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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우리는 언젠가 엄마의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부모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by 윤선주 에디터
2026.10.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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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모의 손을 잡고 걸어야 했던 어린아이는 금세 어른이 되어 부모 곁을 떠나게 된다. 시간은 갈수록 빠르게 흐르고, 부모님의 시간은 더욱 빨리 흘러간다. 점점 노쇠해지고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많아지고 거동이 불편해진다. 우리를 지탱해 주던 부모님의 손을 자식인 우리가 잡아주어야만 하는 순간 깨닫게 된다. 부모의 보호자가 되었음을.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의 두 아들도 그렇게 아무런 준비 없이 부모 보호자가 되어버린다. 어머니 춘자의 칠순을 축하하기 위해 두 아들이 준비한 외식 자리. 소변 실수를 한 춘자가 화장실에 가던 도중 사라진다.

       

      정신줄을 놓아버린 춘자는 사라져 버린 기억을 더듬으며 거리를 헤맨다. 여기는 어디지. 내 소원은 뭐였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슬퍼하는 춘자에게 영혼의 물고기가 나타난다. “물고기 코딱지를 먹으면 소원을 알 수 있게 될지도 몰라.” 마음이 급한 춘자는 허겁지겁 물고기 코딱지를 먹는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일곱 살 어린아이처럼 변해버린다.

       

      춘자를 찾던 두 아들은 서로를 원망한다. 첫째는 둘째에게 엄마한테 드는 돈을 모두 자신이 내고 있다며 언제쯤 어른이 될 거냐고 화를 내고, 둘째는 엄마 뒤치다꺼리는 다 자기가 하지 않느냐며 시간을 좀 내라고 답답해한다. 큰형수는 이제부터 돈 들어갈 곳이 많아질 테니 정신 차리라며 현실적인 말을 꺼낸다. 이제 이들은 일곱 살 아이가 된 엄마의 보호자가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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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자는 서글프게 노래한다. 늙는다는 게 이렇게 슬프고 아픈 일인지 몰랐다고. 아이는 귀엽지만 노인은 안 귀엽고, 아이는 가벼운데 노인은 가엾고, 아이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프지만 노인은 보기만 해도 마음 아픈 존재라고. 병들어 늙어가는 자신 때문에 자식들이 고생할까 두렵다는 춘자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참기는 어렵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관객에게 ‘왜 이 작품을 뮤지컬로 만들었는지’를 설득해야 한다. 갑자기 노래하며 이야기의 전개가 멈추는 상황이 반복돼 몰입을 해치기까지 하면 ‘대체 왜 뮤지컬로 만든 건지’ 의아해지곤 한다.

       

      이 작품은 다행히도 뮤지컬로 만들어져야 했음을 끝내 설득해낸다. 정신을 놓은 춘자의 머릿속에 펼쳐지는 이상한 나라를 동화처럼 만드는 것도, 춘자의 슬픔을 표현하는 것도, 춘자가 소원을 비는 마지막 장면도 노래가 있기에 더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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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적인 이야기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눈물 쏙 빼는 가족극이 뻔하다고 하지만 그만큼 공감이 가고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또 없다.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가 가진 힘도 거기에 있다. 혹시 우리 부모님이, 또는 내가 치매에 걸리게 되면 어떻게 하지. 누구나 하게 되는 아주 보편적인 질문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언젠가 부모와 이별해야만 하고, 이별의 순간은 아무런 준비 없이 찾아오곤 한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에게는 몇 번의 만남이 남아있을까. 부모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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