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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에 대한 고찰


 

사람을 기억할 때는 그 사람이 말하는 말투나 독특한 특징을 기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사람을 향기로 기억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대상의 구체적인 향보다는 유독 ‘향기로웠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본연의 향을 가지고 있다. 친구들도 내게 나만의 향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나의 향에 너무 익숙해져 내 향이 무엇인지 모른다. 나는 아직 향수를 사용하지 않기에 내게서 나는 향은 나라는 사람에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 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향을 찾고자 다양하게 향을 접해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나에게 맞는 향은 과연 무엇일까?

 

 

 

향을 의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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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한 향은 교보문고의 시그니처 향이었다.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만이 뿜어내는 어딘가 지적인 향기가 마음에 들었다. 시트러스 향이 나면서 초록을 연상케하는 냄새이다. 우드톤 인테리어의 밝지 않은 조명을 한 서재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 향을 맡고 있으면 충분히 사색에 즐겨도 되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교보문고에서만 맡을 수 없다는 생각에 구입을 하여 외출할 때 간간이 뿌리곤 한다. 향수로는 나오지 않고 룸스프레이로만 제품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향의 지속력이 없어 가볍게 뿌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향에 취향이 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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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접한 향은 빅토리아 시크릿의 바디미스트이다. 가족에게 선물 받은 제품인데 굉장히 강렬하다.

 

‘이게 향이야!’라고 무언의 말을 거는 사나움이 두통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고 보관만 하고 있는 상태이다. 어떤 향을 지우고 싶을 때 어떤 것도 이길 수 있는 이것을 이용한다. ‘나 오늘 굉장히 강하게 나갈 거야.’ 이런 기분을 표출할 수 있는 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접한 향은 이솝의 핸드크림이다. 우드향과 시트러스 향이 섞여 있는데 은은하면서도 조금은 강한 향이 맘에 든다. 이 제품은 작년 겨울에 발견하여 지난겨울을 함께 보낸 향이라고 할 수 있다. 손이 부르트지 않았는데도 향이 좋아서 자꾸만 꺼내서 사용했던 핸드크림이다.

 

향을 맡고 싶어서 샀지만 자연스레 내 손도 엄청나게 부드러워지는 일석이조가 되었다.

 

 

 

새로운 향의 종류를 접하다.


 

향은 그동안 뿌리는 것만 향인 줄 알았다. 불을 피워 향을 나게 하는 ‘인센스 스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언가 새로 알게 되면 바로 찾아 나서는 난 향을 모아서 파는 곳을 방문했다. 일일이 향을 맡아보았는데 과다하게 맡아버려 나중에는 구분이 되지 않았다. 초반의 감을 믿고 처음에 괜찮았던 것으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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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로즈메리 인센스스틱이다. 인센스 스틱은 한 개를 피울 때 약 1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때 로즈메리의 향이 굉장히 강하게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향이 굉장히 강해 한 번에 끝까지 피우기에는 조금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절반만 피우고 끄기에는 다음에 폈을 때 로즈메리 본연의 향이 사라져 아쉽다.

 

 

 

인센스 스틱을 탐구하다.


 

인센스 스틱의 매력을 알아버렸다. 인센스 스틱을 피울 때 재가 떨어져 뒤처리가 조금은 귀찮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 단점을 무색히 덮어버릴 만큼 장점들이 많다. 바로 향이 강하다는 것. 잔향도 강해 한동안 집 안이 향기롭다는 것. 향을 피우면서 솟아오르는 연기를 보며 자연스레 명상과 사색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인센스 스틱은 그 자체로 있을 때와 피웠을 때의 향이 조금 다르다. 하지만 인센스 스틱의 종류는 굉장히 많고 세상에 있는 향을 다 피우기는 어려웠다. 대책으로 여러 개의 향을 맛보기용 정도로 모은 향을 구입했다.

 

덕분에 어느 정도의 내 취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나는 백단향을 좋아한다는 것. 계절로 치면 눈이 내린 세상이 깨끗한 겨울이 생각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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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만나게 된 향은 화이트 머스크 향이다.

 

나의 오랜 친구가 최근 인센스 스틱에 빠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선물해 줬다. 지속력은 이틀 정도 되는 것 같고 청소할 때 이 향을 주로 핀다. 화이트 머스크는 흰색 커튼이 살랑이는 하얀 방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 향과 청소가 된 나의 방이 굉장히 유사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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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향이다. 이름은 ‘샌달 우드’인데 이 향은 처음에 편집숍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백단향을 가진 이 인센스 스틱은 맡자마자 내 향이라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 열어보고 굉장히 놀랐다. 기존에 보았던 인센스 스틱은 오직 검은색이었는데 카레 가루 같은 것들이 붙어있었다. 향을 피우기도 전에 가루들이 벌써부터 떨어져 조금은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이 제품은 향을 피우지 않아도 본연의 향이 굉장히 강해 내 옷들에 스며들었으면 해서 옷장에 두고 있다. 향을 피웠을 때도 향기가 굉장히 강해 자주 피우지는 않는다. 여름이라 바람이 잘 불지 않아 환기가 원활하게 되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향은 비누 향이 나는데 너무 좋아하는 향이라 향기가 가득한 곳에 들어서 춤추고 싶다는 상상을 한다.

 

*

 

향이란 게 기억에 오래 남는다. 향을 맡게 되면 자동으로 어떤 사람을 떠오르게 하고 어느 장면을 떠오르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어떤 향으로 기억되면 좋을까? 그리고 아직 맡아보지 못한 향들이 너무 많다.

 

다른 향들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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