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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아둔함을 위하여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
무너지는 것들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관람 에세이
들어가며 내가 바라는 얼굴은 늘 총명의 물 위에 떠 있기를 원하지만, 매일같이 마주하는 것은 아둔한 모양새의 메마른 주름살뿐이다. 그 익숙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으면서도, 어째선지 멀찍이 내던지고 싶어진다. 나는 그걸 알면서도, 번번이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그런 마음은 말 하나에서도 드러난다. 처음 말러 교향곡 6번의 제목이 ‘비극적’이라는 것을 알게
by
장유진 에디터
2026.03.2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선택의 반대말은 기다림일까요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을 기다리며
아직 울리지 않은 망치 소리를 기다리며 –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이 들려줄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기다린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때가 오기를 바라는 뜻이고, 오늘의 나는 말러의 교향곡 6번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림 기다림이 늘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속절없이 그때를 기다리게 되는 걸 보면 아침에 눈을 뜨는 일만큼이나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생각해 보자. 우리는 보통 어떤 사람이, 어떤 때가 오기를 바라던가. 가장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3.0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12년만의 천만 사극 영화 - 오래된 비극이 다시 말을 걸다 [영화]
우리는 왜 단종을 다시 떠올리가
그간 조선 정치사를 다룬 영화들은 대개 권력을 쟁취한 승자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영웅들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특히 어린 조카의 왕위를 빼앗고 권력을 장악한 세조(수양대군)는 정치적 결단과 권력 의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갈등 덕분에 사극에서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대체로 권력 쟁탈의 긴장감
by
정가은 에디터
2026.03.08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가장 본질적인 비극
비극을 묻은 곳
* 해당 문구는 웹소설 <사랑받는 언니가 사라진 세계>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웹툰 69화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받은 천성이란 건 영혼의 본질과도 같다. 모두가 그렇게 태어나 받은 자신을 죽을 때까지 껴안고 살아간다. '달리 비극이겠는가.' 인생이 비극이다. 삶은 무덤이다. 당신이 내 무덤이었다. 나유혜, <사랑받는 언니가 사라진 세계> 8
by
손가인 에디터
2026.02.14
리뷰
PRESS
[PRESS] 비극은 누구의 입력값인가 - 연극 '함수 도미노'
LAS가 해부하는 ‘인과의 도미노’
마에카와 토모히로는 초자연적 현상을 전시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그것을 일상의 지극히 투박한 틈새로 무심하게 밀어 넣는다. 흔한 장르물이 비일상을 ‘환상’으로 소비하며 관객을 현실 밖으로 도피시킬 때, 마에카와는 반대로 우리가 견고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일상의 논리’가 얼마나 빈약한 가설 위에 서 있는지를 폭로한다. 그의 무대에서 관객은 처음에 설정을
by
이승주 에디터
2026.02.12
리뷰
공연
[Review] 사랑하고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 뮤지컬 '몽유도원' [공연]
이토록 보편적이고 현대적인 비극
이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생이별을 당하는 연인의 이야기 앞에서 나는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난다. 그래서 지난 주말, 뮤지컬 〈몽유도원〉을 보는 내내 울 수밖에 없었다.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한 번쯤 들어봤을지 모른다. 백제의 개루왕이 도미의 아내를 취하기 위해 그의 눈을 멀게 했으나 도미의 아내는 끝내 도망쳐 남편과 다시 만나 객지를 떠돌며 살았다
by
윤하원 에디터
2026.02.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즐겁지 않은 일기 - '즐거운 일기', 최승자 [도서/문학]
최승자 시인의 『즐거운 일기』 속 생의 비극, 그것을 똑바로 응시한 채 흘러가는 법
정말로 피곤하다. 너무나도 피곤하다. 출근길 지하철에 잔뜩 모여든 사람들의 표정 없는 잿빛 얼굴을 보면 죽음을 기다리는 행렬처럼 보이기도, 모든 것을 체념한 채 눈만 끔뻑거리는 좀비 떼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항상 언급되는 만성피로는 남 일이 아니다. 주 6일 근무가 보편적이던 2000년대와 달리, 현재는 주 5일 근무에 탄력·유연 근무제
by
김하은 에디터
2026.02.0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그 끝이 비극일지라도 -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세조에 의해 왕위를 빼앗긴 단종. 그 비운의 역사는 누구나 알지만, 정작 단종 본인의 이야기는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7세의 어린 나이로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박지훈)과 그의 마지막을 함께한 영월 호장 엄흥도(유해진)의 이야기를 그린다.
세조가 어린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계유정난(癸酉靖難, 1453)을 통해 탈취해 국왕의 자리에 오른 조선의 비운의 역사를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이들의 역사와 정치적 반란이 드라마틱하게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그 비운의 중심인 단종에 대해서 깊게 다룬 이야기는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조조로 영화관을 발걸음 하게
by
김정현 에디터
2026.02.05
리뷰
공연
[Review] 찬란한 봄과 나란히 앉은 비극 - 팬레터 [공연]
그럼에도 유난히 짧았지만, 봄이어서 마냥 좋았던 찰나의 기억이 우리를 살게 한다.
* 해당 리뷰는 뮤지컬 '팬레터'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선생이시여, 슬픔을 안고 계시나이까?” 봄바람을 타고 날아든 편지는 연서가 아닌, 「팬레터」였다. 한국 뮤지컬의 자부심 ‘팬레터’가 10주년을 맞아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김유정과 이상 등 당대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의 일화에서 모
by
백승원 에디터
2026.02.02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내가 나락에 빠진들, 너만은 놓지 않을 것이다 [음악]
안예은의 <낮에 뜨는 달> 노래에서 인간의 어리석은 사랑을 들춰내고, 해석한다.
안예은의 〈낮에 뜨는 달〉은 네이버 웹툰 [낮에 뜨는 달]의 OST이다. 그러나 오늘 이 글에서는 웹툰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고 온전히 '노래'만의 해석을 감행해보려 한다. <낮에 뜨는 달>은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그 사랑을 결코 달콤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을 ‘구원’이 아닌 ‘운명’으로, 더 나아가 피할 수 없는 형벌에 가까운
by
임가은 에디터
2026.01.23
리뷰
PRESS
[RPESS] 다시 쓰이는 햄릿 - 연극 엘시노어 [공연]
친숙한 고전을 낯설게 보기로 비틀어 신선한 재미를 꽉 채운 연극 <엘시노어>. 침묵을 택해 살아남을 것인가, 혹은 죽음을 각오하고 정의를 선택할 것인가.
덴마크 엘시노어 성의 성벽을 지키던 병사 ‘버나르도’와 ‘프란시스코’. 연극 <엘시노어>는 우리가 익히 기억해 온 왕자와 왕족의 서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성벽 밖에서 밤을 지새우던 두 보초병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작품은 그들의 시선을 따라 중심에서 밀려났던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무대 위로 끌어올리며 고전의 출발선을 다른 각도에서 비춘다. 왕자
by
김서영 에디터
2026.01.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일상의 경계 - 연극 '파린' [공연]
<파린>은 사건과 인물로 말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쌓아 올려진 비극 위의 일상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일상의 균열을 폭로한다.
연극 <파린>에서는 한 가지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두 사람이 있고, 재난에 휩쓸려 그중 한 사람이 죽는다. 그렇게 홀로 살아남은 이는 재난이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 순간의 기억과 감정을 영원히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죽은 게 나일 수도 있었다는 불안감, 한편으로는 살아남은 쪽이 자신이라는 안도감, 그리고 그 안도감과 불안감으로 인한 죄책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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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란 에디터
202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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