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대 미술 여행의 길잡이 - 도서 '컬렉터처럼, 아트투어'

미술 시장, 화가와 작품, 도시에 관한 지식을 얻다
글 입력 2024.01.1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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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와서 꼭 듣고 싶었던 것은 ‘서양 미술의 이해’와 같은 수업이었다. 그렇지만 들어야 하는 전공 수업은 너무 많았고 교양 수업은 뒷순위로 밀리다가 결국 졸업할 때까지 못 듣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미련을 푸는 것 같다.

 

<컬렉터처럼, 아트투어>는 미술품 시장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위한 길잡이 책이다.

 

1장에서 아시아 아트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술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2장과 3장에서 컬렉터라면 꼭 알아야 할 대표 아티스트를 해외와 국내 부문에서 각각 10명씩 뽑아 소개한다. 4장에서는 1년 열두 달 동안 세계의 예술 도시를 탐방할 수 있도록 도시와 그 도시 출신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한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미술 시장, 화가와 작품, 도시에 관한 광범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국내 아티스트 ‘이건용’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이건용은 1970년대부터 퍼포먼스, 조각, 설치, 영상을 넘나들며 작업해 온 우리나라 행위예술의 선구자라고 한다. 그의 대표 시리즈인 ‘신체 드로잉’은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을 기록한 퍼포먼스에 가깝다고 한다.

 

“캔버스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붓에 물감을 묻히고 팔이 닿는 거리까지만 붓을 쥔 두 팔을 쭉 뻗어 원을 그리고 화면을 등진 채 그어낸 선은 그 과정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하트 그림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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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냥 봤을 때는 주욱 선을 그어 하트를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캔버스를 내버려둔 채 팔을 움직여 원을 그린 것이 독특하게 다가왔다. 주욱 아래로 흘러내린 물감과 배경을 이루는 하늘색의 가로와 세로선이 묘한 분위기를 이룬다. 국내 아티스트 10인 중 유일한 행위예술가라 더 기억에 남았던 것도 같다.


또, 해외 아티스트 중 ‘카우스’도 기억에 남는다. BTS의 RM이 좋아하는 캐릭터라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뉴욕의 버스 정류장, 공중전화 부스 등 공공시설의 광고물에 그라피티를 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다가 다양한 협업을 통해 영역을 넓혀 나갔다고 한다.

 

미키마우스에서 영감을 받은 데에 자신이 좋아하는 ‘X’모양을 더해 반항적이면서도 아주 멋진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이러한 일화들이 더 호기심이 갔던 것 같다.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 봤던 르네상스 등의 예술 사조와는 확연히 다르고 개성 넘치는 현대 미술에 대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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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갤러리와 미술관에 관해 소개받아서 나중에 해외여행이 갈 일이 있다면 참고하기 좋을 것 같다.

 

특히 일본 도쿄의 ‘모리 미술관’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고 한다. 도쿄 롯폰기힐스 모리타워 53층에 설립한 미술관으로 자연, 일본 문화에 관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구현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유럽에 간다면 미술관에 가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데 일본 여행이라 하면 미술관 일정을 계획하지는 않게 된다. 반면 새로운 여행 방식을 알게 되어 재미있고 신선한 도전이 될 것 같다.


현대 미술과 미술품 시장에 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또 미술품을 전시한 ‘공간’에 관심이 있다면 더더욱 입맛에 맞는 책이 될 것이다.

 

우리는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작품이 놓인 공간까지도 의미를 찾아내기 때문에, 그 공간을 잘 알면 더 유익하게 감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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