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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음식
[오피니언] 딸의 레시피 [음식]
나도 어렸지만 엄마도 어렸던 그 서투르던 손에 정성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이제는 알 수 있었다.
내가 엄마한테 요리를 해준 적이 있던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날이 있다. 엄마는 내게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음식을 먹인 날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늘 집에 가면 따뜻한 밥이 있었다. 내게 엄마는 다정했고 따뜻했고 늘 온기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태어나 보니 엄마가 있었고 늘 그 아래에서 영양만 가득 먹고 자랐다. 그렇게 살다 보니, 엄마의
by
황수빈 에디터
2026.03.01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들꽃이 되기를
들에 피어난 꽃무리의 시
그래 내 시작은 시 여태껏 날 지켜온 단 하나의 힘과 dream 타는 불꽃에서 들꽃으로 소년에서 영원으로 나 이 황량한 들에 남으리 아 언젠가 나 되돌아가리 RM, <들꽃놀이> 中 illust by 아현(雅玄) 들꽃이 되기를 나를 집어삼킨 꿈을 묻으면 그저 들에서 꽃피우기를 부서진 씨앗에 후회가 남았다면 남은 감정은 꽃무릇이 되기를
by
손가인 에디터
2026.02.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혹시 내가 진짜 나빠서 그랬다고 생각해요? [영화]
'어쩔 수가 없다' 중 만수의 변
박찬욱 감독의 오랜만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작년 개봉했다. 영화 제목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소비되며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감독의 오랜 숙원사업이 세상에 나왔다는 점과 이병헌 배우의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바이럴 포인트로 내세워졌으나 기대가 컸던 만큼 대중들의 혹평도 컸다. 그 찝찝한 공감과 불쾌함 일색인 반응들을 나름
by
차소연 에디터
2026.02.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난 말이야, 애처로워서 네 얼굴을 못보겠어 [영화]
너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깊은 물속일지라도.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의미를 알게 되는 사랑이 있다. 돌아보면 분명 어설펐고, 위험했고, 어쩌면 상처뿐이었는데도 이상하게 잊히지 않는 시간. ”물에 빠진 나이프”는 그런 기억 모두를 건드리는 영화다. 사랑을 예쁘게 포장하지 않는 대신 가장 눈부셨던 순간이 가장 아픈 추억으로 이어지는지, 그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도시
by
손가은 에디터
2026.02.26
리뷰
도서
[Review] 질문 끝에 온전한 내가 있기를 - 메멘토 북 [도서]
나를 이루는 기억의 대답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생각을 언어로 치환해내는 일을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 매우 어려워하기도 한다. 실체없이 복잡하게 얽힌 덩어리를 뜯어내 빚어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을 어려워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흔하지만 광범한 문항 앞에서 나는 자주 머뭇거리게 된다. 다만 <메멘토 북>
by
손가인 에디터
2026.02.2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단어의 재정의 [문화 전반]
단어를 스스로 정의하는 것
단어를 스스로 정의하는 것. 우리는 말을 쉽게 사용한다. 익숙한 단어는 굳이 정의하지 않아도 통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정의되지 않은 말은 결국 타인의 기준을 빌려 쓰는 것에 가깝다. 무엇을 ‘성공’이라 부르고, 무엇을 ‘사랑’이라 말하며, 누구를 두고 ‘멋있다’고 칭하는지에는 저마다의 기준이 숨어 있다. 단어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내가 지지하는 가치의
by
손예주 에디터
2026.02.21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안녕, 너를 그리워하는 나의 봄에게
illust by 아현(雅玄) 아침은 다시 올 거야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방탄소년단, <봄날> 中 photo by 아현(雅玄) 안녕, 너를 그리워하는 나의 봄에게
by
손가인 에디터
2026.02.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왕과 사는 남자 : 단종 [영화]
그가 남긴 마음은 영원히 흐를 것이다, 광천골을 따라 유유히.
우리는 보통 왕을 기억할 때 업적이나 사건으로 떠올린다. 누가 왕위를 차지했고, 어떤 정치가 이루어졌으며, 어떤 전쟁이 있었는가 같은 거대한 역사 속 장면들. 그러나 이 영화는 정반대의 질문에서 출발한다. 왕이었던 사람이 왕이 아니게 되었을 때, 그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권좌에서 내려온 이후의 시간은 기록 속에서 종종 짧게 지나가지만, 한 사람의 삶은
by
손가은 에디터
2026.02.19
리뷰
도서
[Review] 너 자신을 알라 – 메멘토 북
모든 이들이 자신을 탐구하고 이해하길 바라기에, 기억하라(Memento).
평소 나는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걸 즐긴다. 그런 나에게 이번 책인 ‘메멘토 북’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나 자신을 알아보는 질문들은 하면 할수록 곱씹게 되고, 가끔은 어떤 면에서 아예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만들기 때문에, 과연 ‘메멘토 북’은 나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흥미가 일었기 때문이다. 책을 받아서 펼쳐봤을 때 내가 생각했던 형식은 아니었다
by
손수민 에디터
2026.02.18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가장 본질적인 비극
비극을 묻은 곳
* 해당 문구는 웹소설 <사랑받는 언니가 사라진 세계>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웹툰 69화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받은 천성이란 건 영혼의 본질과도 같다. 모두가 그렇게 태어나 받은 자신을 죽을 때까지 껴안고 살아간다. '달리 비극이겠는가.' 인생이 비극이다. 삶은 무덤이다. 당신이 내 무덤이었다. 나유혜, <사랑받는 언니가 사라진 세계> 8
by
손가인 에디터
2026.02.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서가명강 [도서/문학]
‘지적 공간’을 다시 열어주는 명강의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서울대생이 부러웠던 적이 한 번 있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연달아 읽던 시기였다. 성장하느라 정신없이 성장소설을 붙잡고 있던 때, 서울대 홍진호 교수님의 헤르만 헤세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왜 나는 그토록 헤세의 소설이 필요했는지, 『데미안』에서 『싯다르타』까지 사람들이 왜 그를 끊임없이 사랑하
by
손예주 에디터
2026.02.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가장 따스한 시선으로 건네는 마음 [영화]
가족을 떠난다는 건 배신일까, 아니면 성장일까.
<코다>는 소리 속에서 고립되는 인물의 이야기다. 주인공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한 청인이다. 이 설정은 흔히 특별함으로 소비되기 쉽지만, 영화는 이러한 부분을 소통의 이점이 아닌 고독의 기원으로 다룬다. 루비에게 소리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다. 가족의 말을 세상에 전달하는 도구이자, 세상의 언어를 가족에게 번역하는 매개가 된다. 루비의 귀는 늘 바깥과 안쪽
by
손가은 에디터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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