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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김치의 날


 

다들 김치의 날이 언젠지 아는가? 바로 11월 22일이다.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로, 김치의 재료 1(하나) 1(하나)가 모여 면역 증강, 항산화, 항비만 등 22가지 효능을 나타낸다고 해서 11월 22일이 되었다.

 

대한민국 법정기념일 중 특정 음식이 기념일의 주인공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김치가 한국인에게 있어서 뜻깊은 음식이라는 것일 것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김치의 날과 그 의미가 알려지면서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버지니아주, 뉴욕주, 미시간주, 워싱턴 D.C, 영국 런던 킹스턴구, 아르헨티나 등 해외 곳곳에서 김치의 날을 제정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김치의 날’ 제정은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임을 널리 알리고 있을 것이다.

 

또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해외에 김치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13년 유네스코에서는 김치 제조 과정인 ‘김장’을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다.

 

 

 

지금까지


 

우리 집은 매년 김장을 한다.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하는데, 어릴 적부터 나도 참여했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김치인 나는 집에서 김장할 때면 옆에서 간간이 한 조각씩 얻어먹었다. 엄마가 그만 먹으라고 할 정도로 달라고 하던 나는, 커서눈 직접 김장하다가 작은 조각들을 주워 먹는 어른이 되었다. (물론 아직도 그만 먹으라는 말을 듣지만)

 

내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김장을 했던 우리 집은 11월에서 12월로 넘어가는 이 기간만 되면 배추와 무, 생강, 마늘, 고춧가루, 쪽파와 같은 재료들이 부엌을 가득 채웠다. 또 주말에는 거실 한편에 김장 매트를 깔고 수십 포기를 김장하는 모습을 봐왔다.

 

어릴 때는 위험하다고 아예 참여하지 못하게 하시던 부모님은 내가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조금씩 김장하게 해주셨다. 물론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칼이랑 채칼은 손에도 못 대게 하셨지만 말이다. 그 전에 내가 맡은 일은 한 포기에서 두 포기 정도에 양념을 묻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있다가 다 크고 나서야 칼을 잡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음식 자르는 일 말고 다른 일로 내가 칼을 잡게 된 일은 사과를 깎는 일이었다. 처음 칼을 다루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고등학생 때, 주말 아침마다 사과를 깎는 일에 재미를 붙인 나는 점점 칼을 다루는 실력이 늘어갔다. 처음 사과를 깎을 때는 손가락 하나 정도의 길이의 사과 껍질을 만드는 것도 힘들어하고 이쯤 되면 사과 껍질을 없애는 건지 그냥 옆을 잘라내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사과를 다 깎고 나면 한 10%에서 20%가 사라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느 정도 실력이 늘고 나서는 사과 껍질을 최대한 얇고 길게 만드는 데 재미를 붙였다. 더 실력이 향상된 이후에는 사과를 자르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껍질만 깎고 사과를 나누는 건 부모님께 맡겼었다. 그렇지만 사과를 깎는 실력이 늘면서 자신감을 얻은 나는 사과 자르는 방법을 배워서 그대로 자르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선 손에 들고도 사과를 자를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학생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 이후부터는 온전하게 김장 준비 과정부터 김장하는 과정 전체를 참여하였다.

 

그렇게 고등학생 시절 사과를 깎으면서 칼 실력을 키운 나는 김장 재료를 다듬는 데 재미를 들였다. 처음에는 마늘 꼭지만 따던 나는 그다음 해에는 생강의 껍질을 감자 칼로 깎고 세세한 부분을 칼로 깎아냈다. 대파와 쪽파도 다듬기 시작했다.

 

나머지 재료는 부모님이 준비하셨고, 김장할 때 배추를 가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집에 도착한 배추를 김장 매트 중간에 놔둔 채로 부모님과 내가 모여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배추에 양념을 묻혔다. 배추에 양념을 묻히다 보면 끝이나 앞에서 작은 배추들이 떨어져 나오는 게 다반사였다. 그런 배추들을 양념 맛을 본다는 핑계로 얼마나 주워 먹었는지.

 

장갑을 끼고 김장한다지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김장하다 보면 몸 전체에 김장 양념이 묻어있었다. 아무리 조심하려고 해도, 어느 순간 팔을 보면 김장 양념이 묻어 있고 다리에도 묻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김장을 다 하고 나서 몸 상태를 보면 팔꿈치부터 장갑 전체에 양념이 군데군데 묻어있고 바지에도 조금씩 양념이 묻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게 김장을 마치고 나면, 저녁으로 갓 담근 김치와 함께 수육을 만들어서 먹는다. 갓 담근 김치와 함께 수육을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김치와 수육의 조합만으로 맛있다기보다는 어쩌면 열심히 김장하면서 일하고 나서 먹어서 더 꿀맛 같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김치와 수육의 조합은 언제나 맛있지만)


 

 

이번 김장


 

어김없이 올해도 김장을 했다. 생강과 마늘, 쪽파와 같은 부재료들을 다듬고 해서 양념을 만들고, 거실에 모여 앉아 절인 배추에 양념을 묻혀서 김치 용기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배춧잎으로 김장한 걸 덮어서 더 맛있어지도록 했다. 그 다음에는 남은 양념을 지퍼백에 넣어 보관하고, 김치 용기의 뚜껑을 닫기 전에 키친타올로 묻어 있는 양념들을 깔끔하게 닦아냈다. 그리고 팔과 다리를 확인하자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양념들이 묻어 있었다.

 

아래 사진들은 직접 담근 김치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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