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배우를 좋아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절대로 후기를 읽지 말 것.

 

배우를 좋아하면서 사람들이 해당 배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지 말라니. 흡사 1번부터 4번까지 필독하십시오. 당신이 4번을 봤으면 잘못 본 겁니다. 얼른 눈을 5분 이상 감았다가 뜨세요. 같은 나폴리탄 괴담이 떠오를 테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같은 장면이라도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본인이 받는 게 사랑인 줄 알았던 A와 본인이 주는 게 사랑인 줄 몰랐던 B가 있다. B는 본인이 사랑한다는 걸 ‘모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A가 취하는 행동보다 행동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B가 A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판단할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해석은 다르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자신이 느낀 감정이 맞기 때문에 ‘오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관점이 다를 뿐이다.

 

 

 

‘짬뽕’ 같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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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관람하기 전,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제목이 ‘짬뽕’이라니.

 

제목은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만 해도 그렇다. 『아몬드』는 아몬드와 닮은 아미그달라가 작아 감정을 느낄 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 소년 선윤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제목은 작품에서 제외될 수 없는 핵심을 나타내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극단 산의 <짬뽕> 또한 핵심이 ‘짬뽕’이라는 것인데, 쉽게 감이 잡히지 않았다. ‘춘래원’이라는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중국집 중에서도 메뉴는 많다. 그러던 중, 극단 산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극단 산은 자연의 산(山)처럼 우직하면서도 살아있는(live) 공연을 만들기 위해 일상에 담긴 보편적인 소재를 당대의 시대정신에 녹여내고자 한다. 5·18을 정치적인 상황이 아닌 소시민들이 살아간 삶으로 이야기하는 이유 또한 살아있는(live) 공연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관객들은 봄 소풍을 가서 함께 찍은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바뀌는 장면을 보며 함께 울었고, 배달통을 들고 배달을 가던 만식이가 군인들로부터 배달통을 지키기 위해 씨름하는 장면을 보며 함께 웃었다.

 

1980년을 살아가던 소시민들의 삶은 44년 뒤, 극단에 의해서 되살아난다.

 

일상에서 ‘웃기는 짬뽕’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웃기는 짬뽕’은 ‘봉숭아학당’에서 맹구가 거침없이 ‘짬뽕’을 고르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극단 산의 <짬뽕>을 보고 나서도 거침없이 ‘짬뽕!’을 고르게 될 것이다.

 

웃고, 슬프고, 마음 아프고. 감정이 ‘짬뽕’ 된다.

 

 

 

소시민에 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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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을 가던 만식이는 군인들과 마주친다. 마침 배가 고팠던 군인들은 배달통에 든 음식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분위기가 격앙되자 만식이는 군인 한 명의 머리를 가격한 뒤에 도망친다.

 

이후 뉴스에서는 ‘폭도’들이 군인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군인들이 진압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를 자신 때문이라고 만식은 오해한다.

 

그러던 중, 만식과 씨름을 벌이던 군인들이 우연히 춘래원에 들어오자 작로는 춘래원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에게 공격을 가한다. 그러나 사실은 군인들 역시 군인이 아닌 군인 행세를 하던 방위임이 드러난다.


방위가 만식에게 저지른 행위가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방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다. 마침 배가 고파서. 도리어 미란의 부고를 들은 만식에게 총을 빼앗기기도 한다. 하지만 계엄군은 다르다. 계엄군은 민중 시위를 진압하고, 시위 장소를 폭력적으로 해산하는 등의 무력 진압을 시도했다. 국가가 시민들에게 휘두른 ‘폭력’이다.

 

연극에서 계엄군 배역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위가 춘래원 식구들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피해 규모를 짐작게 한다.

 

매운 짬뽕을 먹으면 혀가 얼얼해진다.

 

그렇듯 극단 산의 <짬뽕> 또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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