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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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키 재는 벽, 성장의 기록이자 경험의 완성 [공간]
집 안 귀퉁이의 삐뚤빼뚤한 선들을 통해 신체와 공간이 조우하는 성장의 궤적을 추적하며, 일상의 사소한 기록이 어떻게 아우라를 지닌 하나의 완결된 예술 작품이 되는지 고찰한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 벽 한 귀퉁이에는 가족들의 키가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었다. 평소 어떤 거창한 가풍이나 규칙을 강조하지 않으셨던 부모님이었음에도, 우리가 자라나는 동안만큼은 늘 의무적으로 우리를 그 벽 앞에 세우셨다. 연필로, 볼펜으로, 때로는 투박한 사인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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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공간의 점유에 대하여 - '브루탈리스트'와 '트랜짓', 그리고 '치뽈라' [공간]
공간의 생산과 소유가 분리된 구조 속에서 영구적 점유는 불가능하나, 그 경유의 과정에서 축적된 주체 간의 정서적 감응은 실존적 흔적으로 남는다.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가 허상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집’이 가리키는 것이 물리적인 거주 공간인지, 자산 가치로서의 부동산인지, 혹은 영혼의 안식처인지 이제는 누구도 확언하지 못한다. 설령 집을 무엇으로 규정하든, 그것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사실만은 매한가지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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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시리즈 '스킨스'와 '유포리아' [드라마/예능]
청소년기의 파괴적인 혼돈과 '답 없음'을 거칠게 묘사하는 스킨스와 유포리아, 그 드라마의 서사와 그 성인기에 대한 고찰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이자, 막무가내로 망가진 채 몸부림치는 청소년들을 소재로 한 두 하이틴 드라마 '스킨스'와 '유포리아'. 이 시리즈들은 역설적으로 내 청소년기에 이상한 안식처로 존재했다. 굴곡지게 변하기 시작하는 몸, 언제 시작되었는지 자신도 모를 정체성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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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풍선의 잔해와 비행기 무덤: 빨간 마후라와 붉은 돼지가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 [영화]
국가라는 거대 기계의 부속품이 된 ‘빨간 마후라’와 비행기 무덤을 기억하기로 선택한 ‘돼지’ — 전쟁 영화가 개인의 죽음을 망각과 신화로 치환하는 방식에 대하여
신상욱 감독의 [빨간 마후라](1964)는 전쟁의 참혹했던 실체를 군사적 스펙터클로 봉인하고, 그 위에 국가주의적 영웅 서사를 새겨 넣은 작품이다. 박정희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과 제국을 향한 학습된 동경이 결합하여 탄생한 이 영화는, 개인을 국가라는 거대 기계의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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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래알이 기억하는 바다: 힌드의 목소리와 나의 나약한 연대
안락한 방관자의 일상에서 마주한 힌드의 비명과 우리가 진실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나약함의 연대'에 대한 기록
시사회를 보던 날, 급히 연강을 마치고 가느라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를 샀다. 사이렌 오더의 편리함,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접근성, 보장된 맛과 학생 할인 혜택까지. 이 기업을 소비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란 어렵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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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거북이를 죽일 시간 [드라마/예능]
드라마 <쉐임리스> 속 갤러거 가족의 처절한 생존 방식과 ‘변화’라는 역설을 담은 드라마 리뷰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라는 말은 오랫동안 쓰여왔으며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그렇지만 이 인간이 원래, 혹은 아주 오랫동안 잘못 살아왔다면 어떨까? 그는 바뀌어야 할까?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그래야 할까? 거지 같이 살아왔으니 죽는 게 차라리 나을까? 아니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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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고통의 생리(生理)와 구조적 폭력의 프레임 [사람]
개인의 통제 불가능한 생리(生理)적 고통과 소외된 여성사의 구조적 폭력에서 션 베이커의 리얼리즘의 연상
한 달마다 오는 거지 같은 생리 주간이 돌아왔다.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를 주 5회 뛰었고, 개강까지 겹쳐서 몸이 적응하기 힘들었는지 생리통이 평소보다 길게 이어졌다. 약을 먹어야 통증이 가라앉는데, 먹고 잠들면 이틀의 시간이 증발해 버린다는 사실이 무력하고 짜증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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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미몽과 다이 마이 러브, ‘자기만의 방’을 향한 100년의 갈망 [영화]
90년의 시차를 넘어 가부장적 징벌권에 맞서 스스로의 생(生)을 정지시킨 두 여성, 애순과 그레이스의 주체적 탈주의 기록
최근 수업에서 조선 식민지 시대 영화들을 다루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드라마나 영화는 흔히 접해왔지만, 당대 조선인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진 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내게 생소하게 다가왔다. 사실 90년 전의 식민지 조선 영화를 자발적으로 찾아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