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공연예술계가 쉬지 않고 꽃피우는 달이다.

무용계도 예외는 아니다. 무용 축제가 하나둘 열리고 있는 요즘, 오는 10월에는 올해로 23회를 맞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가 열린다.

SPAF는 2001년에 시작된 국제 공연예술축제다. 매년 10월 한 달간 서울 대학로 인근에서 개최하며, 올해는 10월 6일(금)부터 10월 29일(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정동극장_세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여행자극장 등에서 열린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SPAF는 '동시대 관점과 시대적 가치를 담아내는 국 공연예술 축제'라는 예술적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SPAF는 기후 위기와 같은 환경 이슈, 장애 접근성을 토대로 공연과 워크숍 등에 배리어 프리 회차를 적용하는 등 공연 내외를 넘나드는 기획과 운영이 눈에 띈다.

2023 SPAF는 디지털 일상화 시대의 예술과 기술, 과학의 혁신성과 기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경계 없는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질문은 모든 변화와 개혁의 첫 단추다.

기존의 움직임 문법, 무용 공연의 형식, 예술과 기술의 만남, 국가와 지역의 연결 등 전통적인 관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새로운 시선을 만나거나 상반되어 보이는 두 개념의 조화나 연결 등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2023 SPAF는 연극, 무용, 다원예술, 체험형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19개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막작인 프랑스 샤요 국립무용극장의 ‘익스트림 바디(Corps extremes)’는 서커스, 클라이밍 등 스포츠적인 요소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관점에서의 무용을 선보인다.

안은미 컴퍼니의 ‘웰컴투유어코리아(Welcome to Your Korea)’는 안은미가 2019년부터 지속해서 탐구한 주제인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다. 동남아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을 극복하기 위한 내용을 담으며 아세안 국가의 안무가 4명을 초청하여 선보이는 작품이다.

김비의 연극연습 프로젝트인 ‘연극연습3. 극작 연습-물고기로 죽기’는 신체, 성별 등의 구분 앞에서 해석되는 개인의 몸과 삶에 대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트랜스젠더 소설가의 글이 연극과 춤, 영상과 만나 무대화된다.

기후 위기를 예술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에너지_보이지 않는 언어’는 관객참여 연극으로 기획자이며 연구자인 김지연과 연극 연출가인 전윤환의 작품이다.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공연 프랑스의 프랑크 비그루(Franck Vigroux)의 ‘플레시(Flesh)’, 배우 없는 무대에서 소리와 공간만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드센터의 ‘베케트의 방’, 인사동 일대를 다니며 AR글래스를 통해 1919년의 ‘독립’을 바라보는 거인아트랩의 ‘인.투(In.To)’등 세 작품은 디지털 시대의 예술을 보여준다.

공연 외에도 참여할 수 있는 포럼, 라운드 테이블, 워크숍과 같은 프로젝트가 마련되어 있다. 인터파크에서 SPAF 무용 패키지, 연극 패키지, 하마티아 3부작 패키지 등 2023 SPAF의 작품을 패키지로 엮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