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나는,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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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내 친구들이 나에 대해 어떤 말을 했었는지 적어보겠다. 친구들이 말하길 나는 첫인상과 지금 인상이 매우 다른 친구라고 하였다. 첫인상은 반에서 조용하고 책 읽기 좋아하는 모범생 느낌이었다고 했는데 지금의 인상은 책 읽기 좋아하는 것‘만’ 똑같고 매우 장난꾸러기이면서 허당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이는 친구라고 했다.
또 친해지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친구라고 했다. 정말 친한 친구가 되려면 큰 벽을 넘어야 한다고. 솔직히 친구들에게서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오랜 시간 친한 친구들이 모두 그렇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되돌아보면 약간 무의식적으로 그러는 편인 듯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부탁한 한 단어/한 줄 평
H : 섬세함 / 처음엔 조심스럽고 수줍어 보이지만, 마음을 열수록 그 안에 숨겨진 섬세함과 진심이 꽃처럼 피어나는 사람이다.
Y : 사랑스러움의 의인화
P : 작고 강하다 / 착하고 성실하고 계획을 잘 짜서 실천하는 친구
J : 한 번 마음을 열면 자기 사람을 매우 잘 챙긴다.
나에 대해 소개해보자
나는 앞서 말했듯이 책을 읽는 걸 매우 좋아한다. 친구들이 말하길 “수민이를 찾으려면 학교 도서관에 가면 된다.”라고 할 정도로 쉬는 시간이 생기면 도서관에서 살았었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책을 읽기를 좋아하던 나는 요즘에도 다양한 책을 읽고 있다.
또 나는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 유치원 시절부터 운동을 배우기 시작한 나는 다양한 운동을 배웠다. 축구, 야구, 농구와 같은 대중적인 운동부터 스피드 스케이팅, 테니스, 펜싱, 복싱까지 약간은 시도하기 어려운 운동까지. 물론 부모님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것도 있지만, 나는 운동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경기를 관람하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경기장에서(콘서트장처럼) 응원하는 소리를 듣다 보면 머리가 쉽게 아파지는 편이라 직접 경기를 보러 가지 않는 데다가, 분명히 운동 규칙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읽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라 어떤 운동 경기를 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 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입맛으로는 신맛을 좋아한다. ‘신맛’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보통 얼마나 신 걸 잘 먹느냐는 질문이 쉽게 따라온다. 나는 내가 신 걸 엄청나게 잘 먹는다고 말하며 그 예시로 이런 설명을 한다. 이전에 깔라만시 에이드를 먹다가 별로 시다고 느끼지 못했던 나는 신맛이 더 필요해서 신쫄이 레몬콜라 맛을 먹으면서 깔라만시 에이드를 먹었다고. 그러고도 조금 새콤한 맛이 나서 엄청 맛있다며 먹었다. 레몬이나 청귤을 그냥 까먹는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도 새콤한 걸 자주 선택한다.
그리고 나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걸 매우 좋아한다. 놀이공원에서도 무서운 놀이기구를 엄청나게 잘 타고, 새로운 경험을 자주 시도한다. 놀이공원의 경우, 항상 갔던 곳 중에서 가장 스릴 있는 걸 타고도 재미있어했다.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의 롤러코스터,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익룡 롤러코스터와 거꾸로 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도 오히려 주변 풍경 구경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 버킷리스트에는 네비스스윙을 타보는 것과 번지점프(네비스스윙 옆에 번지점프랑 국내에 있는 줄 없는 번지점프 등) 해보기와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무서운 영화는 정말 보지 못한다. 다들 영화 <부산행>에 대해서 알 텐데, 나는 <부산행>도 무서워하면서 절반 정도를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마지막으로 역사에 대해서 배우거나 경험하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어릴 적에 다니던 역사 탐방의 경우에는 전국 각지의 장소에 갔었다. 불국사와 장경판전, 궁궐, 한반도 모양으로 강이 흐르는 곳, 수원화성, 화폐박물관, 국회의사당 등등... 또 어릴 적부터 박물관이나 전시회 등을 자주 갔었다.
나의 취미
앞에서 말했듯 나는 책 읽기와 운동을 좋아한다. 그래서 책 읽기와 운동하는 게 자연스레 내 취미가 되었다.
다른 취미로는 만들기가 있다. 퍼즐 맞추기부터 종이접기, 가죽 공예, 요리하기, 도장 파기, 바느질하기까지. 그저 ‘만들기’ 범주 안에 들어가는 거라면 모두 다 좋아한다. 그래서 시험을 치고 나서 힘들 때나 커다란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면 무언가 만들기 할 거를 준비해서 몇 시간이고 집중해서 하나를 완성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 다시 에너지가 회복되고, 만들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잔잔해진다.
나의 인생에 있어서...
초등학교 때 있었던 사건 이후, 나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한 문장을 품고 살아간다.
“사람 10명을 만나면 내가 어떤 짓을 해도 8명은 나에게 무관심하다. 1명은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나를 싫어하고, 1명은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나를 좋아한다.”
이 말을 보고 당시에 울림을 받았던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것 외로는 인간관계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게 되었다. 달리 말해서는 오는 사람 안 잡고 가는 사람 안 잡는 타입이랄까. 낯 가리는 것까지 더해져서 보통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다가가지 않고 관찰하면서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친한 친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는 엄청나게 챙기고 붙어 있는다. 앞의 저 말은 초등학교 때 어디선가 보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내 평생을 가겠다 싶었던 말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삶에 있어서 가져가고 싶은 문장을 2개 발견하였다.
“두려움은 반응이지만 용기는 결정이다.”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가도 별이 될 것이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살아감에 있어서 가져가고 싶은 문장이 있는가. 인간관계에 대한 말이던 삶에 있어서든. 나는 문장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걸 추천한다. 그런 문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내가 살아가는 방법과 자세가 모두 뒤바뀌므로.
내가 잘하는 것
당신은 당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렇고 새로운 것을 해볼 적마다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발견한 내가 잘하는 것에는 우선 길을 잘 찾는 것이 있다. 주변에서 너는 지도 한 장만 준 채로 아무 길에 놔둬도 알아서 잘 찾아올 거라는 말을 몇 번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운동신경도 좋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여러 운동을 해봤다. 그냥 접한 운동 말고 실제로 일정 기간 이상 배워봤다거나 하는 정도로 수를 세보면 20개가 넘어갈 정도이니. 그래서 그런지 처음 접하는 운동을 해도 다른 운동에서 배웠던 걸 활용해서 다른 사람보다 쉽게 익숙해지거나, 좀 더 잘 이해하는 편이다. 또 내가 제일 처음 접했던 운동이 인라인스케이트인데, 인라인의 경우에는 넘어지는 방법부터 수십수백 번을 연습하고 나서야 탔었다. 그래서 그런지 길을 가다가 넘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인라인의 넘어지는 방법대로 넘어져서 크게 넘어질 뻔했지만 다치지 않고 넘어간 적도 몇 번 있다.
또 색을 조합하는 능력도 좋다. 색칠할 때나 무언가를 만들 때, 어느 색과 어느 색이 잘 어울리는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학생 때, 친구가 나에게 이 색과 이 색이 어울리는지 아니면 다른 색과 어울리는지 알려달라고 물어본 적이 많이 있다.
마지막으로 높은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친구들과 같은 일을 하다가 힘들어서 잠시 쉬다가 돌아오는 간격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회복탄력성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가 어릴 적부터 많은 경험을 해봤기 때문일 것 같다. 또 내가 나를 잘 알고 있어서 스트레스나 지친 걸 보다 빠른 속도로 풀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닐지 생각해 본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평소 나 자신을 탐구해 보는 걸 즐기는 나는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자주 쓰는 해소법으로는 매우 큰 소리로 노래를 듣는 것이다. 어떤 노래든 상관없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또는 스트레스를 받은 그 상황에 끌리는 노래를 무한 반복으로 틀어놓은 다음, 이어폰을 끼고 소리를 엄청나게 올려서 옆에서 말해도 잘 듣지 못할 정도로 해놓는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음악을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일어설 힘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완전히는 아니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두 번째 해소법은 책을 읽는 방법이다. 대신 무언가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은 안된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거나 과학이나 AI와 같은 머리를 써야 하는 책 말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기에 나는 보통 소설책을 많이 본다. 단, 내가 이전에도 여러 번 읽었던 책이라면 과학이나 여러 정보가 담긴 책이어도 괜찮다. 아니면 내가 꼭 읽고 싶었던 책이거나. 그렇게 책을 펴고 혼자서 조용한 공간에서 책을 집중해서 읽다 보면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된 나를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해소법은 무언가를 품에 안고 자는 방법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친구가 선물해 준 인형을 안고 잔다. 안으면 딱 품에 적당히 들어오는 크기고, 내가 좋아하는 정도의 푹신함이어서 안고 자면 기분이 좋다. 그리고 자면서 뇌가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정리하고, 또 그 사건이나 문제를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하기 좋은 방법이다.
네 번째 방법은 무언가 가만히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걸 하는 방법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두 번째 방법과 비슷한데, 드라마를 보던 영화를 보든 만들기를 하든 그도 아니면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그 어떤 방법이라도 좋다.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을 잊을 수 있는. 그 상황에서 떠날 수 있는 환경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마지막 방법은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한글 파일을 켠 다음, 그냥 생각나는 대로 타자를 치는 것이다. 오타를 걱정하지 마라. 아니,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이 옳겠다. 오타를 신경 쓰면서 글을 쓰다 보면 다시금 그 일을 되짚어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고, 결국 그건 내가 더 스트레스를 받게 만드는 일이 된다. 그저 내 감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종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되는 거다. 그렇게 무작정 쓰다 보면 감정이 잔잔해지는 때가 있다. 그러면 거기서 멈춘 다음 그대로 그 파일을 저장하지 않은 채로 닫아버리면 된다. 왜 저장하지 않느냐고? 저장해뒀다가는 어느 순간 내가 그 파일을 열어볼 때가 올 수 있으니까. 그렇게 열어봤다가 내가 이런 걸 썼다는 부끄러움이나 당혹감 같은 여러 다양한 감정들과 함께 당시의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황이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면서 이미 지난 일임에도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에. 그러면서 그렇게 다시 떠올린 나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겹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에.
이 외에도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는 몇 가지가 더 있지만 여기까지 줄이도록 하겠다.
***
당신은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가. 당신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 당신의 취향은 무엇인가. 당신이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일상에서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는가.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이런 질문들을 수없이 고심해 보고 되짚어보면서 하나씩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당신 자신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길 바란다.
그 답이 당신이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주는 기둥이 될 것이기에. 어느 날 당신이 힘들어서 다 버리고 떠나고 싶어도 다시 도전해 볼 수 있는 힘이 되어 주기에. 크게 넘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내가 버티고 서서 조금만 다칠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내가 실패했어도 내가 이룬 것을 보고 내가 그렇게 못난 사람은 아님을 알 수 있기에. 내가 좋아하는 것 또는 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나를 다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기에. 이 외에도 수없이 그러한 이유로 말이다.
또 당신이 당신만의 문장을 하나쯤은 품고 있기를 바란다. 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어느 문장을 보고서 씻은 듯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게 되었기에. 그만큼 나를,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더 유연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기에.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인이 알고 있으면 한다. 이런 것들을 명확히 알고 있을 때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양이 줄어들 수 있고, 내가 왜 이걸 못하는지, 나의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이 일을 했을 때 내가 얼마나 힘들지,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내가 그걸 즐기면서 힘들 수 있는지 아니면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할지를 미리 예상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힘들 거라고 알고 시작하는 거랑 그냥 시작했는데 힘든 거랑은 같은 수준이더라도 받아들이기에 다를 것이기에.
[손수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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