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은 미적체험예술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다각적으로 보고, 함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예술의 향유와 경험을 넘어 여러 형태의 예술이 우리 모두의 일상에 침투해 들어오고 또한 적극적으로 표출되는 지속적인 과정을 아울러 미적체험이라고 지칭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세상에 반응하고 세상을 사유하는 힘과 감수성을 기르기에, 재단은 또한 교육은, 아니 학습은, 이러한 미적체험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많은 경험을 통해 미적체험예술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것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교육은 같은 내용이라도 전달하는 사람에 따라서 매우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014년 서울형 창의예술교육체계 구축을 위한 2회의 국내 포럼과 1회의 국제 심포지엄은 이러한 이해 속에, “예술이 교육이다”라는 통합주제 아래 개최됩니다. 특히 국제행사인 서울국제창의예술교육 심포지엄은 올해 “예술가, 교사, 예술가교사: 정체성과 실천, 그 성찰과 확장”이라는 제목 아래 미적체험 예술교육 실천가의 정체성을 함께 묻고, 그 실천의 바탕이자 지향점이 되는 철학을 되짚어 미적체험의 이해를 공고히 하고 그 범위를 확장해 보고자 합니다.

심포지엄 도입부에는 핀란드 헬싱키의 아난딸로 예술센터 설립 대표를 지낸 바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의 기조강연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예술교육이 절실한 이유를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어떤 예술교육이, 나아가 어떤 예술과 사람이 미적체험을 통한 개인과 사회의 행복과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논해보고자 합니다. 이어서 재단 예술교육과 예술가교사들의 질적 성장을 위해 예술의 가치와 ‘좋은 예술’의 의미, 심미적 교육의 철학적 배경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양질의 예술교육이 보장되어야만 진정한 미적체험이 가능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론적 접근은 결국, 예술가교사의 정체성과 역할, 예술과 교육의 중첩과 상호관계 그리고 의의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이끌어내 국내 예술교육의 철학을 공고히 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심포지엄 2부에서는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예술가 혹은 예술가교사로부터 정체성과 실천의 장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고, 이들의 삶의 철학과 예술 활동 그리고 실천의 구체적인 과정과 그 기예를 소개하며 종래의 논의와는 다소 엇비슷한 각도에서 예술교육을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예술을 단순히 향유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인 관여가 가능한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한편으로는 예술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완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예술에 수반되는 연마의 과정과 깊이 있는 질문들에 대한 보다 정교한 이해를 격려코자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비단 예술뿐 아니라 예술교육과 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과 방법론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로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미적체험 예술교육이 개인 내면의 본질적 변화와 타인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기술의 회복에 어떻게 기여하며, 같이 사는 삶을 어떻게 가능하고 또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포괄적으로 살펴보는 이 자리에서 사유와 사유가 만나고, 심미적 감수성이 움트고, 이론과 실천이 복합적으로 엮이어 깊이를 더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랜 연구와 경험과 활동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이로부터 파생된 논의들과 만남들을 장기적으로 지속해 나가는 과정 속에, 서울문화재단이 선도하는 서울형 창의예술교육이 질적으로 성숙하여 그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