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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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평단의 인정 없이도, 인터넷에 올린 서툰 습작만으로도 우리는 화면 너머의 누군가에게 ‘작가님’이라 불릴 수 있다. 그런 시대에 예술의 죽음을 논한다니. 이렇게 설레는 책 제목을 마주한 것도 오랜만이었다. 예술에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지만, 예술 자체를 동경하는 사람으로서 흥미롭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 책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질문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었다.


저자는 예술을 본래 삶에서부터 시작되어 서로 다른 우리를 연결하는 매개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의 예술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전유하면서 대중과 유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본래의 감각을 상실하고 자본주의에 의해 상품화되었다. 책은 그렇게 본질을 잃은 예술의 죽음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인간성의 핵심”인 예술을 되살리기 위해 과정과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로의 삶을 나누며 예술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때, "서로 너무나도 다른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므로.


그렇게 책은 끊임없이 예술의 죽음을 논한다. 예술의 소생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에게 계속하여 물음을 던진다. 예술이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연결점이라면, 예술은 과연 어떻게 '우리'를 담아낼 수 있는가. 우리는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예술은 타인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


 

책을 읽는 내내 예전에 인상깊게 읽은 웹소설 생각이 났다. 그 소설에서도 이 책의 저자와 같은 것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상통할 테니 해당 웹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꺼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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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 작가의 <다시 태어난 반 고흐>는 빈센트 반 고흐가 사망 이후 현대 대한민국의 '고훈'이라는 아이로 깨어나 화가로 활동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줄거리 자체는 간단하지만 소설에서 전하는 주제의식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할아버지와 함께 미술관을 다니며 마주한 미술사와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 대중들에게서 고립되어 가는 동시대 미술에 대한 안타까움, 주인공이 추구하는 미술의 방향성, 부패한 미술계의 비리에서 벗어나 오롯이 그림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동료 화가들을 만나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시간, 혐오에 대한 비판과 반전(反戰)을 향한 목소리가 모두 주인공의 그림에 담겨있다.


사람들과 함께하고 사회와 연대하는 미술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시 태어난 반 고흐>의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해당 도서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인공 고훈은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며, 사람들은 그런 주인공의 작품을 통해 잊었던 감정과 삶의 감각을 떠올리며 변화의 물결에 함께한다. 그 모든 것이 예술을 되살리기 위해 필요한 일들이다. 예술을 소생하는 주체이자 중심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은 소설 속 주인공의 역할이지만 결국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두 작가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있듯이.

 

 

 

결국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예술은 죽었다>의 저자는 삶의 한가운데로 돌아온 작품들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공존의 예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시 태어난 반 고흐>의 작가는 화가인 주인공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과 대화하는 예술을 설명한다. 그들은 예술이 사람에게, 세상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찰한다. 독자로 하여금 예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예술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표현 방식 중 하나이며, 이를 잃는다는 것은 우리 인간성의 핵심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 <예술은 죽었다> 10쪽

 

내가 그릴 수밖에 없고 그리고 싶은 것을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표현하고 보이는 일이 예술이다. 일반적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것을 감각을 건드려 전하는 것이 모든 예술 활동의 근본이다. <다시 태어난 반 고흐> 7화

 

 

예술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담아내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표현되고 기록된 경험과 감각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신화고, 그것이 축적되어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비로소 철학인 것이다. <예술은 죽었다> 79쪽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과 머릿속에서 치열하게 가꾼 관념을 개인의 미학에 따라 표현하고. 그것을 타인이 예술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예술의 본질. 예술은. 미술가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깊이 공감한 관객이 인정하는 것이다. <다시 태어난 반 고흐> 33화

 

 

인간이 표현하고, 감각하고, 공감하기 위해 빚어진 예술은 비단 예술가만의 것이 아니라 인류 모두의 것이다. 예술은 미술가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며, 그 과정이 쌓여 신화가 되고 역사가 되며 철학에 닿는다. 그러한 예술이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죽음으로부터 살아돌아오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민과 질문이 필요하다.

 

현대미술이 가지는 다소 난해한 특성들은 공감과 연대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일까, 혹은 포용하고 인정해야 하는 미술 사조의 일부일까?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는 문학이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예술가들이 아무리 삶에 기반한 작품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경제적 불안정과 경쟁 사회의 시스템 자체가 예술을 우리에게서 분리시키고 있다면, 예술을 통한 연결은 결국 난항을 맞게 되는 것이 아닐까?

 

무수히 많은 질문이 남아있지만 그중 어느 하나도 간단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며 질문에 질문을 이어가야 한다. 예술이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우리는 예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참여해야 하는지. 저자의 말대로,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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