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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이들>은 루시 커크우드의 희곡 <아이들>을 무대화한 연극이다.

 

배경은 기후재난 시대로, 발전소 사고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까운 이웃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이 연극은 사고 이후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과 동시에 인물들의 욕망과 고통, 사랑, 관계를 풀어내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은 총 세 명으로, 헤이즐, 로빈, 로즈이다. 헤이즐과 로빈은 부부이다. 그들은 해안가 근처 작은 마을에서 물과 전기를 아껴가며 살아가고 있다. 이야기는 로즈가 이들을 갑작스레 찾아오며 전개된다. 이들은 같은 발전소의 연구원으로, 물리학자들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드러나는 관계의 비밀과 인물들의 선택, 책임, 결정의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다만 나는 이 연극의 제목에 관해 말해보고자 한다.

 

 

[돌파구] The Children(25-0929)_ⓒShin-joong Kim_094.jpg

 

 

연극이 전개되면서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독백을 통해 ‘아이들’의 상징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첫 번째 상징은 발전소에 있는 아이들이다. 발전소 사고 이후 물리학자들은 발전소와 멀어졌고 과거를 회상할 뿐 그 근처로 가까이 가지 않는다. 로빈과 헤이즐이 그런 것처럼. 하지만 이들을 찾아온 로즈는 발전소에 아이들이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이 ‘아이들’이란 발전소를 고치기 위해 발전소로 향한 아이들이다.


로즈는 이 아이들을 언급하며 헤이즐과 로빈이 발전소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들의 죄책감을 더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헤이즐과 로빈은 아이들이 아닌 어른으로서 로즈가 말하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헤이즐과 로즈의 사이는 악화해 가고 헤이즐이 자리를 옮기며 거실에는 로즈와 로빈이 남게 된다.


이때 ‘아이들’의 두 번째 상징이 드러난다. 발전소 사고가 났던 당시, 로빈이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은 그의 황소들이었다. 살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헤이즐이 현재까지도 살아있다 생각하는 황소들. 그 황소들은 모두 죽었다. 로빈은 헤이즐에게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 아이들을 위한 모래 무덤을 만들어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모래를 파고 구덩이를 만들어 그 안에 황소를 한 마리씩 집어넣고 다시 모래를 덮는다. 로빈은 그 방식으로 황소를 애도하며 슬퍼한다.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밖을 나가길 주저하지 않고 황소들은 묻어준다. 그것이 그가 아이들의 죽음을 달래는 방식이었을 수도 있다.

 

로빈에게 황소들이란, 자식처럼 소중하고 아끼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돌파구] The Children(25-0929)_ⓒShin-joong Kim_151.jpg

 

 

로빈과 헤이즐에겐 자식이 존재한다. 삼십이 되어간다는 그들의 첫째 로렌과 나머지 자식들이 ‘아이들’의 마지막 상징이다.

 

로렌은 로빈과 헤이즐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그들의 자식이다. 헤이즐과 로빈은 자기 자식을 버거워하지만 그 아이가 자신들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헤이즐이 무작정 로즈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연극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헤이즐은 자신이 없어야 로렌 혼자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연극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간접적으로 등장한다. 마냥 선하지 않지만 어른들의 보호를 필요로 하고 어른들의 곁을 먼저 떠났지만 언제나 인물들의 마음속에 있을 아이들. 그들을 통해 이 세 명의 인물은 결국 발전소로 향한다. 자신의 죽음을 짐작하고도. 인물들의 관계와 대사, 감정의 변화가 무척 몰입되었던 연극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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