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늘 하루를 살아낸다, ‘비 오는 날이면’ [음악]

뮤지컬 '빨래'
글 입력 2023.06.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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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빨래’에는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월세가 몇 달 밀린 세입자와 그동안은 혼자 서울에 사는 것이 안쓰러워 기다려줬지만,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다는 집주인과의 관계가 나오고 매일같이 남들을 흉보는 직장 상사와 직원들의 관계, 서로에 대해 천천히 다가가는 사랑에 빠진 풋풋한 커플부터 중년의 커플까지 일상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빨래’는 다양한 상황에 놓인 등장인물들이 하루를 살아가는, 혹은 살아내는 이야기를 빨래라는 소재와 함께 풀어낸다. ‘빨래’에 등장하는 많은 넘버 중 나는 ‘비 오는 날이면’에 등장하는 인물과 가사에 가장 공감이 되어 이에 대한 오피니언을 작성하고자 한다.

 

서울살이 2년


바쁜 게 좋아 서울에서 시작한 직장생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사는 기분은 홀가분했지만


아파도 약 한 봉지 사주는 이 없고

무슨 일 생겨도 연락할 사람 하나 없고

비 오는 날이면

죽었다 깨어나도 회사 가기 싫어

어금니 꽉 깨물고 버티자 속으로 외치지


다음 달 카드 값 장난 아냐 장난이 아니야

 

- '비 오는 날이면' 중

 

’비 오는 날이면‘은 주요 등장인물과 함께 서울에서 생활하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담는 넘버이다.

 

버스 기사, 직장인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는데, 나는 그중 직장인의 이야기가 가장 와닿는다. 직장인이 노래를 부를 때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사는 기분은 홀가분했지만 아파도 약 한 봉지 사주는 이 없고 무슨 일 생겨도 연락할 사람 하나 없어’라는 가사가 나온다.


홀로 생활하는 것에 대해 양면적인 감정을 나타내서 공감된 가사이다. 나는 대학에 다니며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게 되었고, 홀로 생활한다는 것은 마냥 즐거운 것만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홀로 생활한다는 것은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내가 무엇을 입든, 먹든, 언제 들어오든 자유롭게 지낼 수 있지만, 그만큼 내가 행동한 결과를 고스란히 돌려받게 되고 내가 스스로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내가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때마다 오늘 하루를 버텨내자는 생각할 때가 있다. 나는 워낙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고, 새로운 것을 천천히 받아들이는 편이기에 처음 혼자 살게 되었을 때에는 말 그대로 어금니를 꽉 깨문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기에 ‘어금니 꽉 깨물고 버티자 속으로 외치지’라는 가사에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힘들게 살아가는 건

우리에게 남아있는 부질없는 희망 때문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흔들리는 내 꿈을

쫓아가 보지만 남는 건 허탈한 마음뿐


누가 안쓰러운 우리 삶을 위로해 줄까요

누가 서글픈 우리 삶을 위로해 줄까요

 

- '비 오는 날이면' 중

 

또한, 후반부의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흔들리는 내 꿈을 쫓아가 보지만 남는 건 허탈한 마음뿐’은 공감이 되는 가사 중 하나이다.

 

위대한 사람들의 명언처럼 꿈을 좇아가면 희망이 보인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은 꿈을 좇아갈수록 그 꿈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허탈한 감정으로 마음이 가득 차는 기분을 이야기한다.


‘비 오는 날이면’에서는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끔은 고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 고난을 버텨내는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너무 힘들 때, 그것은 산다는 의미보다는 살아낸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다양한 환경에 처해있는 많은 이들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냈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이 노래를 듣길 바란다.

 

 

 

아트인사이트 태그 송유빈.jpg

 

 

[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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