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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 그저 개인의 욕심과 고집으로 글을 쓴다.

글 너머의 누군가와 세상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잇는 행위

by 박서현 에디터
2026.10.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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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글뿐만 아니라 그림, 사진, 영상 등 여러 콘텐츠를 제작한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참고용, 혹은 도움받는 수준을 넘어서 AI는 제작의 주된 도구로써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꾸준히 글을 쓰는 행위는 그저 개인의 욕심일 뿐일까?


      우선 AI가 발전한다고 해도 작가라는 직업, 글을 쓰는 행위가 소멸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 이전에 회화가 있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진과 영상이 등장했는데 그 이전의 것들이 사라졌는지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 있다. 회화와 사진은 별개의 예술로서 구분되어 공생하고 있다. 화가는 사라지지 않았고 사진작가나 영상 관련 직업이 새로이 생겨났을 뿐이다. 그러니 AI의 발전으로 작가라는 직업이나 글을 쓰는 행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것을 활용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직업이 생겨날 것으로 생각할 뿐이다.


      그러니 글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1시간을 내리 작성해도 부족한 분량을 AI는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쓸 수 있다는 것에 회의를 느낄 것이다. 사용하라고 개발된 기술인데 쓰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명확히 답해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떠한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소요 시간이 아니다. ‘사람’이다.


      글은 지문과 같다. ‘다정함’을 녹여낸다고 가정해 보자. 누군가는 다정함이 무엇인지 작성하고, 또 다른 이는 다정한 관계가 어떠한 것을 전제로 하는지 구체적인 상황을 작성할 수도 있다. 이처럼 모든 작가는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글을 작성해 나갈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무의식중에 자주 쓰는 단어나 표현이 있다. 의식해서 쓴다고 할지라도 이야기를 꾸려 가는 구성, 그에 따른 글의 호흡, 흐름, 끝을 맺는 방식, 글에 담긴 정서는 모두 다르고 저마다의 특색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같은 작가의 글을 여러 개 읽다 보면 해당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이 느껴질 때가 있다. 같은 감정이나 주제를 논한다고 해도 작가마다 결이나 논리가 다르다. 이에 때로는 사고의 흐름이 일치하는 작가 혹은 글을 만나 공명하듯 감동과 위로를 받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이 쓰는 글은 각각의 고유성을 지닌다. 그림의 화풍처럼 글도 문체뿐만 아니라 작가가 엮어낸 구성이나 정서가 있다. 이러한 고유성을 위해 글을 쓴다. 앞선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린다면 ‘그렇다’라고 답하겠다. 그런 고유성을 지니고자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은 순전히 혼자만의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유성이 누군가가 지닌 생각, 신념, 가치관에 걸맞아 그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글은 단순히 무언가를 전달하는 도구일 뿐만이 아니다. 글 하나에 감정, 삶, 꿈을 담을 수 있고 우리는 글 너머의 사람에게서 위로, 희망, 용기 등을 전달받는다. 글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이자 한 사람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손을 뻗도록 하는 기회다. 하지만 그 너머에 사람이 없다면 글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독자가 얻는 감정과 위로, 그 모든 것은 해당 글이 ‘사람’에 의해 쓰이고 완성되었을 때를 전제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 활용에 회의적이라기보다는 그것의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글의 마침표는 결국 사람이 찍어야 한다는 의미다. 본인의 뜻을 전하는 일을 다른 이의 손을 빌려 전적으로 맡기지 않는 것처럼 전하고자 하는 바는 스스로 꺼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계속해서 글을 쓸 수밖에 없다. 또한, 고유성이라는 이름의 주파수에 공명할 사람을 위해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 누군가가 공감하고 위로받고 재미나 흥미를 느낄 기회가 된다면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고집부릴 것이다. 수천수만 개의 글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내가 쓴 글에서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다면 그것은 고집과 욕심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삶이란 결국 타인과 함께 이 사회 속에 녹아들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얼마나 많은 타인을 끌어안은 채 살아갈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꿈꾸는 따뜻한 세상이 되려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끌어안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미처 품에 안지 못하는 이가 존재하게 되어 노력해 보려는 행위가 욕심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로받고자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결국은 누군가를 위로하겠다는 욕심에 글을 쓴다고 할 수 있겠다. 그 마음이 지나친 허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욕심’이기에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이 시대에 계속해서 글을 쓰는 행위가 한낱 개인의 욕심일지라도 글로써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글을 쓰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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