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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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가족이란 영원히 익어가는 존재다 - 고당도 [영화]
아버지들의 가짜 장례식에서 달고 씁쓸한 고당도 감을 베어 물다.
‘고당도(High Brix)’. 과일 상자에나 적혀 있을 법한 이 단어가 영화 제목이라니, 묘하게 이질적이다. 부고(訃告)의 ‘고(故)’가 먼저 떠오르는 탓일까, 이어지는 ‘당(糖)’은 낯설다 못해 서늘하다. 마치 죽음을 둘러싼 관계의 쓴맛 끝에서야 아주 조금 남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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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쓰는 지속의 문법 - fin [도서]
“막과 장,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리들의 시작과 마지막에 관한 이야기
위수정의 소설 세계에서 실패나 상실은 파국적인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삶의 디폴트(기본값)에 가깝다. 소설집 『은의 세계』를 비롯해 그녀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정서는 뜨거운 절망이 아니라, 차라리 서늘한 체념이다. 단편 『Fin』은 이러한 작가의 세계관이 잘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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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 세계는 멋져 보이지만 모두 환상이야 [영화]
멋져 보이는 환상으로부터 탈출한 코렐라인은 통제된 행복보다 불완전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살 것이다.
약속에는 대가가 따른다. 당신은 누군가가 눈에 단추를 다는 대신 영원하고도 완전한 행복을 준다고 약속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불길한 제안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완전함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내포한다. 영화 〈코렐라인〉(2009)은 바로 이 유혹과 선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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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진심을 노래한 사람들 - 비투비라는 장르 [음악]
무대 위엔 그들이, 무대 아래엔 멜로디가.
나는 가끔, 어떤 노래가 사람의 시간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믿는다. 비투비를 처음 알게 된 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여름 저녁이었다. 휴대전화로 노래를 듣다가 흘러나온 한 소절. “힘들어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잘 될 거예요 I be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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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 좋은 직업? 난 잘 모르겠다. 일단 뭐 해보는 거지.
좋은 직업은 마트 장바구니에 먹고 싶은 것들을 담는 것과 같다.
제 1장. 장바구니 철학이란 좋은 직업을 이야기하면서 장바구니라니, 조금 생뚱맞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도 좋은 직업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그걸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방법은 대단한 비밀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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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푸른 들판 너머 ‘당신 문제 있어요’라고 말하는 사람 [도서/문학]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푸른 들판을 걸어가는 방법
소설에서 클레어 키건은 긴 문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두 줄이 넘지 않는 짧은 문장들로 이야기가 결합 되어 있다. 그럼에도 문장 사이사이에는 인물의 복잡함이 잘 담겨 있다. 끝내 문장 뒤에 숨겨져 있던 인물들의 삶의 굴곡을 찾아내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숨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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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사람은 떠나지만, 기다림은 계절처럼 다시 찾아온다 [영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계절처럼, 공허 속에서도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1. 영화 <만추>, 기다림과 이별 사이에서 김태용 감독의 2011년 영화 〈만추〉는 이만희 감독의 1966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동일한 제목으로 여러 차례 재해석되어 온 이 작품은, 시대와 배우가 달라져도 여전히 인간의 정서를 반복해서 소환한다. 바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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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우리는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아마추어야.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도서]
가장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나는 개미이자 베짱이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명명한 채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한다. 앞선 소개는 에디터가 스스로를 소개할 때 자주 사용하는 문구다. 성실한 개미이자 예술을 즐길 줄 아는 베짱이라니. 그런 인생은 누구나 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말뿐인 명명과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