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명성은 물론 성공한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스타 배우 '마티유', 평생을 영화 배우로 살아왔던 그는 처음 영화가 아닌 연극에 도전했지만 돌연 공연 연습을 회피하고 만다.
무엇이 마티유를 그토록 불안하게 만들었는지. 그는 모든 것을 취소하고 바닷가에 위치한 호화 리조트에 홀로 내려온다. 몇몇 직원들과 손님은 마티유를 알아보며 미소를 짓지만 마티유는 공허한 미소만 내보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과거 연인이었던 '알리스'로부터 쪽지를 받게 되고 그녀와 오랜만에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알리스가 말하길 그녀는 지역에 자리 잡고 산 지 이미 꽤 오래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의사 남편, 자신의 딸과 함께 꽤나 전형적이면서도 안정적인 가정을 꾸린 듯해 보인다.
두 사람은 그렇게 과거의 연인에서 이제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으로 마주한다.
두 사람은 과거 헤어졌을 당시 제대로 된 이별을 하지 못했다. 시작과 마찬가지로 이별에도 분명한 끝맺음이 필요하다. 각기 다른 이유로 삶의 고민을 안은 이들이 상대방의 무게를 덜어주지도, 그렇다고 자신의 짐을 내려놓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자세로 버티며 살아간다.
두 사람은 아마 오래전부터 머물고 있던 곳이 자신의 자리가 아님을 직감하지 않았을까.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달아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다. 마티유는 끝내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도망쳐 온 연극 연습, 아마 지금쯤 자신을 온갖 욕들로 비난하고 있을 동료들을 잠깐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예정된 일정보다도 길게 시간을 보내며 마주하지만 결국에는 두 사람은 다시 시작하지도, 현재의 삶을 버릴 수도 없다는 현실을 맞닥뜨린다.
<두 번째 계절>은 겨울 배경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정제되면서도 처연한 분위기를 통해 이별한 연인의 내적 공허함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내적 공허함은 고즈넉한 휴양지에서 만난 옛 연인의 만남을 시작으로 옅어지고, 두 사람이 두 번째 계절을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고독함의 부재가 잠깐의 희열을 맛보도록 도와줄 수는 있어도 그들에게 완전한 희망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동안 모든 생명체는 다시 자신이 머물었던 원래 보금자리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제 다시 반추할 시간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삶의 궤적에서 놓쳤던 것들은 무엇인지, 어째서 다 지나간 줄로만 알았던 과거가 여태껏 자신을 붙들고 있는지 그 원인을 찾아야만 한다.
영화의 원제인 'Out of Season'은 글자 그대로 '철 지난'이라는 뜻이다. 마티유와 앨리스는 지금의 나이가 도달하기까지 많은 것들을 지나치고 또 흘려보냈다. 마티유와 마주친 대다수는 그에게 가식적인 미소와 칭찬을 내보이지만 몇몇은 작품이 별로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티유 또한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 대부분이 뻔하거나 재미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아내는 지금까지 그가 회피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작품에 전부 참여하라는 아내의 등쌀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해야 할 작품이 너무나도 많다. 앨리스는 원래 피아노를 치던 사람이었으나 지금의 남편과 결혼 후 육아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건반과 멀어지게 됐다.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은 오직 휴대폰 파일에만 묵혀둘 뿐이다.
어쩌면 그들은 삶의 궤적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선택을 스스로 놓아버렸던 걸지도 모른다. 무엇을, 얼마나 오랫동안 붙들고 살아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하나뿐이었던 건 아닐지. 그렇다면 남은 과정은 하나, 과거의 선택을 반성하며 또 믿으며 그렇게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 그뿐이다.
영화 <두 번째 계절>은 다가오는 1월 28일, 국내 극장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