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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기고
제기동 과일 노점
과일 파는 노점을 지나다보면 저렇게 수북이 쌓인 과일들이 안 팔리면 어쩌지 하고 불안해진다. 빛깔이 고운 과일들이 혹여 먹을 이를 찾아가지 못해 홀쭉해질까봐 그래서 등이 굽은 주인의 마음도 홀쭉해질까봐. 비닐 천막으로 대강 만든 노점 중간에 기둥처럼 커다란 가로수 하나가 있었다. 주인은 나무의 잔가지에 까만 비닐 봉다리를 걸어두었다. 자연과의 상생이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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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5.07.08
리뷰
전시
[리뷰]고통의 승화, 프리다칼로 전시회
“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밤을 지샜다. 친구 J가 말했다. 나는 요즘 여성학에 관련된 책을 다 사고 있어. 나중에 대학원에 가서 여성학 공부도 하고 싶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야. 내가 페미니즘을 조금 알게 된 건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라는 수업을 들었을 때였다. 여성영화제에서 영화를 한 편 보고 오는 것이 수업의 과제였다.
by
김인경 에디터
2015.07.08
리뷰
[Preview] 프리다칼로, 그녀의 치열한 자화상
프리다칼로는 육체와 정신의 고투를 자신의 자화상으로 승화시켰다. 예술적 투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전시회, 프리다칼로전.
1929.8 일생의 연인,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하다 “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프리다 칼로- 아마 '프리다칼로'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만약 있다해도 갈매기눈썹을 가진 이 여인의 그림을 보면 익숙한 느낌이 떠오르리라. 그녀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한쪽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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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5.06.22
작품기고
외면
외면하거나, 외면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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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8.23
작품기고
소리의 뼈
우리의 고요는 내부의 파동을 읽기 위한 고군분투이다. 홀로 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며 보다 잘 듣기 위한 침묵이다. 왁자한 자리에서 고독히 경청하는 이는 실은 아주 수다쟁이라 할 수 있다. 말을 할수록, 소리의 뼈는 물러지고 그 관절에는 균열이 생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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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8.21
작품기고
그리운 세계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린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여름이 처음으로 떠오르고 방학 직전 달뜬 아이들이 떠오른다. 방학을 지나고 가을이 되면 학교의 공기는 낯설어져 있다. 매미는 모두 가벼워져 떨어졌다. 매미가 잠들었던 자리에 낙엽이 굴러다니고 있다. 거추장스러운 실내화 가방은 책상 옆에 걸어놓고 친구들과는 어색한 미소를 주고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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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8.14
작품기고
해운대의 삐에로
부산 밤바다. 왼손에는 샌들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펄럭이는 원피스 자락을 붙잡고, 마냥 걸었다. 까끌까끌한 모래알이 발바닥을 간질였다. 땀으로 범벅된 머리칼을 쓸어넘겨주는 바닷바람이 애인처럼 다정했다. 여행은 우울했고 무거웠고 더웠고 조용했다. 기분이 어떻든 인파가 많은 곳은 자연스럽게 깨끔발 들고 뭘까, 보게 된다. 사람들 어깨 너머로 보이던 삐에로의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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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8.03
작품기고
친구, 한때.
젊은 날에는 더더더 많이 사진을 찍어야 한다. 젊은 날은 젊음만으로도 예쁘고 곱고. 나는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몰래 찍힌 사진들을 달가워 하지 않으면서도 몰래 간직한다. 내가 나를 찍을 때는 곱게 찍으려고 애를 쓰지만 남이 내가 의식하지 않는 때에 몰래 찍어줬을 때 그 자연스러움이 좋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을 많이 찍어준다. 내 사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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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7.20
작품기고
서울의 밤, 한강
어린 시절,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다. 학교가 끝나도 학원이 끝나도 2층 우리집 불은 꺼져있었다. 어두운 집에 들어가 불을 켜면 어둠은 사라져도 외로움이 그 자리를 가득 채웠다. 밑도끝도 없는 외로움. 그 아득한 기분이 싫어 불이 켜질 때까지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돌았다. 뱅뱅 돌고 돌고. 한강 다리, 건너편에서 반짝이는 불빛들은 집의 불빛을 대신해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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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7.17
작품기고
가족나들이. 창경궁.
계절마다 창경궁을 간다. 고궁은 가족나들이 필수 코스. 보통은 아이가 어릴 때 고궁을 찾는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에게 "이건 뭐게 땡땡아?" "여기 보자 땡땡아!" 끊임 없이 말을 거는 부모들. 훈훈한 풍경들에 마음도 훈훈해진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디 부모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만 할까. 한 아이가 온몸으로 말을 한다. 안 갈랍니다, 내는 안 갈라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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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7.13
리뷰
공연
[리뷰]이층의 비밀
연극 <이층의 비밀>을 보고 왔다. <라이어>극작가의 아들이라니 극본에 대한 기대는 당연했다. 그리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좋은 극본이었다. 짜임새 있게 연결되고, 이어지는 상황들이 코믹해서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보험사기로 돈을 횡령해왔지만 바로잡고 싶은 에릭. 하지만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고, 보험상으로는 죽은 것으로 되어 있는 노만에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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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7.07
작품기고
녹수다방 앞에서는
녹수다방 앞에서는. 오토바이 수리에 열을 내는 남자 둘. 칼라 TV 시절 권투 경기 보듯 그 모습에 열중하고 있는 남자 넷. 저 중 오토바이의 주인이 있을 것이고 오토바이가 고쳐지면 곧바로 긴요하게 쓰여야 할 곳도 있을 것이다. 수리하는 남자의 손길은 세심하면서도 재빨랐다. 시선의 수만큼 마음도 급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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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에디터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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