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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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벌써 가네, 나의 새해들아
내가 몸이 아파 멀리까지 배웅은 못 나간다
으응, 잘들 가라. 오냐. 그래 그래. 조심해서 가라. 늙어서 노망이 났는지 오매불망 명절만 기다렸다. 며칠 내내 밥이 밥인지 국이 국인지 모르고 그래도 끼니마다 챙겨 먹었다.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뭐라도 먹어야 기운을 차릴 거 아니냐. 기운을 차려야 니들 얼굴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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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불이 타는 언덕 [도서]
푸른 언덕을 태우지 않는, 불길 없는 불의 시.
때때로 시인은 이미지를 비틀어 쓴다. 부드러움에서 날카로움을 드러내거나, 뜨거운 것에서 차가움을 떠올린다. 대상의 속성에 대한 전복은 사물의 이면에 다가가려는 아름다운 시적 표현이거나, 뒤틀린 현실을 반영하는 사나운 직언이다. 그러한 시인의 시도는 오직 성공하거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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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가족의 보통에 대하여 [영화]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들을 위한 고약한 전복
가족의 평균을 정의할 수 있을까. 예컨대 가족 구성원의 숫자와 그 면면 혹은 가족 구성원간의 유대감과 거리감 등에 대해서 평균이라고 부를 만한 가족 모델을 구상해본다면 그것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가족은 늘 어딘가 어긋나고, 부족하고, 때론 넘친다. 한 사람의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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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이야기는 칼이다 - 판 [공연]
이야기는 지키고 무찌르는 아름다운 칼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이야기주의자다. 이야기로 세상을 읽는 일들을 좋아하고, 세상을 이야기로 쓰는 일들을 사랑한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벌어진 사건의 기록이 이야기라면, 삶이라는 조건 안에서 당신과 내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결국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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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잃는 가수, 최백호에 대하여 [음악]
그러니 또 다시 잘 가라, 인사 같은 걸 건넨다.
세상에는 많은 노래만큼이나 많은 가수가 있다. ‘노래하는 사람’을 가수로 칭한다면 세상에 가수 아닌 사람이 없을 것이고(우리 모두가 적어도 한 번쯤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려본 적은 있을 것이므로), 그렇다고 가수를 ‘노래를 잘하는 사람’으로 한정한다면 그 기준이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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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여행하는 사랑 [도서]
그 길의 끝까지 걸어가 당신과 영원히 있으면 된다.
사랑에 대해 참 많이 노래했으나 이병률은 사랑하면서도 자주 떠나는 사람이다. “시집 출간 제안을 받고 바로 눈 내리는 곳으로 떠났다”는 그에게 사랑은 어디선가 머무는 정착이 아니라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인 셈. 그러므로 그가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라고 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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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연극이 끝난 후 - fin [도서]
막이 내리기 전까지, 우리는 모두 어느 연극의 주인공.
삶은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된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이 반복되는 시간성과 여기와 거기, 거기와 저기로 움직이는 공간성의 결합.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어느 지점 위에서 우리의 삶은 존재하게 된다. 삶과 마찬가지로 시간과 공간이 반드시 함께 필요한 예술의 종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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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파묘
누군가 파묘의 이유를 묻는다면.
“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고향으로 이장할까 한다.” 아버지가 입을 뗐을 때 식탁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엄마는 작게 한숨을 쉬며 밥을 깨작거렸고, 나는 고개를 잠깐 갸웃하고는 다시 콩나물국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잘 바른 생선 조각을 엄마 밥 위에 하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