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빛과 어둠의 관계성, ‘킹메이커’ [영화]

영화 <킹메이커> (2022)
글 입력 2023.05.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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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와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들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영화를 해석해 보면 빛과 어둠은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빛과 어둠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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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에서 서창대는 빛과 어둠에 대해 이야기한다.

 

빛은 김운범을, 어둠은 서창대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빛과 어둠이 선과 악의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에 ‘빛은 어둠을 이긴다’라는 말이 영화에서는 애초에 전제가 틀린 것이 된다. 영화에서의 빛과 어둠은 대립 관계가 아닌, 필연적으로 함께할 수밖에 없는 관계이다. 빛은 꼭 그림자, 즉 어둠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서창대는 김운범의 정치 목표는 좋지만, 현재의 선거 전략으로는 당선은 꿈도 못 꾼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선거 전략을 세우는 데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고, 서창대가 주도한 선거 전략에서 김운범은 연이어 선거에서 승리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서창대가 김운범을 도와주는 자인지 알지 못한다. 서창대는 그림자일 뿐이다. 사실상 김운범을 당선하게 한 일등 공신이지만 그는 이름 없이 ‘그림자’라고만 불린다.


서창대도 자신이 김운범의 그림자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창대가 김운범을 도운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세상 바뀌는 꼴 좀 보고 싶어서, 민주주의가 세상에 퍼지는 것을 보기 위해서이다. 서창대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더럽고 추잡한 수단이라도 활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목적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고, 그는 이 목적을 위해 어떠한 수단이라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운범은 이와 달리,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서창대와 김운범은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정치 목적을 제외하고 가치관이 모두 다른 사람이다. 이러한 사실이 표면적으로 드러났을 때 김운범과 서창대의 관계는 끝났다, 즉 더 이상 빛과 어둠의 관계로 남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존재로 살아가게 되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빛과 어둠의 관계는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좀 더 보여준다. 서창대는 세상 바뀌는 꼴 좀 보고 싶다고 했으면서 결국엔 세상이 아닌 자신을 바꾸었다. 그는 영남과 호남 간의 지역 갈등을 불러일으켜 결정적으로 공화당의 박기수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생각해 온 정의를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린 것이다. 김운범은 서창대와 관계를 끊고 결국에는 17년 후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당선되기 전까지 그는 서창대의 선거 전략 없이 긴 시간동안 계속해서 낙방했었다.

 

이는 빛과 그림자의 관계였던 그들이 흩어지고 난 후 꽤나 긴 시간동안 허탈, 공허를 느꼈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기준으로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이 영화의 중점이라기보다는 같은 목적 안에서 수단은 달랐을지라도 그들은 필연적으로 함께하는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영화에서는 서창대의 생각을 들려주거나 서창대의 시점으로 영화가 전개되는 부분이 많기에 영화가 끝난 후 같은 장면에서 김운범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이들의 관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아트인사이트 태그 송유빈.jpg

 

 

[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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