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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보암보암] 오늘도 바다는 잠잠하다. 그렇게 보인다.
오늘도 바다는 고요하고, 평화롭기까지 하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밀물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차가운 파도, 곳곳에 솟아오른 암초, 속을 알 수 없는 시커먼 바다의 얼굴. 그 모든 것이 두렵다 할지라도 바다를 떠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기에, 제 몸에 아무리 상처를 내도 배는 운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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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03.09
작품기고
[반짝이길] 계속해서 반짝이길
그렇게 단단하고 반짝이게,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싶다.
요즘 빛을 사용한 사진들이 좋다. 골든아워라고 불리는 노을지는 시간대에는 회색빛 건물들도 그렇게 낭만적일 수 없다. 빛이 들어오는 장면들은 설렘이 느껴지고 청춘의 떨림이 있다. 이제 9기 에디터 활동이 끝났다. 앞으로도, 김훈 작가님이 좋아하시는 그런 사실만을 가지런히 챙기는 단정한 문장들을 읽고 쓰고 음미하고 깨지기도 다시 붙여지기도 하면서 그렇게 단단
by
김지원 에디터
2017.03.05
리뷰
전시
[전시/프리뷰] 헤몽 페네 Amor : 사랑展
프랑스 최고의 일러스트 화가 헤몽 페네의 Amor : 사랑展 '2017 이젠, 사랑을 노래하자!'라는 부제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 3가지를 엄선해보았다. 01. 사랑이 가진 치유의 힘 <사랑>, 언제 들어도 반갑고 기분 좋은 단어다.감당하기 힘든 상처와 분노,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헤몽 페네가 건내는 <사랑
by
황수지 에디터
2017.03.04
리뷰
[Preview] 아픔을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믿은 예술가 헤몽페네
그런 의미에서 <헤몽 페네 Amor: 사랑展>은 삭막한 현실에도 언제나 다가오곤 하는 봄, 그리고 발렌타인데이, 화이트 데이와 같은 기념일과 맞물려 헤몽 페네의 사랑이 주는 포근함에 흠뻑 젖어들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기대한다.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없는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무언가가 관심이든 비난이든 대중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흔하고 고전적인 것이어서 이미 수없이 많은 변주가 이루어진 것임에도 거기에 녹아든 특유의 감성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훨씬 더 깊은 공감과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사랑’에 대한 일러스트로 전
by
반채은 에디터
2017.03.02
칼럼/에세이
에세이
[보암보암] 물고기로 살 것인가, 가시로 살 것인가
수많은 생채기를 안고 바닷속을 느긋하게 헤매는 물고기들의 피를 넌지시 닦아주는 시, 남건우의 <가시>
가시 남건우 물고기는 제 몸속의 자디잔 가시를 다소곳이 숨기고 오늘도 물 속을 우아하게 유영한다 제 살 속에서 한 도 쉬지 않고 저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를 짐짓 무시하고 물고기는 오늘도 물 속에서 평안하다 이윽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사납게 퍼덕이며 곤곤한 물과 바람의 길을 거쳐 식탁 위에 버려질 때 가시는 비로소 물고기의 온몸을 산산이 찢어 헤치고 눈
by
반채은 에디터
2017.02.28
작품기고
[반짝이길] 순수한 행복
어린아이처럼 새롭고 순수한 마음으로
어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냥 자동으로 행복해진다. 조금은 단순하고 실패 없는 행복이 필요한 우리. 왠지 모르게 이 시가 떠올랐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
by
김지원 에디터
2017.02.24
리뷰
공연
[Review] 아이들을 위한 고양이들의 무대, 어린이 캣's
아이가 주말이나 휴일을 집에서 보내는 일에 지루함을 느낀다면, 고양이나 동물을 좋아한다면, 가족뮤지컬 <어린이 캣‘s>는 고양이 단원이 되어 무대를 꾸려나가는 배우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어린이 혹은 가족을 위한 공연을 접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으로 보았던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호흡하며 즐길 수 있는 가족음악극이었고, 그 다음 <봉장취>는 우리의 전통을 되살리면서도 눈과 귀를 사로잡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독특한 음악, 현대적인 이야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이런 기억들이 쌓이고
by
반채은 에디터
2017.02.24
리뷰
공연
[Review] 크게 보면 진가가 드러나는 연극 소나기마차
그런 우스꽝스러운 난해함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끝에서 나를 만날 수 있는 깊이 있는 연극
연극 <소나기마차>의 무대는 간략했다. 속이 보이는 검은색 장막이 쳐진 마차, 그 앞에 자전거로 만들어진 말들, 그 뒤로는 알 수 없는 건물의 뼈대들. 하지만 단순한 무대에서 그들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심오했고 어두웠다. 동숭아트센터 극의 구성은 어렵지 않았다. 소나기마차의 단장 퍼그와 창녀 제인, 단원 애꾸, 루비, 멸치, 다다는 세상 모든 것을 녹여
by
반채은 에디터
2017.02.22
리뷰
공연
[Review] 피의 비에 흠뻑 젖어들다_혈우
‘힘’이라는 논리, ‘힘’이라는 물줄기는 < 혈우 >를 통해 칼과 칼의 부딪힘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그 끝에 뿌려진 피비린내에서 보다 적나라하고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수요일, 공연예술창작산실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극단 M.Factory의 <혈우>를 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난 뒤 바로 대학로로 향했다. 무협활극도, 대학로 예술극장도, 한 극단의 작품을 두 번째 보러 가는 것도 처음이기에 익숙함이 묻은 설렘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무협활극 <혈우>는 무엇보다도 무협활극이라는 독특한 극 형태 덕분에 시선을 사로잡는
by
반채은 에디터
2017.02.22
리뷰
공연
[Preview]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다, 심청
연극 심청은 한평생 산 생명을 용왕께 제물로 바쳐온 '선주'로 하여금 자신의 죽음 앞에서 수많은 '심청'들의 죽음을 반추하게 함으로써, '죽음을 맞서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지' 되돌아보게 한다.
'심청'하면 단연 떠오르는 키워드는 '효'였습니다. 제가 살아온 22년의 세월동안 이는 영영 바뀌지 않을 것 같은 키워드였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문학 시간에 '아버지를 위해 몸을 바친 심청은 효녀인가, 불효녀인가?'와 같은 질문으로 토론을 해봤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이 공연은 효가 아닌 죽음에 그 의미를 집중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심청이 인당수에
by
이주현 에디터
2017.02.21
칼럼/에세이
에세이
[보암보암] '인간애'라는 모범답안을 던지다
차별과 혐오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은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상대를 인간으로서만 바라보면, 인간애를 가지고 바라보면 단순명료해진다는 것. 영화 < 타인의 삶 >과 < 82년생 김지영 >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가 되기 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념갈등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을 겪던 나라, 독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기억하는 세상에서 독일은 줄곧 한 국가였기 때문에 그러한 역사를 크게 실감하지 못하던 중, 우연찮게 독일 영화 <타인의 삶>을 접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슈타지. 비밀정보기관이자 정치비밀경찰기
by
반채은 에디터
2017.02.20
리뷰
공연
[Preview] 편견을 뛰어넘기를_가족뮤지컬 어린이 캣's
시각적 요소들은 본 뮤지컬과 유사하지만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쉽지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어린이 캣츠
중고등학교 때 음악시간을 정말 좋아했다. 어렵기만 했던 클래식도, 재능이 없는 악기를 연주해야하는 수행평가도 즐겁기만 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보여주셨던 뮤지컬 <캣츠>와 <노트르담드 파리>의 DVD는 늘 머릿속을 맴돌았다. 언젠가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면 이 두 공연을 눈과 귀로 직접 보고 듣겠다고 다짐했었다. 나름의 버킷리스트를 성취했
by
반채은 에디터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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