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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전역에 관하여
이제 다시 시작이다.
1년 9개월간의 군생활을 한줄평으로 추리자면, 이건 그러니까. 남자라면 응당 마쳐야 할 포경수술을 마친 것과 비슷한 상태다. 고래를 잡아야 남자가 된다던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과 아버지와 어머니의 훈화 말씀과는 달리, 어기적어기적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부끄럽고 천하다. 전역, 이란 그런 것이다. 남자가 되어 돌아오라는 말과 달리, 돌아오는 길은 막상
by
윤제경 에디터
2024.07.25
리뷰
전시
[Review] 수많은 일러스트의 향연, 다채로운 세계에 잠시 머물다 - 서울일러스트레이션 페어 V.17
서울일러스트페어 현장을 되새기며 취향을 길게 늘였다.
일주일 사이에 코엑스만 두 번을 갔다. 한 번은 서울국제도서전, 다른 한 번은 서울일러스트레이션 페어 때문이었는데, 이미 몇 권의 책을 사버려 통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무시했다. 책도 마음의 양식이고, 엽서와 스티커도 마음을 울리는 즐거움이니 단 하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역시 어릴 적에 스티커 사 모으던 버릇은 어디 가지 않나 보다. 서울일러스트레
by
이유빈 에디터
2024.07.1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달콤 살벌한 5월
디어 마이 클래스
평소처럼 학생들이 짝꿍과 바꿔서 단어를 채점하는데 전에 없던 구린내가 났다. 세포가 포착하는 냄새랄까. 냄새를 따라 무작위로 시험지를 검사했다. “스펠링이 틀렸는데 왜 맞지? 단순한 실수?” “빈칸도 동그라미네? 채점 기준이 바뀌었나?” “정답 5개가 어떻게 15개가 돼? 장난하니?” 한 둘도 아니고 클래스의 절반 이상이 오답을 정답이라 표시했다. 남아
by
김윤 에디터
2024.06.1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고양이가 떠났다
나의 행운이 되어줘서 고마워.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
1. 너의 얼굴을 기억해. 보드랍고 따뜻하던 너의 몸을 기억해. 짤막한 꼬리와 목뒤에 숨겨져 있던 땜빵 자국. 뒤뚱거리던 발걸음. 호기심으로 반짝였던 녹색 눈. 나를 깨우던 새벽녘의 울음소리. 그 위로 흐르는 시간. 뿌애져가는 기억, 무뎌지는 슬픔.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마지막 인사. 단절, 미안해. 그리고 고마웠어. 안녕히. 2. 시간이 빠르다. 하루하루
by
이중민 에디터
2024.06.14
리뷰
도서
[Review] 우주로부터 날아온 편지 - 청혼 [도서]
시공간을 초월한 어느 사랑 이야기
저 먼 우주에서 보낸 한 편지가 있다. 목성 근처 소행성대에서 궤도연합군 작전 장교로 복무 중인 ‘나’는 우주 출신의 사람으로, 지구 출신의 ‘너’와 연인 관계이다. ‘나’는 궤도연합군을 공격하는 적들과 우주 한복판에서 전쟁을 치르며, ‘너’에게 보낼 열두 통의 편지를 써왔다. 그 편지 속에는 우주 공간에 대한 이야기,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 속 의아함,
by
김유진 에디터
2024.05.12
리뷰
도서
[Review] 우주를 넘나들어 부치는 편지 - 청혼 [도서]
아주 문학적인 우주 이야기
한 편지지가 놓여 있다. 우주 저 너머에서부터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거리를 날아 이곳, 지구에 도착한 편지. 이름 모를 한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훔쳐본다. 수 광년의 역사를 머금고서 조용히, 그리고 살포시 내려앉은 별들의 이야기를.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우주를 날아온 열두 통의 편지, 그 속에서 교차하는 우주 전쟁과 애틋한 로맨스. 배명훈 작가의 '
by
박가은 에디터
2024.05.12
리뷰
도서
[Review] 이 편지가 너에게 닿기를 – 청혼 [도서]
우주에 있는 '나'가 지구의 '너'에게 보내는 연서
“고마워. 그리고 안녕.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지구에서 180시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군 복무 중인 '나'가 지구에 사는 연인에게 보내는 열두 통으이 편지로 이루어진 아득한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과 로맨스를 교차시킨 아름답고 애틋한 소설 이번에 소개할 「청혼」은 11년 만에 전면적인 개정이 되어 돌아온 배명훈 작가의 SF
by
정소형 에디터
2024.05.11
리뷰
도서
[Review] 우주 저편에서 지구까지 가는 길 - 청혼 [도서]
우주 저편에서 주인공이 별이 되어줄 너를 위해 쓰는 이야기.
우주라는 거대함, 광활함이 주는 공간성 배명훈 작가의 [청혼]은 우주에서 군 복무 중인 ‘나’가 지구에 사는 ‘너’라는 존재에게 보내는 편지체 형식의 소설이다. 처음 청혼이라는 제목을 보고 있노라면 '우주적 사랑' SF 소설이라기에 '우주인과의 사랑 이야기'를 생각하기도 했다. 혹은 몇 백 시간 떨어진 우주에서 교신하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인가라는 상상을
by
최아정 에디터
2024.05.1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봄의 끝에서, 선생님께
유독 짧은 계절의 끝에서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선생님. 4월이 끝나가니 세상이 완전히 녹은 듯합니다. 날도 따뜻하고 햇빛이 따스워서 그런지, 마음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아무런 일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봄을 즐기는 건 사람으로서 제 할 일을 하는 것 같달까요. 인제 1년에 얼마 없는 날이기도 하고, 큰 근심 없이 여유를 부릴 줄 아는 것 같으니 되
by
이주연 에디터
2024.04.3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에반 핸슨에게. 오늘은 근사한 날이 될 거야. [공연]
이 꿈이 부디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되어 주기를
To. 에반 핸슨 안녕, 에반 핸슨. 오늘은 분명 근사한 날이 될 거야. 왜냐하면, 내가 너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날이거든! 비록 정성이 담긴 손편지가 아닌 메일로 보내는 편지지만 말이야. 며칠 전 네가 지금까지 너에게 있었던 일을 전부 고백하는 메일 잘 받았어. 컴퓨터 화면에 써진 활자일 뿐인데도 읽으면서 너에게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전부 눈앞에 생생하
by
임유진 에디터
2024.04.2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H에게 쓰는 편지
나의 첫 번째 친구, H에게
내가 시간 계산을 잘 못 하는 바람에 강의실에 30분이나 일찍 도착한 날, 텅 비어 있을 줄 알았던 강의실에 혼자 앉아있던 너.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 너는 이내 환하게 웃으며 내게 말을 건네왔다. 그때부터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이면 눈으로 너를 먼저 찾는 버릇이 생겼다. 아무리 낯선 곳이라도 네가 눈에 보이면 안심이 됐거든. 너와 함께면 어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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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현 에디터
2024.04.23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비밀 편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아무나 볼 수 없는 이야기
안녕, 나야. 작년에 이 콘텐츠, 서로의 간격을 좁히는 문장을 접했을 때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났어. 지금 생각해 봐도 내가 인생에서 가장 많은 말을 건넸던 사람이 너거든. 그동안 많은 필담이 오갔지. 나의 바로 옆에서 다정하게 말을 건네듯 편지마다 너를 닮아 정갈했던 너의 필체가 참 좋았어.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눴어도, 나는 오늘도 다시 너에게 말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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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민 에디터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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