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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코. 최근 몇 년간 대중에게 주목받는 키워드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오늘날의 대중은 환경에 향하는 부담을 덜고자 노력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이들은 상품을 구매할 때도 그와 같은 지점을 눈여겨 살핀다.

 

2023년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 본 결과 90.7%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그중 86.4%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라는 의사를 보였다. 이는 상품을 구매함에 있어서 가치소비 또한 중요한 고려 지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기업 역시 변화의 물결을 동반하고 있으며, 그러한 배경 속에서 친환경과 에코 등의 키워드는 끝없이 뻗어나가게 되었다.


자신의 소비가 조금이나마 세상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이들. 하지만 때로는 그 마음이 철저히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이른바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다. 그린워싱이란 ‘위장횐경주의’라고도 불리는데, 실제로 친환경적이지 않음에도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녹색 경영이 대두됨에 따라 빈번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꾸준히 화두에 오르고 있는 그린워싱, 그 민낯을 살펴보자.

 

 


친환경, 그 너머에 자리한 것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9년 그린워싱으로 적발된 기업은 4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110개, 2021년에는 244개, 2022년에는 1,498개로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무려 1,822개에 달했다. 그린워싱은 점차 그 크기를 키워 가는 상황이다. 더하여 본래 주로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지던 그린워싱은 시간이 흐르며 대기업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린워싱은 단순히 새로운 것을 꾸며내는 ‘거짓’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 범주 안에는 일부 속성만을 강조하고, 나머지는 숨기는 ‘과장’과 ‘은폐’ 역시 해당한다. 환경 보호 단체 그린피스는 그린워싱의 주요 유형을 3가지로 분류한다. 첫째는 제품 및 기업과 무관한 자연을 활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하는 ‘자연 이미지 남용’, 둘째는 지나치게 저탄소 기술 개발 등을 강조하는 ‘녹색 혁신 과장’, 마지막으로 기업이 직접 노력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개인에게 책임을 전이시키는 ‘책임 전가’이다.


이러한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인 대표 사례 중 하나로 ‘스타벅스’가 존재한다. 스타벅스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목표로 도약하고자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듯한 겉모습과 그 실상은 달랐다. 미국의 환경보호국(EPA)에 의하면 종이 빨대는 제작 과정에 있어 플라스틱 빨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배 높다. 하물며 종이 빨대 특성상 물에 젖을 시 재활용이 어렵고, 이는 대부분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어 소각 처리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량의 유해 물질이 배출되어 결국 환경에 있어서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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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가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변화가 있다. 바로 봉투의 형태이다. 과거에는 쇼핑백으로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이제 기업은 그 대신 황색 종이 쇼핑백을 사용하도록 실시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그린워싱에 불과하다. 2020년 싱가포르대 난양대 연구팀이 ‘사이언스데일리’ 10월 호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황색 종이봉투는 일회용 비닐봉지 및 재사용 비닐봉지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일조한다. 이 밖에도 2022년 국내 기업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생수 아이시스 8.0의 멸종 위기 해양생물 에디션에 대하여 대중의 비판이 빗발쳤던 사건이 있었다. 당사의 생수가 멸종 위기종과의 직접적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표출한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이 이전보다 더욱 환경을 아끼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듯 기업 또한 그에 발맞춰 걷는다. 다만 모든 것이 자본으로 수렴하는 시대에서 이는 단지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환경을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는 행위, 그 안에는 진정한 도약을 위한 고민이 부재한다. 그리고 이런 이들이 점차 크기를 키워나갈 때 친환경 소비에 대한 대중의 혼란과 불신은 가중된다. 우리가 그린워싱을 경계해야 하는 까닭은 바로 이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그린워싱이 만연한 것에 비해 그에 대한 처벌은 아직 미흡하다. 기업이 제품의 환경과 관련하여 소비자를 속이거나 혼동을 준 경우 이는 환경기술산업법에 따라 제재가 가해진다. 이때 제재는 행정지도와 시정조치로 나뉘는데, 행정지도는 어떠한 강제성도, 기업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의무도 없는 일종의 권고와도 같다. 반면 시정조치는 즉시 홍보를 중단해야 하며, 기업은 제재받은 날로부터 한 달 내에 이행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환경부의 ‘그린워싱 조사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5년간 이루어진 그린워싱 처분 중 99.5%가 행정지도였다. 동일 기간 내에 시정조치는 오직 0.4%만 행해졌다. 대다수가 매우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것이다. 이에 국회는 그린워싱의 감소를 위하여 과태료 부과와 같은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취하기도 했다.


때때로 그린워싱은 환경을 활용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며 가벼이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소비자를 기만하고 속이는 범죄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그린워싱이 범죄라는 사실이 생소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오명을 조금이라도 벗기 위해, 그리고 그러한 행위의 근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하고 확실한 처벌이 요구된다.

 

 

 

기업의 시선


 

그렇다면 기업에는 무엇이 요구되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태가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평가하는 LCA(생애주기 평가)를 생략하고 오직 보여지는 것만을 고려한 결과라 말한다. 때문에 최근 친환경 제품의 LCA 인증을 받거나 제3자 검증기관의 인증을 거치며 이러한 지점을 보완하는 기업도 더러 등장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당장 눈앞에 비추어지는 대상을 일차원적으로 바꾸어 보고, 선보이는 것이 아닌 일련의 절차를 모두 살피며 사유하는 시선이 필요하다. 미래를 바라보지 않고 현재만을 살아갔던 과거와 달리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이 이토록 많아졌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일 테다. 그런 대중의 마음, 그로부터 움직임이 단지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도구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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