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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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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삶은 그 언제보다도 빠르게 편리해지고 있는데, 대화만큼은 갈수록 불편해지고 있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말이 사실은 혐오와 차별을 내포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난감함과 곤혹스러움, 그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말수가 적어지는 상황. 지금의 한국을 살아가면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나와 당신의 모습이다.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은 우리의 모습을 [착한 대화 콤플렉스]라고 부른다. 책의 표지에 나와 있듯이 '말실수가 두려워 말수를 줄이는 우리의 자화상'을 나타내는 말이다. 책을 펼쳐보기 전부터 나와 같은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래서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게 만드는 문구다.


저자는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예시를 통해 달라지고 있는 언어의 온도를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사용하기를 꺼리게 되는 단어, 그 안에서 헤매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지적하는 것이 책의 목적은 아닌 듯하다. 다양한 혐오와 차별의 단어는 그들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어 왔고 현재는 무엇이 문제점으로 이야기되는지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중립적으로 기술되고 있다.


평범한 것이 실은 평범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수한 상처가 쌓이고 나서야 밝혀진다. 언어적 감수성의 토대는 이러한 상처에 대한 인식이다. 무심코 뱉은 말, 평범하게 여겼던 말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사람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여기서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관용의 자세다. 차별적 언어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있으되, 그 과정에서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꾸짖기보다는 그런 언어를 사용했던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그들과 공존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정말 알지 못해서, 이 말이 상처가 될 것임을 인지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배제한다고 해서 차별과 혐오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여의도의 한복판에서 맞았던 겨울을 떠올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탔던 택시에서 기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정치에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내가 몰랐어요." 그 말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보이지 않아 몰랐던,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이 가시화되는 순간 이해의 가능성은 열린다. 12월의 광장이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따뜻했던 것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의 폭이 넓어졌고, 이로써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 택시에서 내렸던 그날처럼 마음이 따뜻해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또 하나의 광장이다. 내가 알지 못했던 이들의 상처를 인지할 수 있는 기회이며, 언어 감수성이 무디다고 비판받던 이들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이것이 공존의 시작이리라.

 

이러한 감상 속에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추천사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당신과 내 안에 잠재된 세심함, 타인과 공존하고 싶은 의지를 같이 찾아 나서는 '한국인론'의 등장이 참 반갑다." (감정사회학자 김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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