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서는 외로움이 아닐까 한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재 우리는 그 어떤 시대보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사회를 살아가게 되었다. 이렇게 소통의 제약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데 반해,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은 더 커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는 그런 아이러니함, 즉 외로움이라는 정서에 관해 5가지의 파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을 크게 세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가 보통 느끼는 외로움이 일상적 단계에 해당한다. 일상적 단계의 외로움은 개인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주변에 가볍게 손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해소되거나 완화되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마음을 크게 뒤흔드는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서 개인이 인식하는 상황과 자신이 크게 변화한다면, 일상적 단계의 외로움은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이렇게 개인의 일상생활에 확연한 지장과 함께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영위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외로움의 함정으로 한발 더 나아가게 되는데 그게 ‘심화적 단계’이다.
사실 이 ‘심화적 단계’의 외로움을 접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단계에서 다시 개인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나면, 최종단계인 ‘고립적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 단계가 바로 ‘외로움의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을 반복적으로 느낄 때, 즉 일상의 사소한 기쁨들이 많을 때 우리 삶의 질이 올라가는데 반해, 일상 자체가 스트레스라면 우리 삶의 질은 한없이 떨어질 것이다.
결국 외로움의 함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이 좌지우지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외로움, 그것도 고립적 단계에 접어든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은 뒤이어 외로움의 함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외로움의 양상은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되어 있는지, 외로움의 또다른 형태인 고립은 우리 사회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 외로움과 관련한 많은 고찰을 각 장에서 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 그런 외로움, 고립에서 어떻게 해야 개인은 벗어날 수 있는가를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 3번째 파트, 외로울 수 있는 능력에 주목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던 ‘미움받을 용기’가 떠오르듯, 외로울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말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어쩌면 가장 근본적인 진리처럼 느껴졌다.
사람들 간의 소통이 더욱 더 원활해질 수 있는 환경이 되어갈수록, 이제는 오히려 더 소통의 빈도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고, 이런 사회 속에서 개인은 어쩌면 점점 더 외로워질지도 모른다.
결국 외로움을 어떻게 견뎌내는가,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 것인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내적 성숙의 척도가 결정된다는 것은 결코 과장된 말은 아니라고 보인다.
책에서 90퍼센트의 분량은 결국 외로움과 고립에 대한 심층적 고찰이고, 나머지 10퍼센트 정도는 이 외로움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합리적인 의견이 마지막 장에 제시되어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러니 하지만, 점점 더 외로워져가는 사회에서, 외로움을 인지하고 한없이 외로워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어쩌면 가장 건설적이고 소통적인 사회를 만드는 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