리 에디터
2025.09.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 안의 괴물 [영화]
영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외모를 평가해왔는가
* 영화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시각 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에 대한 인터뷰로 시작한다. 이후 그의 아들 임동환은 경찰로부터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 정영희의 백골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사진 한 장 없이 쓸쓸히 치러진 장례식. 이때 정영희의 가족들을 아버지의 유산 문제로 찾아오고, 갑작스럽게 찾아와 무례하게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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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희 에디터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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