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선택이 만드는 미래

글 입력 2024.06.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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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나를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사실 꽤 여러 번 생각해 본 주제다.

 

상상 속의 나는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거나, 생판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거나, 이국적인 산 위에 올라 있거나, 침대 위에 앉아 방 안을 보고 있다. 보통 사진이나 30초짜리 동영상 같은 한 장면을 생각한다. 있을 만한 장소, 내가 하고 있을 일, 가지고 있을 직업, 입고 있을 옷과 짓고 있을 표정까지, 그때그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내가 생각하는 나의 미래도 달라진다.

 

한 가지 일관성을 찾자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나이가 든다는 것이다.

 

내가 떠올리고 상상할 수 있는 자신은 현재를 기준으로 전후 15년 정도인 것 같다(물론 너무 어렸을 적의 기억은 생생하지 않다). 너무 막연해서 그려지지 않던 중년의 내가 조금씩 보인다. 입가의 팔자 주름이 더 깊어진 채로, 아마도 엄마와 비슷한 얼굴을 한 채 웃고 있을 나를 생각한다.

 

상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나온 시간을 체감할 수 있다. 이게 달가운 일인지, 아니면 두려워할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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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이라는 건 참 기묘한 현상이다.


 

강의 시간에 강의실에 앉아있기는 그 무엇보다 힘이 드는데, 그 느린 시간이 모여 만드는 한 학기는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며 하교하던 중학교 시절이 어제의 한순간 같은데, 일기로 들여다본 당시의 나는 고뇌로 가득 찬 폭풍의 중학생이었더라. 10년, 20년 뒤의 내가 이 글을 읽으면서 ‘이걸 쓰던 게 며칠 전 같은데!’라고, 그렇게 중얼거려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 모든 흐름과 나의 미래가 내 뜻대로 흘러갈 리 없다는 낙담을 한다.

 

서서히 다가오는 시간의 흐름을 마냥 슬퍼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글을 쓰는 지금의 시간이 10년 후의 나에게 과연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지금의 고민과 노력, 대립과 해결이 크게 쓸 데 있지 않을 거라는 자조에 가깝다. 중학교 때 공부했던 내용이 지금 내 머리에 얼마나 남아 있나 생각하면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가설 같기도 하다.

 


 

희망적인 것은, 내가 생각보다 내 멋대로 살아왔다는 것이다.


 

가고 싶은 고등학교, 공부하고 싶은 전공, 사귀고 싶은 친구와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온 내 시간과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한순간의 선택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내 인생의 방향이 됐다.

 

나이 든 자신을 생각하게 된 것도 그 '방향'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나서부터다. 인생이 지금 당장 내 뜻대로는 흘러가지 않을 수 있지만, 결국 언젠가의 내가 감수하고 의도했던 그것으로 생각하면 말이 된다.

   

결국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가’의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다.

 

나는 오늘 몇 시에 잠에 들 것인가? 아침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일주일간의 계획을 세울 것인가? 나의 한 달, 혹은 일 년 계획은 어떤가?

 

아마 나는 오늘 조금 늦게 누울 것 같다. 아침엔 여행을 갈 준비를 할 테고, 일주일간 뉴질랜드에서의 남은 시간을 힘껏 즐기는 것이 내 계획이다. 아직 한 달간의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현명하고 또렷한 선택을 위해 한 번쯤은 세워볼까, 생각 중이기도 하다. 아마 10년 후의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겠지.

 

내 대답에 따라 결정되는 미래에, 나는 그렇게 나이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박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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