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주문하신 인류애 나왔습니다 [만화]

네이버 웹툰 '마루는 강쥐' 영업글
글 입력 2023.09.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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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생명체는 없었다. 이것은 강아지인가, 사람인가. 안녕하세요. 강아지 마루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단조롭고 삶이 버석하게 말라가는 느낌을 받고 있나요? 그렇다면 마음을 촉촉하게 적실 수 있는 네이버 웹툰, ‘마루는 강쥐’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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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람 됐다. 짱이지… 이 손을 봐, 대박임’라는 천진난만한 대사로 인터넷에서 밈으로 퍼진 천재 강아지, 마루. 위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웹툰은 어느 날 사람이 된 강아지의 이야기다.

 

잇따른 악재에 서러워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 어디 없나 한탄하며 잠든 3년 차 자취인 최우리. 한탄할 당시 밤하늘에서는 무수한 별똥별이 섬광과 함께 떨어지고, 마루는 그 광경을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의 배 위에는 처음 보는 5살 여자아이로 변한 마루가 있었다.

 

가만 보니, 복슬복슬한 곱슬 털이 떠오르는 양 갈래 파마머리. 땡그란 눈. 순수하면서도 말괄량이 성격에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전날 드라마 속 강아지가 사람이 된 모습을 비웃은 업보일까, 혹은 축복일까. 그렇게 기묘한 우리와 마루, 2인(人) 가구 일상이 시작된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우리와 마루가 살고 있는 빌라의 이웃집, 마루가 다니는 유치원 등 마루를 둘러싼 주변 인물과의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아래층에는 마루와 동갑으로 친구가 된 ‘임서율’의 사촌 형, ‘임준호’가 살고 있다. 옆집에는 유치원 선생님 ‘황순정’이 살고 있는데, 아이들을 사랑하는 투철한 직업관과 그렇지 못한 센 인상으로 속앓이 중이다.

 

그 밖에도 특이한 건강수련법을 실천 중인 1층의 ‘백만세’ 할아버지와 항상 마음속에 사표 1장을 품고 있는 3층의 직장인 ‘김미영’ 씨가 등장한다. 에피소드당 짧게는 1화, 길게는 3~4화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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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웹툰이라는 장르에 충실한 개성 만점 캐릭터 설정과 시트콤적인 대사가 매력이다. ‘모죠’ 작가는 더덕 캐릭터가 주인공이었던 전작과 달리,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색감으로 작품 변신을 꾀하면서도 특유의 개그 코드는 여전하다.

 

5살 아이의 순수한 시선과 등장인물 간 악의가 보이지 않는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마루와 우리 관계뿐만 아니라, 웹툰 속 모든 등장인물이 상대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보여준다. 무해한 웃음으로 사랑받고 있는 tvN 예능 ‘지구 오락실’과 같은 결을 보인다.

 

마루가 심심해서 던진 종이비행기에 누군가는 다친 다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힘을 얻고, 아픈 주변 인물이 나았으면 하는 마음에 네잎클로버, 종이학 등을 무작정 챙겨 같이 소원을 빈다. 시트콤적인 상황 속에도 이해타산을 계산하지 않은 선의에 눈가가 촉촉해진다.

 

이 이야기는 허구임을 인지하면서도 웹툰 속 무해한 등장인물을 보고 있으면 ‘내가 사는 현실 어딘가에서도 이렇게 따뜻한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면 조금 전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진 기분이 든다.

 

어렸을 때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던 길 강아지에게 다가가 관심을 구걸했다가, 자기 밥그릇을 뺏는 줄 착각한 강아지에게 쫓겨 집으로 달음박질한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강아지가 무서워져, 멀찍이 떨어져야 귀여워할 수 있게 됐고 랜선 고양이 집사 길을 걸었다.

 

마루는 그런 내게 첫 랜선 강아지가 되었다. 어느덧 20대 중반이 되고, 좋은 일이 생겨도 종종 냉소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인지할 때면 스스로가 부끄럽다. ‘마루는 강쥐’는 나를 포함해, 세상과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켜켜이 쌓이고 있는 현대인에게 혹 우리가 세상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꼬집어 준다.

 

노골적인 훈계 대사가 아닌, 선의로 똘똘 뭉친 아이와 어른의 상호작용을 보며 인류애 충전과 자기반성을 하는 것이다. 과몰입 없이, 머리 쓸 필요 없이 가볍게, 재밌는 웹툰을 보고 싶다면 ‘마루는 강쥐’를 적극 추천한다.

 

3화 정도 보면, 어느새 마루의 랜선 언니로 거듭나 이 웹툰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토록 무해하면서도 웃긴 웹툰은 귀하니까!

 

 

[이도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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