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펜으로 쓰는 춤

글 입력 2023.06.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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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펜으로 쓰는 춤.jpg

 

 

"나는 춤을 출 때

살아 있음의 자유를 온전히 누린다."


'철학하는 무용가' 김윤정이 춤추듯이 써 내려간

무대와 예술 그리고 인생 이야기

 

 

재독 안무가 김윤정의 예술과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펜으로 쓰는 춤]이 출간되었다. 한국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후 유럽으로 건너가 공연 활동을 펼쳐온 저자는 '철학하는 무용가, 사유하는 예술가'라고 불린다. 본업인 공연예술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 미술 등 인문학과 예술 분야에도 해박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상가와 예술가에게 받은 영감과 끊임없는 고뇌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저자는 예술과 우리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무엇이 나를 춤추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시작되었다는 글쓰기는 예술을 창작하고 향유하는 안무가의 삶, 타국에 사는 이방인의 삶을 그려낸다. 공연예술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세계 여행기, 문화 감상록에 이르는 다채로운 글들은 때로는 기분 좋은 유쾌함을, 때로는 진지한 사유를 건네며 독자들을 지적인 사색의 세계로 이끈다.

 

예술은 삶이 힘들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예술이 모든 인생의 질문에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우리의 일상을 구원할 수는 있다. 살다 보면 시시때때로 부딪히는 난제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책은 예술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다운 삶의 모습을 찾아 일상을 사소한 행복으로 채우다 보면 진정한 삶의 완성에 이르게 되지 않겠느냐는 답을 제시한다.


[펜으로 쓰는 춤]은 안무가이자 공연예술가의 시선에 비친 일상을 담은 에세이다. 예술과 인생에 대한 고찰,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쓴 진솔한 여행기와 인상 깊은 예술 문화 작품에 대한 감상은 일상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일의 즐거움을 일깨운다. 첫 번째 장은 인생에서 예술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연예술가에게 '무대'가 지니는 의미와 예술에 주어지는 상에 대한 단상부터, 독서와 공연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일화들은 예술이 인생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두 번째 장에서는 무대를 바깥으로 옮겨 독일살이와 여행기를 다룬다. "독일에서도 한국에서도 늘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에 익숙하다 보니, 어디를 가도 관찰하고 영감을 받는 것이 나의 정체성이 되어버렸다"는 저자는 20여 년 넘게 이방인으로 살면서 겪은 경험을 털어놓는다. 또한 공연을 위해, 개인적인 여행을 위해, 친구를 만나기 위해 떠난 수많은 여행은 내면을 한 뼘씩 성장시켰음을 발견한다.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는 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마지막 장은 저자에게 영감을 준 전시와 영화,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록이다. 쿠사마 야요이, 페데리코 펠리니, 파스칼 키냐르, 페르난두 페소아, 버지니아 울프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에서 건져 올린 사유의 결과물은 저자의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문장이 만들어진 과정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펜으로 쓰는 춤]에는 한결같이 삶을 예찬하는 긍정의 힘이 있다.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사랑, 죽음, 만남과 이별을 말하면서도 비관이 아닌 긍정주의를 견지하는 태도는 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위로와 용기를 준다. "내일, 아니 한 시간 뒤, 10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매 순간 하고 싶은 말과 감정을 표현하고 살아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

 

김윤정 - 안무가, 공연예술가. 수원대학교 무용과를 졸업한 후 이화여자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현대무용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아시아인 최초로 네덜란드 아른험 예술대학에서 무용으로 디플롬을 받았다. 독일 주정부의 지원으로 첫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미국, 러시아,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치며 해외 평론가들로부터 "춤 안에서 명확히 표현되어야 할 자신만의 언어를 알고 있는 안무가"로 인정받았다.

 

2001년 독일 푀르데룽 프라이스 후보에 올랐으며, 2006년 [닻을 내리다]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올해의 예술상을, 2007년 '베케트의 방]으로 무용예술상 작품상을, 2018년 [인터뷰]로 한국춤비평가협회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로 2021년을 빛낸 안무가상과 한국춤비평가협회 베스트 6 작품상에 선정되었다. 예술의 전당과 LIG아트홀, 나비아트센터에서 제작 공연을 맡았으며,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세계무용축제 등 다양한 무용 페스티벌에 참가하였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일에도 매혹되어 문화예술 웹진 '더 프리뷰'에서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는 'YJK 댄스 프로젝트' 대표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무용 장르를 해체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언어로서의 춤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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