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밀정리스트

글 입력 2023.09.0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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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리스트 poster김동현.jpg

 

 

우리가 기억하는 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독립운동가로 둔갑한 밀정들, 그 배신의 기록


 

극발전소301에서 2023년 9월 20일부터 10월 1일까지 대학로 민송아트홀 1관에서 연극 신작 [밀정리스트]를 선보인다.

 

[밀정리스트]는 1929년 경성에서 일본 총독 암살 거사를 준비하는 의열단 단원들 이야기다. 일제의 탄압과 감시망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단원들은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이들 앞에 상해에서 건너온 김충옥이 나타나 권총 4정과 탄알 800발, 다량의 폭탄과 군자금 모금명부를 전달한다.

 

의열단 단원들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하고 사이토 일본 총독을 암살할 거사를 치밀하게 준비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김충옥은 단원들 안에 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곁에 있는 동지들을 하나하나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 속으로 빠져든다. 과연 동료 중에 누가 밀정인가?

 

작품 속 인물처럼 일제강점기에 독립투사를 가장한 밀정이 암암리에 활동했고, 이들 가운에는 거물급 독립운동가도 있었다. 친일파나 매국노보다 더 두려운 존재는 항일단체 내부에서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갈등과 불안을 조장해 조직을 분열시키는 독버섯 같은 스파이였다.

 

작품을 집필한 정범철 작가는 KBS탐사보도부의 다큐멘터리를 본 뒤 수많은 밀정들이 독립운동가로 둔갑해 현충원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취재를 통해 밝혀진 밀정 혐의자는 895명임에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밀정은 20여 명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서훈 심사나 과거사 청산이 이토록 미흡했다는 점, 독립운동의 이면 속 우리 민족의 민낯을 마주하는 것은 실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해방과 더불어 엄정한 과거 청산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밀정들. 그들 중에는 일제로부터 월급을 받는 밀정부터 독립운동을 하다가 변절한 이들도 있었다. 이 같은 변절과 배신의 비극 속에서도 언제 올지 모르는 해방을 기다리며 끝까지 항일운동을 이어갔던 독립투사들 모습은 더욱 빛을 발한다. 무대에서 이들의 애국혼을 생생하게 목격하는 순간, 가슴 깊이 경의와 감동이 스며든다.

 

[밀정리스트]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들이 바로 잡히길 희망하는 연극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우리가 기억하는 한 아직 끝난 것은 아니기에 이름 없는 항일운동의 주역들을 찾아 기억하고, 독립운동가로 신분 세탁한 밀정들을 비롯해 일본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극화한 이 연극은 일제의 가혹한 탄압과 악랄한 공작 속에서도 숭고한 대한독립의 의지를 꺾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한다. 출연 배우들은 더블캐스트로 진행되는데 '세기의 사나이', '타자기를 치는 남자' 등을 통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김동현과 브라운관과 무대를 오가며 배우 임일규가 김충옥 역을 번갈아 맡는다. 그 외 윤관우, 류지훈, 박수연, 장희재, 허동수, 오문강, 임기현, 이나경, 조승민, 김남호 등이 출연하고, '물고기 남자', '대화의 습도'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성진이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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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 1929년, 경성의 은신처. 의열단 단원인 최태규, 신화진, 김명순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의열단원 김충옥과 정설진이 등장한다. 권총 4정과 탄알 800발, 폭탄 4개와 모금명단을 갖고 상해에서 경성까지 검문을 피해 넘어온 것이다. 그들은 은밀히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과 사이토 일본 총독을 암살하려는 거사를 준비하는데 그들의 계획은 실패로 끝나게 되고, 김충옥은 의열단 안에 밀정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된다. 과연 누가 밀정일까?


작가의 글 - KBS 탐사보도부는 2019년 다큐멘터리 취재를 통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밀정 89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중에 상당수의 인원이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고 여전히 현충원에 안치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일본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나라를 팔아먹고 배반한 반역자와 매국노들을 처벌하지 못한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나라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첩자가 된 그들이 죗값을 치르기는커녕 대를 이어 권력을 이어온 현실을 우리는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극화된 이야기이며 많은 후손이 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국가보훈처가 진실을 규명하고 신분 세탁을 한 밀정들을 철저히 재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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