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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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엔 우리가 있었다!"
빛바랜 사진 속에서 뮤지컬 무대 위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원조 레전드
오는 9월 3일부터 11월 12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쇼 뮤지컬 <시스터즈 (SheStars!)>가 공연된다. <시스터즈>는 케이팝 열풍 속 걸그룹 파워에 주목하며 이들의 선조라 할 수 있는 한국 가요사 속 '시스터즈'들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빛바랜 사진 속에 있던 그 시절 시스터즈들은 2023년 뮤지컬 무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할 예정이다.
공연을 만들기 위해 박칼린 연출과 전수양 작가는 8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거기에는 조선악극단의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저고리시스터'를 시작으로, 1950년대 미국에 진출하여 한류의 원조를 이끈 '김시스터즈', 60년대 슈퍼 걸그룹 '이시스터즈', 대중음악의 전설 윤복희의 '코리아키튼즈', 그리고 7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를 휩쓴 '바니걸스'와 걸출한 예인 인순이를 배출한 '희자매' 등 거인들이 있었다. 홍보수단이라고는 입소문이 전부였던 시절, 척박한 환경 속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억압과 편견을 당당하게 극복하며 자신만의 화려한 무대를 보여준 이들이다.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무대 위 진정한 엔터테이너였던 시스터즈들의 전성기 전설적 무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쇼가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쇼 사이사이에는 그 시대 최고의 팝스타가 되기까지 성장 스토리가 드라마틱하게 엮인다. 그녀들의 스토리, 옛날 신문, 사진, 영상 등 팩트가 가미되어 다큐멘터리 같다가도 어느 순간 생생한 그 시절이 오늘날 허구의 무대에서 화려하게 재생되는 일종의 모큐멘터리 공연이라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의 경성 조선극장, 미8군 무대, 60년대 라스베가스 호텔, 에드설리번 쇼, 서울 명동 거리 등 시스터즈들이 활동하는 역사 속 다양한 배경도 볼거리다. 무대는 그 시절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최신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를 살려 표현될 전망이다. 별다른 기술 없이 자신의 실력과 아우라로만 무대를 휘어잡아야 했던 그 시절의 가치와 느낌을 지키기 위해서다.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연, 신의정, 김려원, 선민, 하유진,
황성현, 홍서영, 이서영, 정연, 정유지, 이예은
흑백사진 속 인물들을 현실로 불러내 올 <시스터즈 (SheStars!)>의 배우들은 한국 뮤지컬의 전성기를 이어갈 재능 넘치는 신성들로 구성되었다.
유연, 신의정, 김려원, 선민, 하유진, 이예은, 정유지, 정연, 이서영, 홍서영, 황성현 등 크고 작은 무대에서 빼어난 재능을 뽐냈던 배우들은 모두 까마득한 예인 선배들의 무대를 재현하는 배우로 선택된 것에 기뻐하며 전설들의 완벽한 무대 매너, 가창력, 카리스마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저마다 혼신의 노력을 다할 각오를 비추고 있다.
특히 참여하는 모든 배우가 멀티 배역으로 여러 역할을 소화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공연에 참여하는 각 배우들은 주역 1-3인과 단역 3-4인을 소화할 뿐만 아니라, 오늘과 내일 소화하는 주요 배역도 달라진다. 단일 서사의 북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같은 배역 배정은 배우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고, 관객들에게는 흥미로움과 다 회 관람의 가치를 높인다.
지휘자 없이 밴드 마스터와 함께 구성된 10인조 밴드도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춤꾼, 노래꾼, 연주자로 대표되었던 그 시절 엔터 업계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밴드는 또 하나의 배우로서 무대 위 존재한다. 금관악기가 주축이 되는 브라스 밴드는 시대의 주법을 되살린 음악을 들려주고, 배우들은 시스터즈들의 발성과 몸짓을 그대로 재현하며 시대의 히트곡들이 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증명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 개막을 앞두고 연출 박칼린은 “쇼 뮤지컬 <시스터즈 (SheStars!)>가 세 가지 여운을 관객에게 남기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 그 첫 번째는 우리 음악 역사에 운명을 개척했던 대단한 여성들이 있었구나. 둘째는 역사물인데도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구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무대를 채우는 우리 배우들이 정말 시대의 히로인을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100분간의 컴팩트한 시간이 그야말로 쏜살같이 흐르는 즐거운 경험을 할 것”이라며 공연에 대한 기대를 드높였다.
[김소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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