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
-
[에세이] 올해를 마무리하며 읽는 세 편의 시
작년에 이어 올해의 마무리도
올해의 끝을 응시한다. 끝이 끝을 거듭 부정하여 나는 무엇을 끝맺고자 하는지 모르는 채로 버려진다. 눈을 감고 뒷걸음질 친다. 그러다 뜀박질을 시작한다. 이내 가쁜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일을 멈추고 누군가와 무심하게 악수를 한. 올해 내가 했던 일의 전부, 지나온
by 유민 에디터 2026.01.01
-
[Opinion] 겸손한 신비의 고백 -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두 가지의 이야기를 부정하며
얀 마텔의 소설 'Life of Pi'를 원작으로 하는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국 초연이 GS 아트센터에서 지난 11월부터 세 달간 성황리에 펼쳐지고 있다. 대중들은 아카데미 시상식 4개 부문 수상으로 유명한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떠올리며
by 유민 에디터 2025.12.29
-
[Opinion] 시는 왜 시인가 - 문학의 공간 [도서/문학]
시인은 다만 바라본다
시는 왜 시인가?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범주화되는 장르의 전체 속에서도 시가 다른 무엇이 아닌 시로서만 자신의 공간을 전유할 때 언어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시가 시인 것은 몇몇 형상이나, 은유, 비교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시는 그 무엇으로도 이미지화할 수
by 유민 에디터 2025.11.26
-
[Review] 저녁 식탁 위의 카프카 - 트랩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 <트랩>
세종문화회관에서 11월 7일부터 30일까지 선보이는 블랙코미디 연극 <트랩>은 스위스의 극작가 프레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를 원작으로 한 법정극으로, 2024년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트랍스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네 명의 전직 법조인
by 유민 에디터 2025.11.18
-
[Opinion] 단 한 사람의 참회록 - 전락 [도서/문학]
그 사람을 생각하며
단 한 사람을 생각한다. 그 사람의 얼굴은 내가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가득하지만 그의 마음에 가닿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믿는다. 무엇인가를 마주한 채 힘겹게 버티고 있는 그의 마음이 내게는 퍽 수월해 보이는 듯하지만 이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나는 그 사람을
by 유민 에디터 2025.11.02
-
[Review] 침묵하는 폐허, 절규하는 무용 - 서울세계무용축제
절망 너머의 다성적 목소리로
제 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는 범지구적 현상으로서의 정치 양극화와 민주주의 후퇴를 지적하는 예술만의 언어를 드러내고자 '광란의 유턴'을 테마로 이번 축제를 기획했음을 밝혔다. 축제에 초청된 여러 작품들 중 이스라엘의 오를리 포르탈 무용단이 선보인 작품 <폐허>는 단순히
by 유민 에디터 2025.10.04
-
[Opinion] 어디에도 없는 심장 소리 - Lo-fi [도서/문학]
.불가능성 속에서 태어난 악보를 보다
심장 소리를 듣는 일은 주변의 모든 소리를 멈추게 하여 나의 '지금'을 일순간 포착하는 예민함이다. 그러나 소리를 듣지 않는 순간에도 소리를 내는 심장은 '지금'을 흐리게 한다. 한 사람의 생애 속 결코 눈으로 볼 수 없는 심장을 날마다 떠올리는 일. 심장의 위치와
by 유민 에디터 2025.09.29
-
[에세이] 여름을, 끝까지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을 돌아보며
여름이 나를 뒤돌아본다. 여름의 풍경이 낯선 얼굴처럼 그려지다가도 어느새 작은 창을 열어 나를 환기한다. 그럴 때 나는 내가 여름 내내 해왔던 일들을 향해 물끄러미 얼굴을 내민다. 또렷한 것도, 괄목할 것도 없지만 무언가 일을 했다. 나의 의지만으로 시작했다고 말하기
by 유민 에디터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