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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반
[Opinion] 취향이 취향이 되는 순간 [문화 전반]
지나온 경험들이 하나둘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결국 취향은 나를 설명하는 단어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시간을 보여주는 흔적인지도 모른다. 살아가며 만들어내고, 발견하고, 사랑하다보면 그것은 비로소 나의 취향이 되어 있을 것이다.
취향이 뭐야?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대답한다.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는 색깔 등을 말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취향은 정말 처음부터 내 안에 있었던 걸까? 누군가의 추천 때문에 좋아하게 된 것도 있고, 우연히 경험한 것 때문에 좋아하게 된 것도 있고, 시간이 지나며 변해버린 것도 있다. 취향은 내가 발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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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에디터
2026.08.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도서]
다른 이름을 붙이면 정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오로라』의 ‘너’와 프리드리히의 <얼음바다>를 바라보며, 나와 분리된 또 다른 내가 가능성인지 도피인지, 그리고 결국 그 모든 선택을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해본다.
최진영의 『오로라』에서 ‘너’는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제주에서 스스로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인다. 오로라. 지금까지의 자신과 다른 사람이 되겠다는 듯 만든 이름이다. 죄책감 대신 자유를, 진실 대신 거짓을 택하겠다는 다짐도 그 이름과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코니에서 죽은 새가 발견된다. 나는 이 장면에서 오래전의 나를 떠올렸다. 어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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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에디터
2026.08.19
리뷰
전시
[Review] 저항마저 소비되는 시대 - 뱅크시 BANKSY : Still Here [전시]
웃음과 풍자로 권력과 자본주의를 비트는 뱅크시. 그러나 그의 저항마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시대
뱅크시의 작품은 익숙하다. 풍선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녀, 꽃다발을 던지는 시위자, 무표정한 원숭이.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보았을 이미지들이다.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이토록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부터 흥미롭다. 그래서 뱅크시를 이야기할 때면 자연스럽게 ‘그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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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8.11
리뷰
공연
[Review] 그러니 어떻게 내가 그녀를 - 플리백 [공연]
[Review] 그러니 어떻게 내가 그녀를 - 플리백 [공연]
플리백. 더러운 몰골을 한 사람, 지저분한 짐승 혹은 싸구려 숙박업소. 영어권에선 Fleabag era를 여성의 구질구질한 시기 그 자체로 부르기도 한다니, 플리백이란 그야말로 하찮은 모든 존재를 대변하는 고유 명사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너무하다는 생각은 든다. 이름조차 없이 그저 플리백. 한 사람을 쓰레기라고 부를 필요까지 있었는지. 하지만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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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민 에디터
2026.08.0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내가 만약 달팽이라면, 내 껍데기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자기소개]
집을 평생 지고 다닌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비 온 뒤, 길가의 풀숲을 들여다보면 가끔 달팽이를 발견할 수 있다. 꼬물꼬물 느린 움직임, 어딘가를 향해 조심스럽게 뻗어있는 더듬이. 어렸을 때 달팽이를 발견하면 뭣 모르고 달팽이의 더듬이를 손으로 톡 건드려보곤 했다. 그러면 달팽이는 껍질 속으로 몸을 피했다. 달팽이의 집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아마 달팽이가 주로 먹는 잎채소의 성분으로 만들어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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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수 에디터
2026.07.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마음의 모양
내가 오래 바라보았던 건
내가 가진 고약한 버릇 하나를 고백한다. 나는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그 사람의 단점을 먼저 발견하려 한다. 돋보기를 들고 유심히, 뚫어져라 관찰하면서 기어코 그 사람의 흠을 찾아내고야 만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한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그 사람에게서 ‘내가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미리 찾아내는 것이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단점부터
by
백소현 에디터
2026.07.24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사람]
길을 찾아서
하기 싫은 건 하지 말자!를 인생 모토로 삼은지 어언 십여 년. 과거의 나를 후회하지 않는다 자부하며 살아왔건만, 요즘 들어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리는 중이다. 특히나 취업을 해야 하는 나이가 차고도 남은 지금, 사회에서 내세울 '경험'이 없는 사람은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마주한다. 물론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다만 마주하기 싫어 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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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에디터
2026.07.2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연약한 인간들이 끝내 살아가는 법 - 도대체 '기억을 먹는 아이' [도서/문학]
세상이 어떤 곳인지 끝내 알 수 없어도, 우리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그 안을 살아간다.
"세상은 살아갈수록 미련이 쌓이고, 후회할 시간이 부족한 곳이군요." 「기억을 먹는 아이」 속 눈송이는 세상을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한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이처럼 요약한다. 이 책에는 기억을 먹는 아이부터 은행나무, 풍선, 눈송이까지 인간의 바깥에 있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시대와 장소는 뚜렷이 특정되지 않는다. 이야기마다 현실의
by
오가영 에디터
2026.07.13
리뷰
영화
[Review] 미움의 시대 - 영화 지느러미
영화는 그저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들과 오메가를 향해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만 비춘다. 숨기지 않는 혐오 앞에서 괜히 내가 움츠러든다.
지느러미가 상영된 날은 호우특보가 해제된 직후였다. 중부 지방을 타격하던 비구름이 물러나자 이번에는 동그랗게 한반도를 감싸는 폭염이 시작됐다. 영화를 보러 가는 길에도 가방에는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를 대비한 우산이 들어 있었고 잠깐 걷는 사이에도 기이할 정도로 땀이 흘렀다. 지구가 종말에 가까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기엔, 아니 보기엔 딱 어울리는 날이었다.
by
조수빈 에디터
2026.07.13
리뷰
영화
[Review] 당신 지금 듣고 있어요? - 영화 '파리의 사생활'
내가 듣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듣고 있어요? 상대와의 교류가 문제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이런 말을 던지곤 한다. 한국어의 듣고 있어요? 라는 질문에 가장 매끄럽게 대응하는 영어 번역은 이것이다 - Are you with me? 듣고 있는가. 나와 정신적으로 함께하고 있는가. 듣는다는 행위는 곧 함께한다는 뜻이다. 듣는 일은 수동적이되 능동적인 것이다. 들어야
by
김그린 에디터
2026.07.11
리뷰
도서
[리뷰] 내 인생의 결말을 내가 정할 권리, '피날레'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은 일흔 살의 루이즈 부르주아에게 여성 조각가로는 처음으로 회고전을 열었다. 회고전은 보통 경력의 결산으로 여겨지지만, 부르주아에게는 국제적 평가와 후기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99년, 여든일곱의 부르주아는 《마망》을 공개했다. 어머니의 직조 작업에 대한 기억을 반세기 만에 거대한 강철 거미로 재현한 이 작품은,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업이 되었다. 전성기가 생물학적 나이에 비례한다는 편견, 회고전을 은퇴로 여기는 시각이 틀렸음을 부르주아는 자신의 경력 전체로 증명했다.
# 글을 열며,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은 일흔 살의 루이즈 부르주아에게 여성 조각가로는 처음으로 회고전을 열었다. 회고전은 보통 경력의 결산으로 여겨지지만, 부르주아에게는 국제적 평가와 후기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99년, 여든일곱의 부르주아는 《마망》을 공개했다. 어머니의 직조 작업에 대한 기억을 반세기 만에 거대한 강철 거미로 재현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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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하 에디터
2026.07.04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모든 글이 모여 내가 됩니다 [셀프 큐레이션]
나도 궁금하다. 이 글 저 글이 모여 어떤 글에 가닿을지
프롤로그 오늘도 습관처럼 “모든 부분이 모여 하나의 풍경이 된다”라는 말을 곱씹는다. 나는 요즘 내게서 여러 가지의 글 카테고리를 작게, 잘게 생성 중이다. 에세이, 영화 칼럼, 일상 기사, 각종 공모전 등의 작업을 하며 여러 방면에서의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어떨 때에는 글로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이 지면이 언제 어떤 식으로 변
by
한세희 에디터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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