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명화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 읽기 - 이야기 미술관

글 입력 2024.04.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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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어렵다. 등장인물 한명 한명을 소개해 주고 진행되는 사건과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는 소설이나, 심지어는 이를 시각화해서 영상으로 보여주는 영화와는 달리 그림은 불친절하다. 멈춰있는 한 장면을 그린 그림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이게 누구를, 무엇을 그린 것인지 우리는 스스로 알아내야 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단서는 너무나 적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림은 재밌다. 제공되는 정보가 적은 만큼 우리는 마음껏 상상할 수 있다. 그림 앞에서 우리는 자유롭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미술을 감상할 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또 다르다. 시대적 배경을 알면 왜 이런 그림이 그려졌는지 알 수 있고, 작가의 삶을 알면 작가가 그림을 그릴 당시의 마음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다.

 

“모든 화가는 각자의 방식대로 회화의 역사를 요약한다.” - 질 들뢰즈


특히나 그림 앞에 덩그러니 놓인 느낌이 당황스럽다면 약간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책 <이야기 미술관>은 알기 쉽게 그림 이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화가의 삶과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 그림이 그려진 당시의 사회적 상황 등을 함께 살펴보며 그림을 더 깊이 즐겨보자. 이 책의 저자이자 도슨트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이창용은 화가의 생애, 작품의 탄생 배경, 그리고 그림 속 비하인드를 보여주며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작품 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 미술관>에는 네 개의 방이 존재한다. ‘영감’, ‘고독’, ‘사랑’, ‘영원’의 방에서 우리는 수 세기 전에 탄생한 걸작들을 감상하며 아름답고 경이로운 그림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쉽고 재밌는 이야기를 발 받침 삼아 더 선명하게 다가올 작품들을 맞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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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의 방 - 영감의 방에는 생명력 넘치는 색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강렬한 색채의 해바라기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의 삶을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 표현적 실험을 거듭하며 현대미술의 시대를 연 파블로 피카소, 혼란스러운 세상을 냉철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프란시스코 고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탈리아 낭만주의 대표 화가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작품소개가 기억에 남는다. 그의 작품 <입맞춤>은 그저 로맨틱한 연인의 모습을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19세기 중반 이탈리아의 독립을 향한 작가의 열망이라는 숨은 의미를 알게 되며 더욱 크게 감동받았다.


고독의 방 - 고독의 방은 어둡고 외로우며 침묵이 흐르지만, 그 속에서 고요를 깨기 위해 살아 움직이는 작품들을 다룬다. 비극적인 인생사 속에서 예술로 스스로를 위로한 뭉크, 성스럽고 아름다운 <피에타>를 통해 실수와 오명을 만회한 미켈란젤로 등의 재밌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고독의 방에서는 예술가들이 인생에서 마주한 힘든 순간, 차오르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예술로 승화해 내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그 것은 어느 때보다, 그 무엇보다 경이롭고 숭고하다.


사랑의 방 - 사랑의 방에서는 넘치게 행복하고 가슴 아프게 애틋한 장면들을 만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면에 숨어 있는 위태로운 감정을 담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는 샤갈의 마음을 보여주는 <이삭의 희생>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고흐의 <아몬드 나무>가 주는 감동이 유독 뜨거웠다. 살아생전 인정받지 못한 고흐의 그림들 속에는 그림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어딘지 모를 슬픔이 느껴지곤 했는데,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 그림에서는 그저 희망찬 사랑의 감정만이 느껴졌다.


영원의 방 - 마지막 영원의 방에서는 그 시대의 찰나의 모습을 강렬하게 담아 그림 속에서 영원히 불멸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쟁의 참혹함을 담은 피카소의 <게르니카>, 조국의 영광스러운 역사를 염원한 로렌스 알마 타데마의 <헬리오가발루스의 장미>와 같은 작품들이다.

 

어디선가 자주 봐서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아름답고도 잔혹한 이 그림 속에서 밀레이가 추구했던 기술에 목매지 않는 진실한 예술세계가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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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하예즈, <입맞춤> (1859)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미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 또한 그 주장에 완전히 동의한다. 미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일상은 더 풍요로워지고 윤택해지며, 나의 취향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새롭고 다양한 나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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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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