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진솔하게 담아낸 '나 사용법' - 약한 게 아니라 슌한 거야

저마다의 불안을 안고 사는 모두에게 윤수훈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글 입력 2024.0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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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함께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친구에게 ‘무대에 서지 않지만 배우입니다’라는 제목의 웹툰을 추천받은 적이 있다.

 

프로도 아니고 전공생도 아니었지만, 한창 연극을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던 나는 왠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 이 만화를 자주 들여다봤던 것 같다.

 

이 만화를 계기로 나는 인스타그램에서 윤수훈 작가의 계정을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게시글 알림을 설정해놓고 글이 올라올 때마다 찾아 읽을 정도의 팬심은 아니었지만, 가끔가다 피드에서 발견해 한 편씩 읽다 보면 귀여운 그림체 안에 들어 있는 일상적인 성찰이 마음에 와닿을 때가 많았다.

   

얼마 전 윤수훈 작가의 《약한 게 아니라 슌:한 거야》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나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주었던 만화들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가져다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그 생각은 책을 직접 받아 보았을 때 더 확실해졌다.


이 책에서는 ‘나’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관계, 불안, 상처, 자존감 등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비슷한 주제와 내용을 다루고 있는 만화들을 한데 엮어 만든 책이다 보니 그동안 봐왔던 만화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볼 때보다 훨씬 응집력 있게 다가온다.

 

각각의 만화는 대부분 한두 장 정도로 분량이 그리 길지 않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어렵고 복잡한 생각들을 이렇게 짧고 굵은 메시지로 바꾸어 전달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성찰의 시간이 있었을지를 상상하다 보면 오히려 만화의 컷 하나하나가 온종일 우려낸 사골 국물처럼 깊이 있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일상 속에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과 성찰의 과정이 솔직담백하게 담겨 있는 만화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이제는 나의 마음도 솔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나만 하는 줄 알았던 생각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안도감과 함께 찾아오는 동질감은 그동안 꽁꽁 잠가 두었던 마음의 빗장을 풀 열쇠가 된다.

 

내가 굳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하더라도 나는 지금의 나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 그렇기에 부족한 나를 더 사랑하고 다독여줄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 터득하게 된 ‘나 사용법’이 언젠가는 타인에 대한 포용으로까지 나아가 우리가 맺는 관계들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누구나 하는 고민이지만 그래서 더 말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쉽지만 진솔하게 풀어낸 윤수훈 작가의 책 《약한 게 아니라 슌:한 거야》.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

 

윤수훈 -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다 스무 살에 돌연 뮤지컬을 시작했다. 군대에서 쓴 글을 모아 첫 책 [그냥이 어때서](2018)를 출간하며 계획에 없던 작가로 데뷔했다. 계획했던 뮤지컬 배우로서의 데뷔는 무기한 연기되었지만, 배우를 준비했던 경험을 만화로 연재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 만화는 [무대에 서지 않지만 배우입니다](2020)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후 본격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쓰고 그리기 시작했다.

 

술이 좋아서 취중진담 만화 [취야진담](2020)을, 여행이 좋아서 여행 에세이 [계획대로 될 리 없음!](2021)을 펴냈다. 이처럼 예측불허한 삶이 그저 순풍을 타고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필명을 '슌'(順, 순할 순)이라고 지었다. 최근 친구와 함께 여행 유튜브 [미미의세상]을 시작했다. 이 새로운 바람은 나를 어디로 데려다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를 저으며 오늘을 사는 중이다.

 

 

[윤채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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