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실은 좋아하는 거 다 알아요 -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도서]

글 입력 2023.03.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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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예술에 다가갈 수 있게만 해줄 것 같은 제목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서문을 읽다 보니 김진혁 저자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진로를 고민하던 때에, 친절히 자신이 걸어온 길을 소개해준 유투브 채널 '큐레이터의 사생활'의 주인과 같은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반가워졌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문화 기획자의 꿈을 가지게 된 초반에 부족한 질문에도 기꺼이 도움을 주셨던 분으로 여전한 그의 친절함과 예술에 대한 애정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건 물론이고, 오랫동안 그 사랑을 이어나가고 있음이 존경스러웠다.

 

다시 책 이야기로 넘어와서.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그 속에 미술전시는 어떤 사람이 어떻게 만드는지, 어떻게 기획되고 진행되는지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는 관련된 구성 요소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전시처럼 친절하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제1전시실. 익숙한 곳과 낯선 곳


 

미술 전시를 즐긴다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아마 미술관일 것이다. 미술관은 검증된 작품과 퀄리티의 전시를 선보이지만 그 권위가 가끔 우리를 머뭇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여기서는 미술관과 미술관이 아닌 곳인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와 나아가 좀 더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그중에서도 '복합문화공간'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주 가는 예술공간임을 알 수 있다.

 

 

"복합문화공간은 두 가지 이상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말합니다. 여러 스포트를 같이 즐길 수 있게 만든 종합운동장처럼 큰 동선 변화 없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카페에 가듯 누구나 들를 수 있는 문화 공간들이 떠올랐다. 영리 추구를 한다는 점에서 대안공간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렇기에 더 양질의 체험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카페꼼마' 라는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애정하는 편이다.

 

 

 

제2전시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전시가 열리는 공간을 살펴봤다면, 예술 작품 외에도 공간이나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예술가부터 전시를 준비하는 큐레이터, 갤러리스트부터 에듀케이터와 도슨트 그리고 더욱 들여다봐야 보이는 사람들까지 저자는 다채롭게 소개한다.

 

에듀케이터는 전시 관련하여 처음 들어보는 존재이다. 박물관이 시민 교육 기관으로 정체성을 갖게 되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격'을 길러주는 교육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에듀케이터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있어 니즈 파악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의 요구 역량과 목표에 대해 저자는 '교육사'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3전시실. 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


 

미술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 외에도 '요즘 예술'을 어떻게 뜯어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작가는 소개하고 있다. '구상과 추상' 부터 전시를 구성하는 종이, 캡션, 도록까지,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요소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전시에 존재하는지 이야기 한다.

 

'분위기' 또한 전시의 큰 부분이라는 사실을 여기서 배우게 되었다.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을 만들어내는 요소를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갈 때가 많았다. 건축가 페터 춤토르가 말한 것처럼 그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던 적은 많았지만 직접 찾아보진 못했다.

 

 

"무엇이 나를 감동시켰을까? 전부 다이다. 모든 사물 그 자체. 사람들, 공기, 소음, 소리, 색깔, 물질, 질감, 형태."

 

 

그 모든게 합쳐서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미술전시에 빠져들 수 있게 되었다.

 

 

 

제4전시실. 예술적 경험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이 모든 요소들이 그래서 어떻게 나에게 '좋음'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술적 경험이 관객의 삶에 내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아트 굿즈를 사고 전시회를 보고 기억하는 방법부터 요즘 주목받는 아트 컬랙팅, NFT 아트 이야기까지 우리에게 공유한다.

 

그중에서도 와닿았던 것은 사진 찍지 못하는 전시를 리뷰하는 방법이었다. 오래 기억하고 싶고 또 SNS에 올려 기록해두고 싶어 아쉬웠던 경험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그것이 더 풍부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그 아쉬운 마음이 더 작은 요소들을 깊이 있게 즐기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오래 남게 해준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전시실을 나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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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시장과 그 밖에 공간과 사람, 요소들의 풍부한 설명을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마치 사진 촬영이 안되는 전시를 다녀온 것처럼 전시장을 둘러싼 모든 것들의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지는 것만 같다.

 

한편 유튜브와 블로그를 넘어 또 책으로 예술에 대한 그의 지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게 되어 기쁘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의 애정이 계속해 우리를 예술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고 또 그것이 그의 동력이 되길 바란다.

 

미술관에 가고 싶지만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당신에게, 전시를 보러가는 것은 좋아하지만 어떻게 즐겨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가진 당신에게, 그리고 일상 곳곳을 예술적 순간들로 채우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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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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