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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공연은 때때로 멀게 느껴진다. 낯선 작곡가의 이름, 엄숙한 공연장 분위기, 박수를 쳐도 되는 순간을 눈치 보게 되는 시간들. 클래식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느껴지는 장르는 아닐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게임음악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클래식의 새로운 문을 열어준 공연이었다. 익숙한 게임 OST가 오케스트라의로 연주되자, 클래식은 한결 가까워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브롤스타즈, 모두의 마블, 테트리스등 게임 속 음악들이 현악기와 피아노,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입고 무대 위에 펼쳐졌다.


게임음악은 이야기를 담는 음악이다. 어떤 곡은 승부의 긴장감을, 어떤 곡은 캐릭터의 성장을, 어떤 곡은 오래전 플레이하던 순간의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인지 이날의 공연은 익숙한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 게임이라는 친숙한 매개가 오케스트라의 문턱을 낮췄고, 관객은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자립준비청년 연주자들이 만든 단단한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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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음악의 화려함보다도 무대 위 연주자들의 눈빛이었다.

 

오블리주 앙상블은 자립준비청년 연주자들로 구성된 클래식 앙상블이다. 클래식은 긴 시간이 필요한 예술이다. 악기를 배우고, 연습을 이어가고, 무대 경험을 쌓기까지 꾸준한 지원과 환경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립준비청년 연주자들이 이 정도의 완성도와 집중력으로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은 더욱 인상깊게 다가왔다.

 

무대 위에서 보인 것은 실력이었다. 악기를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 서로의 호흡을 듣는 태도, 곡 안으로 깊이 들어가 있는 얼굴. 그 눈빛에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에너지가 있었다. 그 모습이 좋았다. 음악에 푹 빠져 있는 오블리주 앙상블의 표정과 그들의 연주는 감동과 용기를 줬다.

 

 

 

매력적으로 풀어낸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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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구성도 인상적이었다. LEVEL UP이라는 제목처럼, 전체 공연은 게임 속 캐릭터가 성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도트 캐릭터로 표현된 네 명의 청년들이 함께 길을 떠나고, 곡이 이어질수록 경험치를 쌓으며 계속 레벨업하는 콘셉트였다.

 

컨셉과 연출은 귀엽고 영했다. 동시에 공연의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오블리주 앙상블이 지금까지 쌓아온 시간,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갈 가능성을 게임의 성장 구조로 보여준 셈이다. 무대 위 연주자들은 단지 한 곡씩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을 통과하고 있었다.

 

곡 사이사이에 연주자들의 이야기나 인터뷰가 조금 더 있었다면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해왔는지, 각자 어떤 곡을 좋아하는지, 이번 무대를 준비하며 어떤 순간이 있었는지 들을 수 있었다면 공연의 감정선이 더 풍부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곡명과 진행 단계, 레벨업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구성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클래식 공연이 이렇게 젊은 느낌으로 재밌을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설처럼 울린 음악, 청춘처럼 피어난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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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중 특히 기억에 남은 곡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Legends Never Die〉였다. 보컬이 함께하자 곡의 힘이 더욱 커졌다. 제목 그대로 전설이 다가오는 듯한 웅장함이 있었고,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더해지며 공연장의 공기가 단번에 고조되었다. 익숙한 게임음악이었지만, 라이브 오케스트라로 들으니 전혀 다른 스케일로 다가왔다.

 

마지막에 연주된 이터널 리턴의 미공개곡 〈Lumia Overture〉도 오래 남는다. 힘차고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청춘의 느낌이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에너지, 아직 다 피어나지 않았지만 분명히 꽃피울 것 같은 예감, 끝내 밝은 곳으로 향하는 선율이 느껴졌다.

 

그 곡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오블리주 앙상블을 떠올렸다. 이들의 지금도 완성된 결말이라기보다는 계속 이어지는 과정에 가까워 보였다. 게임 속 캐릭터가 경험치를 쌓으며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듯, 이들도 무대 위에서 또 한 번 성장하고 있었다.

 

 

 

하고 싶은 사람이 계속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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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며 다시 생각했다. 예술은 의지만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재능이 있어도 환경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계속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악기를 놓지 않을 수 있는 시간, 연습할 수 있는 공간, 무대에 설 기회, 그리고 누군가의 믿음과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클래식처럼 긴 시간과 많은 자원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번 공연은 예술 후원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무대였다. 후원은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계속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오블리주 앙상블은 그 자리 위에서 연주자로 섰고, 자신들의 음악으로 관객과 만났다.

 

이런 사업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사람이 계속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이 환경 때문에 멈추지 않도록, 좋은 무대가 더 많은 청년들에게 열릴 수 있도록 말이다. 

 

<게임음악 오케스트라 콘서트 'LEVEL UP'>은 게임음악을 통해 클래식의 문턱을 낮춘 공연이자, 자립준비청년 연주자들의 성장을 응원하게 만든 무대였다. 공연은 끝났지만, 이들의 레벨업은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게임이 끝난 뒤에도 현실은 계속된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이들은 계속 레벨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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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애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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