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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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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셰익스피어의 저명한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번 쯤은 접해봤기에, 이를 주제로 한 모든 창작물들이 두 사람의 애절한 사랑을 핵심으로 다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본 공연은 마찬가지로 “사랑이 전부다”라는 나레이션으로 첫 번째 막을 여는데, 장치들과 배우들의 역동적인 아크로바틱 무대가 화려하게 관객들을 반긴다. 물결 같은 춤 선이 인상적인 현대무용도 가미되어 ‘프랑스의 뮤지컬은 정적이다’라는 편견을 깨부수기도 했다.

 

색을 활용한 조명 대조도 분명하다. 베로나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캐플릿 가문’은 빨간색으로, ‘몬테규 가문’은 파란색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두 가문은 원수 사이로 지내왔다. 극 초반에는 신경전이나 몸싸움하는 연출을 통해 극렬히 대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그 앙금이 세대를 넘어 번지고, 사람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관계를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이라고 명명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폭풍우 사이에서도 굳건한 마음은 꺾지 못하는 법. 청춘의 정열적인 사랑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남몰래 줄리엣을 만나러 로미오가 담장을 타고 올라가거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신부님 아래에서 비밀스러운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 등은 이미 영화를 통해 본 것처럼 로맨틱하게 연출됐다. 그러나 사실이 발각되자,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가문 사이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게 되고, 로미오는 베로나를 떠나 먼 곳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줄리엣이 선택한 방법은 신부님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마시고 ‘죽은 척’ 잠들어있는 것이다. 모두에게서 잊힐 때쯤, 로미오를 만나 새로운 제 2의 삶을 꿈꾼 것이다. 이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로미오는 줄리엣이 정말 죽은 줄 알고 목숨을 끊는다. 시간이 지나 깨어난 줄리엣 또한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극 중, 주인공을 통해 “사랑을 통해 갈등을 봉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그동안 지긋하게 이어졌던 분쟁을 우리 세대에서 끊어버리자, 고도 했다. 특히 빨간 계열, 파란 계열의 옷을 입은 무용가들이 따로 그룹지어 춤을 추다가 단숨에 섞여 들어 한그룹으로 조화를 이뤄내는 모습은 그런 마음을 암묵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결론만 놓고 보자면 두 사람은 비극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아들과 딸을 잃은 각 가문의 레이디들을 시작으로 하나둘 손을 맞잡으며 공연은 마무리된다. 그러자 칼로 찔러 피로 물든 세상, 그리고 인류에 평화를 달라며 아우성치던 사람들의 모습이 겹친다. 그들은 무대 위에서 색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한마음으로 하늘을 향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 냉혹한 현실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젊은 연인의 사랑을 바친다. 공교롭게도 결혼식을 올렸던 성당에서, 동일하게 하얀 드레스를 입고 제단 위에서 영원히 잠들어있는 줄리엣. 마치 제물처럼 보여 신에게 바쳐지는 것일지 고민할 무렵, 신부님이 그녀와 로미오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믿음을 저버렸다고 처절히 노래한다. 그동안의 신념은 무고한 죽음 앞에선 늘 무용지물이 된다. 대신, 되레 신의 모습이 줄리엣에게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영역 밖이라고 여겼던 화합을 목숨으로 알렸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꼭 희망적인 결말이 아니더라도 그리고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사랑은 아직도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곳곳에서 지속되는 혼란스러운 전쟁과 분열되기를 반복하는 세상을 두고 이 작품을 바라보자니, 처음 쓰인 먼 과거의 그때나 지금이나 멈추지 않고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두 사람이 오래오래 믿음과 이정표로 남아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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