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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급식을 같이 먹던 친구는 항상 말했다. “오아시스는 신이야!” 그 애의 플레이 리스트는 항상 락 스피릿 가득한 음악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오아시스는 일종의 성역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 시절 나에게 락밴드 음악은 그저 귀를 아프게 하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는 미지의 영역에 불과했지만 그토록 수많은 점심 시간이면 어김없이 오아시스 추종자를 통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한 락밴드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대체 그들이 누구길래?’ 하는 궁금증으로 이어지기에는 충분했다.


그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오아시스의 극적인 재결합 소식이 들려왔다. 복숭아인지, 자두인지 무대 위에서 과일을 던지고 싸운 후 서로 얼굴도 보지 않는다며 슬퍼하던 그 친구가 문득 생각났고, 때마침 오아시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소닉’이 10월 내한을 앞두고 재개봉한다는 사실을 접했다. 보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무대 위 악동, 심장을 드러내다


 

나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 탐독에서는 편식하지 않는 편이라 자부하고 있지만, 그간 락밴드에 알게 모르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어두운 지하 연습실에서 내키는 대로 담배 연기를 내뿜거나 공연 전 날 진탕 술을 마시고 무대 위에서 비틀거리는 모습, 자유롭지만 무책임한 그런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락밴드의 이미지였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접한 오아시스의 모습은 사실 내가 생각했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우연한 기회로 서게 된 큰 무대의 자리로 향하는 중에도 그들은 차에서 술과 마약을 했고, 형제 중 동생 쪽인 리암은 공연 중 목이 아프다는 이유로 수시로 무대를 중단하기도 했다. 도저히 내가 생각해온 ‘프로다운’ 모습에는 부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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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다큐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자유분방하고 가식적이지 않은 그들의 태도가 이 밴드의 정체성이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매번 진심만 보여줬다는 것이었다. 이 무대 위 악동들은 어느 한 순간도 거짓을 말하지 않았으며 매 순간 자신들의 심장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어쩌면 그토록 자유로워서 빛나는 그들의 모습에 약간의 질투를 느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군 소리는 늘 안으로 삼키고 싫은 일도 웃는 낯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일상이기에 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자신들의 가두려는 틀을 초음속으로 부시고 매 순간 ‘나 다움’의 매력을 보여주는 그들이 부러웠던 것 같다.

 

 

 

‘진짜’인 그들이 전하는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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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데뷔 싱글과 동명의 타이틀을 가진 영화 ‘슈퍼소닉’은 자유롭고 진실된 그들의 음악과 닮아 있는 형태로 흘러간다. 2009년 해체 이후 영화 제작을 통해 처음으로 의기투합한 형제들은 영화의 제작부터 내레이션까지 참여해 ‘진짜 자신들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냈다.


형제들의 입담을 통해 포장과 필터를 거치지 않은,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그들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그들을 잘 알지 못하는 나조차 단편적인 일화를 통해 꾸려낸 그들의 이미지가 있었듯이 대중성과 명성을 얻을수록 그들 앞에 나타나는 거대한 프레임을 정면 돌파하는 ‘진짜 이야기’였다.


영화가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오아시스가 얼마나 자신들의 음악 세계와 무대에 진심이었는지, 그토록 쉬워 보이던 그들의 무대 뒤에 얼마나 무거운 고민과 갈등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3년 만에 260 만 명의 관객을 모을 정도로 단기간에 이루어 낸 그들의 성공은 사막의 신기루보다는 당연한 수순에 가까워 보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정도의 명성을 가졌지만 그들은 이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거나 일말의 거짓을 더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자신들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망설임도, 가식도 없었다. 무언가 내키지 않고 곪은 상태로 무대를 이어 나갈 바에는 과감히 맴버 교체나 해체를 선택할 만큼 말이다.


‘오아시스’라는 밴드의 이러한 고유한 개성과 색은 영화의 독특한 편집 방식에도 잘 담겨 있었다. 단편적으로 남겨진 그들의 옛 사진이나 영상 들 위로 자막이나 디자인이 콜라주 기법과 같이 어우러졌다. 마치 전설적인 락 밴드의 오래된 매거진을 펼쳐보는 느낌이었고, 그 속에서 오아시스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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