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랫동안 마음을 울리는 힘, 그림이라는 위로

화가의 또 다른 그림을 발견한 순간
글 입력 2024.05.2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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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고 시린 하늘과 짙푸른 숲, 해 질 녘 노을과 조용한 공원의 풍경 가운데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 기다려봅니다. 그러다 보면 그림이 말을 건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_ 프롤로그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준다는 의미를 지닌 '위로'.

 

어느 때는 누군가 건네는 말 한마디가 마음의 온기를 가득 채우고, 때로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그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위로'.

 

위와 같이 위로를 건네고, 또한 위로받았을 때를 떠올려보면 먼저 떠오르는 장면 중 하나는 무수한 형태의 자연이다. 물이 흐르고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그리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등의 온전히 자연만을 담을 풍경과 그런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위로와 쉼이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그 안에 푹 빠져들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럴 때면 어떤 불안과 두려움도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그래서 더 가깝게 그리고 더 자주 이러한 풍경과 마주하고 싶다.

 

그러므로 시공간의 제약이나 기타 여러 이유가 나열되면서 풍경을 직접 볼 수 없을 때면, 그림을 통해서 위안·희망·치유·휴식을 찾고자 한다. 무수한 세계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그림'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위로를 건넬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림이라는 위로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받게 된 위로는 꽤 오랫동안 마음을 울리는 힘이 존재한다. 마치 이 책에서 만난 여러 그림과 저자의 시선으로 다시 구성된 이야기가 독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순간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림의 배경과 함께 화가의 이야기를 듣거나, 이를 소개하고 추가로 개인의 감상이 담긴 글에서 나만의 시점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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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에드바르 뭉크'라는 이름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절규》였다. 책에서도 소개된 그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이에 따라서 드리워진 고통 및 불안 등의 심상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마주한 그림 《태양》은 이전에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분위기를 감지하며, 기억 속 하나의 장면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초록빛이 가득한 어느 카페에서 봤던 《태양》은 떠오르고 눈 부신 태양이 환한 빛으로 물들어 그림으로부터 희망과 같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그 공간에서, 그리고 그날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에 존재한 그림. 이제는 뭉크의 이름 옆에 가장 먼저 기억될 그림이다.

 

한편 별이 빛나는 밤에는 뭉크가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 고흐의 그림으로부터 위로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그림이 모두 책에서 소개되고 있으니,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어두운 밤도 언젠간 끝나고 해는 곧 떠오를 것입니다"

 

_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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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라는 위로』에서 소개된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러 작품은 비슷한 시기에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다채로운 감상을 선사한다.

 

많은 이에게 친숙한 그림인 클림트의 《키스》는 화려한 색의 향연이 돋보이는 그림으로 두 인물에게 집중적으로 몰입하게 된다. 1908년, 오스트리아 황제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하는 미술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이 그림은 이전까지와는 다른 평판의 찬사를 받으며,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인물보다는 풍경에 더욱 초점이 맞춰진 것이 특징으로 특히 입체감이 느껴지는 표현과 선명한 터치가 인상적이다. 한편 《키스》와 더불어서 동명의 두 그림인 《아터 포수에서》와  《화원》, 그리고 책의 표지에서도 볼 수 있는 《캄머성 공원》은 1900년대 초, 약 10년간의 그려진 그림이다.

 

이와 시기가 조금 다른 그림은 《캄머성의 고요한 공원》으로 1899 作이다. 캄머성 공원을 배경으로 한 두 작품은 어딘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림이 건네는 위로의 말들은 그 안에 담겨 있는 화가의 모습, 즉 본연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추가로 앞서 소개한 뭉크의 또 다른 그림을 본 것처럼 미처 알지 못했던, 화가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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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젠의 풍경화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이 가진 찬란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쉼이 필요할 때. 바로 클로젠의 그림을 찾아야 할 순간이다.

 

_ 그림이라는 위로 p.156

 

 

책에서 소개된 그림과 이를 그린 화가에게서 공통으로 그림을 그리는 주제 및 그 대상에 있어서 위안·희망·치유·휴식의 존재가 느껴졌다. 칼 라르손은 "아내와 함께 꾸민 집, 내 가족에 대한 추억,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림들이 내 인생 최대의 작품입니다."라고 밝혔으며, 조지 클로젠은 "위대한 작품에는, 위대한 인생에는, 살아 숨 쉬는 재료로 만든 자연이 있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고통과 슬픔 등의 순간이 닥쳐올지라도 자신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를 찾고, 어렵고 힘든 상황을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그리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쉼'을 부여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을 거 같다.

 

마음을 울리는 그림을 발견하고 마음껏, 온전히, 그리고 마음 깊이 위로를 건네고 또한 위로받을 것.

 

 

 

안지영.jpg

 

 

[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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