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기록이 쌓이면 뭐든 된다. 블로그 [문화 전반]

블로그라는 집에 모인 이웃들
글 입력 2024.05.2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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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매체에서 생각을 향유하는 사람이라면 많이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블로그는 sns가 범람한 현대 사회에서 빛과 같은 존재이다. 여러 가지 기록의 매체들 중에서 나를 가장 솔직하게 담아낼 수 있는 곳. 블로그가 바로 그런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괜히 울적하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 종이로 적는 일기조차 귀찮은 날. 조각조각 찍어둔 사진들을 풍선처럼 두둥실 보여주고 싶은 날. 그런 날에 우리는 블로그 앱을 열어본다. 마치 오래전에 읽다 만 책처럼 먼지가 부옇게 쌓여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이게 종이로 된 일기장이나, 다이어리와는 차별화된 장점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


우리는 블로그에서 ‘이웃’들을 꾸리고 서로의 안부를 글로서 확인하며 근황을 전한다. ‘이웃’은 나란히, 또는 가까이 붙어 있어 경계가 모호하다는 뜻과 가까이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블로그는 나의 집이며, 그 안에 이웃들이 함께 공존하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타 sns에서 사용하는 ‘친구’라는 개념보다는 더 내밀하고 친밀한 존재같이 느껴진다.


하루가 지나면 펑 사라지는 스토리. 그 이후엔 마치 없었던 일상처럼 꽁꽁 숨어버린다. 하지만 블로그는 ‘작성’에 초점을 두어 글을 기반으로 길다란 게시물이 만들어진다.

 

누군가 올린 길고 긴 게시물을 읽으며 입가에 옅은 웃음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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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나의 이웃들은 한 달 동안 일상을 모아 블로그 글을 작성한다. 사진첩에서 잘 나온 사진부터 사소한 일상을 담은 사진들을 고르고, 짤막한 코멘트를 사진마다 남긴다.

 

그곳에 나와 함께 한 사진과 내용이 담긴다면 그것만큼 기분 좋을 순 없을 것이다. 늦은 새벽 가벼운 비밀댓글을 남겨두고 앱을 닫을 때는 마치 비밀 편지를 쓴 것 같은 감정이 들기도 한다.


작년에는 블로그에서 챌린지를 진행하며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 챌린지는 매주 하나의 게시글을 올리고 일정 미션들을 참여하면 소정의 상품을 받아갈 수 있었다. 첫 주에는 귀여운 이모티콘부터 페이백까지. 꽤나 쏠쏠하기도 했고 그로 인해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웃들이 늘어났다. 챌린지 덕분에 인스타그램처럼 활발하지 않았던 블로그에 이웃들의 글들이 쌓이기 시작하는 신기한 경험을 맛보았다.


인스타그램은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보여준다면, 블로그는 내 인생의 비하인드까지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가령 내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준비 중이라면, 인스타그램에서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올린다. 반면에 블로그에는 그 결과를 위해 치열하게 준비했던 나의 모습들을 내밀하게 담아내며 담백한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렇기에 나와 진정으로 마음을 나눈 ‘이웃’들에게 더 빨리 업데이트된 나의 인생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요즘은 펜팔이나 공유 일기장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세상이 삭막해지고 개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사회인만큼 남에게 나의 개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그런 사회에서 블로그 앱은 조금이나마 아날로그적 감성을 향유하게끔 만들어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블로그에서는 다소 진지해도, 울적해도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력으로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짤막한 글과 함께 나의 인생의 비하인드를 스윽 펼쳐보고 싶다면 블로그.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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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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