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Review] 빗소리는 어떻게 빗소리가 될까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국내 1호 음성해설 작가 서수연의 책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리뷰
“컵에 보드카를 따른다.” 이 짧은 문장이 없으면, 누군가에게는 컵도 보드카도 없다. 배우는 무대 위에서 분명 잔을 들고 술을 따랐을 것이다. 객석의 누군가는 그 동작을 보며 다음 감정을 따라갔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장면이 어떻게 도착할까. 컵에 액체
-
[Review] 말년의 여자들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 피날레
『다락방의 미친 여자』 수전 구바의 신작, 『피날레』 리뷰
예순 살의 조지 엘리엇은 마흔 살의 존 크로스와 결혼하고 베네치아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얼마 뒤 크로스는 호텔 발코니에서 카날그란데로 몸을 던진다. 그는 곧 구조되지만, 신사 클럽남자들은 크로스가 “못생긴 늙은 여자와 육체적 사랑을 나눠야 한다는 사실에 압도되어, 성
-
[Opinion] 우리는 시를 사랑해, 혹은 사랑하고 싶어 [도서/문학]
우리는 시를 사랑해 - 편지가 책이 되었을 때
우리는 시를 사랑해. 나는 시를 사랑하고 싶어. 뉴스레터를 신청하던 당시 내 마음은 이랬다. 나는 시를 사랑하는 ‘우리’에는 아직 들어가지 못하겠지만, 이 편지들을 읽다 보면 언젠가는 그 ‘우리’에 속할 수 있지 않을까. 칠판에 적힌 시를 보며 화자·정서·주제·표현법
-
[Opinion]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을 읽다 - 백지 앞에서 [도서/문학]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의 『백지 앞에서』 리뷰
최은영 작가가 데뷔 13년 만에 첫 산문집 『백지 앞에서』로 돌아왔다. ‘13년’, ‘첫 산문집’이라는 묵직한 키워드만큼 강렬했던 건 흰 표지였다. 동네 서점 사장님에게 이 책을 건네받은 순간, 나는 갓난아이를 처음 안아 본 사람처럼 어쩔 줄 몰랐다. 너무 흰 탓이었
-
[Opinion] '진짜' 가짜는 '진짜 같은' 가짜가 아니다. - 혼모노 [도서/문학]
책 혼모노 리뷰: '진짜 가짜'와 '진짜 같은' 가짜의 차이
한국 대형 서점 매대와 전자도서관 대출 횟수 순위권에 빠지지 않는 책이 있다.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창비, 2025)다. 이 인기엔 배우 박정민의 추천사(“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가 큰 역할을 했다. 책이 드라마나 영화보다 재밌을 수 있을까
-
[에세이] "죄송한데, 저 못 하겠습니다."
음악 비전공자의 예술대학원 도전기
“저 죄송한데, 못 하겠습니다.” 한 예술대학원의 실기 대기실에서,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럼 면접 안내원의 눈이 동그래질 것이고, 지금 나가면 실기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을 것이고,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수험표와 악보집을
-
[Review] 재즈는 삶을 닮았다 - 서울숲재즈페스티벌 2025
서울숲재즈페스티벌 2025 리뷰: 책 <재즈의 계절>을 중심으로
“삶은 재즈와 비슷하다. 즉흥적일 때 가장 좋다.” 작곡가 조지 거슈윈은 이렇게 말했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민주는 여기에 “사랑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은 우연에서 시작됩니다.”라고 덧붙이며 책 <재즈의 계절>을 연다. 고백하자면, 재즈를 잘 몰랐다. 우연성과 즉흥성이
-
[에세이] 장례 일기: 구두의 무게를 기억할 것
장례 일기 3일: '너무 삶적인' 것과 '너무 죽음적'인 것
“큰일 났어.” 작은이모가 말했다. 엄마는 무슨 일이 생겼냐며 돌아봤고, 작은이모는 빨간 약통을 흔들어 보이며 덧붙였다. 비타민이 가루가 아니라 알약이야. 엄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랐잖아, 큰일 난 줄 알고. 작은이모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