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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오지 않을 고도를 영원히 기다리며 [도서/문학]
믿음 때문에 길을 잃은 두 노인의 이야기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우리는 태어나기 위해 열 달을 기다린다. 그렇게 세상에 나 탯줄을 자르고 첫울음을 내지르면, 그 순간부터는 죽음을 기다린다. 그 외에도 사람들은 수많은 것들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기차, 친구, 물건, 연락 등 그 종류는 너무나 다양해 셀 수조차 없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이 무얼 기다리고 있는 건지 알고
by
김혜원 에디터
2025.10.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집이 없는 우리가 맡는 냄새 [도서/문학]
시인 봉주연의 신간 『우리는 모두 이불에서 태어난걸요』를 읽고. 집냄새가 나는 것만도 같다.
겨울이 오고 있다. 집 밖으로 나가 찬 바람을 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열린 창밖으로 기운이 밀려오고 있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온다는 간단한 사계절의 수식에도 열등감을 느끼던 가을의 냄새가 옅어지고 서먹한 새해 인사의 냄새가 강해지고 있다. 냄새로 공간을, 순간을, 시간을 인식하는 사람은 꽤 많다. 나란히 걷다가 문득, 겨울 냄
by
정현승 에디터
2025.10.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일본 스릴러가 남기는 불쾌한 잔상 [영화]
<오디션>과 <차가운 열대어>가 보여주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
일본의 공포·스릴러 영화에는 특유의 축축하고 눅눅한 불쾌함이 깔려 있다. 단순한 공포심을 넘어,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그 기묘한 분위기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최근에 본 두 편의 일본 영화도 그랬다. 오늘은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정면으로 드러낸 두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디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영화 <오디션>은 “끼리끼리끼리끼리…
by
김지현 에디터
2025.10.13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불편함 속에서 책장을 넘기는 것 [문화 전반]
나는 오늘도 종이책을 읽는다.
전자책의 시대다. 이제 클릭 몇 번이면 수백 권의 책을 주머니에 담을 수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카페 한편에서,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을 열면 바로 독서가 시작된다. 원하는 구절은 검색으로 찾아내고, 마음에 드는 문장은 캡처해 이미지로 저장한다. 기술이 열어준 편리함 속에서 종이책은 종종 시대착오적으로 보인다. 무겁고, 부피를 차지하며, 환경을 해
by
오수민 에디터
2025.10.09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불완전한 지식, 완벽해 보이는 기록 ‘나무위키’ [문화 전반]
나무위키의 명과 암
공식 기록 너머의 이야기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보면 한번쯤 나무위키를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방금 일어난 사건의 최신 정황부터 오래전 유행했던 문화까지, 서로 다른 시간대의 정보가 시시각각 업데이트된다. 나무위키는 방대한 항목, 체계적인 목차, 빠른 업데이트 속도까지 갖춰 얼핏 ‘대체 가능한 백과사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페이지를 읽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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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아영 에디터
2025.10.0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계속할 수 없지만, 계속할 것이다 - 이불: 1998년 이후 [미술/전시]
예술가가 계속해서 계속할 때
최근 리움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이불: 1998년 이후⟫에 다녀왔다. 전시는 2025년 9월 4일을 시작으로 2026년 1월 4일까지 진행된다. ⟪이불: 1998년 이후⟫는 지난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이불-시작⟫을 자연스럽게 잇는다. 이전 전시가 이불의 초창기 작업, 즉 1980~90년대 초반의 소프트 조각과 퍼포먼스를 통해 젠더, 사회, 계급,
by
강민 에디터
2025.10.07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100억을 쏘아 올리는 이유 [문화 전반]
한화 세계 불꽃축제에 대하여
작년 가을, 나는 한화 세계 불꽃축제를 보러 이촌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축제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여의도를 비롯한 곳곳의 한강공원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고, 돗자리를 펼친 가족들과 삼각대를 세우는 사진작가들로 북적였다. 저녁이 되자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기대감이 고조되었고, 마침내 첫 불꽃이 터지는 순간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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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경 에디터
2025.10.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불안정한 자리에 있는 나와 너의 하루
그렇지만 계속할 수는 있지
참으로 오랜만에 H와 전화를 했다. 생일이나 새해에 안부를 묻거나 때때로 근황을 전하기는 했지만 목소리를 공유한 것은 몇년 만이었다. 전화를 좋아하지 않는 H인지라 그에게 번호가 휴대폰 화면에 떴을 때 그가 죽었나, 하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H는 얼마 전 이사를 했다고 말했다. 새로 직장을 구하고 경기도 어딘가에 자리를 마련하며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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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5.09.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디에도 없는 심장 소리 - Lo-fi [도서/문학]
.불가능성 속에서 태어난 악보를 보다
심장 소리를 듣는 일은 주변의 모든 소리를 멈추게 하여 나의 '지금'을 일순간 포착하는 예민함이다. 그러나 소리를 듣지 않는 순간에도 소리를 내는 심장은 '지금'을 흐리게 한다. 한 사람의 생애 속 결코 눈으로 볼 수 없는 심장을 날마다 떠올리는 일. 심장의 위치와 생김새를 짐작하는 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느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을 듣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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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에디터
2025.09.29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불완전함의 미학 [문화 전반]
라이브 음악, 필름 카메라, 손 글씨가 사랑 받는 이유
완벽함에 지친 우리들 -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다 보면 완벽하게 보정된 사진들과 마주하게 된다. 흠 하나 없는 얼굴, 완벽한 조명, 계산된 구도까지 모든 것이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완벽함이 오히려 피로감을 주기 시작했다. 진짜 같지 않은 느낌, 어딘가 차갑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미지들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 다른 것을 갈망하게
by
주민경 에디터
2025.09.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그 모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영화]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의 <에브리씽 웨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상식과 사랑으로 풀어 쓰다.
* 이 글은 영화 <에브리씽 웨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뭔가가 이상해 영화의 시작, 에블린은 세무 조사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정신없는 그녀에게 남편 레이먼드가 다가와 말을 전하려 하지만 에블린은 시간이 없다며 그를 외면한다. 레이먼드의 손에는 이혼 청구서가 들려있다. 다음으로 그녀를 찾아온 딸 조이도 그녀와 대화를 시도하
by
이지선 에디터
2025.09.25
리뷰
공연
[리뷰] 노래가 불러낸 기억들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공연]
2025년 9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은 롤링홀 30주년을 기념해 다섯 개 무대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사실 나는 페스티벌을 자주 다니는 편이 아니다. 밴드 음악에 익숙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무대를 오가며 즐길 만큼 체력이 강한 편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멀리서만 바라보는 세계였고 사람들의 열광적인 환호와 떼창은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 서서 음악을 들으며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었다.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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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에디터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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