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창작자를 위한 픽사 스토리텔링

글 입력 2024.04.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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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상 시간이 약 30분 정도다.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마음먹는 데 29분, 일어나는 데 1분. 나는 오늘도 왜 침대에서 일어나야 하는가. 왜 계속 누워있으면 안 되는가.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반복하다 늘그막에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그 뒤부터는 일사천리다. 잠이 깼으니 머리가 잘 돌아가 빨리 씻고 나갈 준비를 끝낸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의 작업 과정도 이런 편이다. 도대체 뭘 만들어야 하는지 몰라 고민하느라 세월 다 간다. 2주의 기간을 준다면 무엇을 만들지 생각하는 데만 약 10일에서 13일 정도 걸린다. 나도 대게 2주에 한 편의 글을 쓰는 편인데, 절반 이상을 주제를 생각하는 데 할애한다. 그 뒤로는 시간의 문제가 작용하지 않는다. 빠르면 2시간 만에 한 편을 다 쓸 때도 있다. 퇴고까지 포함하면 약 3시간이면 충분하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분야에 상관없이 이런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그놈의 ‘소재’에 시달리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닌가.


내가 바라보는 창작은 ‘나를 말하는 것’과 ‘내가 아닌 것을 말하는 것’으로 나뉜다. 전자는 큰 도움이 필요 없다.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없기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면 소재가 나온다. 후자의 경우에는 도움이 필요하다. 막연한 어떤 것을 만들어 모두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무엇을 만들지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만들지도 생각해야 한다. 아무거나 만들면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그리 한가한 삶을 살 수 없다. 그렇기에 ‘저 사람’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세상에 선보여야 한다.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다루는 자가 승리하는 세상이다.

 

 
픽사는 안정적이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조와 독창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세계관, 흡인력 있는 전개와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자랑하는 유수한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애니메이션은 아동용 스토리’라는 편견을 깨준  시리즈부터 픽사의 ‘흥행 불패’ 신화를 만든 , , , , 완성도 높은 스토리의 힘을 보여준 , , , 독창적 세계관과 감동적인 주제 의식을 훌륭하게 결합한 , , , 한국계 이주민의 공감되는 이야기로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까지 오랫동안 성공적인 스토리 포맷들을 개발해왔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공감’과 ‘갈등’이다. 우리는 평면적인 인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입체적인 인물을 원한다. 이리저리 돌려보며 다방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상과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 속에는 갈등이 존재해야 한다. 토이 스토리의 우디가 그렇다. 우디는 장난감이라는 자신의 처지와 그 존재 이유를 고민하고, 해답을 찾고, 자신의 현실을 마주한다. 감정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캐릭터기에 우리가 그에게 흥미를 느낀다. 우리도 적어도 한 번은 그런 과정을 겪었기에 우디의 갈등에 공감한다. 나는 왜 살고 있을까. 지금 하는 일이 맞을까, 내가 정말 원하던 것일까. 저 사람은 나를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살면서 한 번씩은 해봤을 고민이다. 그걸 보여주고 있는 것이 우디라는 장난감일 뿐 남의 이야기 아닌 나의 이야기다.

 

 
픽사의 영화는 스토리의 핵심을 찾고 결코 그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픽사는 정서적 핵심, 즉 결점과 그 결점을 극대화하는 플롯을 찾으면 모든 사건과 등장인물을 이 주요 서사와 긴밀히 연결시킨다. 〈라따뚜이〉를 자세히 살펴보자. (…) ‘이 쥐는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영화 전체에 걸쳐 ‘맞아, 레미와 링귀니가 함께 요리하며 친구가 된 모습을 봐’와 ‘아니야,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사람들이 레미를 끝내 받아주지 않아서 요리사로 절대 인정받을 수 없을 거야’의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흔들린다. 이것이 유기성이다. 이야기 속 모든 요소가 핵심 아이디어, 주된 갈등과 연결되어야 한다. (24-27)
 


창작을 하는 우리는 연어가 되어야 한다. 저 넓은 바다로 나아가 힘차게 헤엄치며 다양한 물고기를 만나기 위해 헤엄친다. 하지만 언젠가는 강으로 돌아와야 한다. 귀소본능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참신한 소재를 찾고자 모순되게도 나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 강을 헤엄치던 민물고기로 바다로 나아갔을 때 그들은 관심을 가진다. 바다에서는 본 적 없던 녀석이 누구인지 호기심에 탐색하다 보면 자신들과 똑같은 물고기라는 것에 경계를 푼다. 그리고 들어본 적 없던 강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자. 따뜻한 아메리카노다. 남 일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남인 나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가진다. 역설이 곧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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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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