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낫노멀(Not Normal)한 그들의 음악 - '나노말'의 첫 정규 앨범 '행복회로 부수는 중'

글 입력 2023.03.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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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방 귀퉁이 어딘가, 빨간 사탕 하나가 날카로운 모양으로 부서져있다. 그리고, 노랑색 배경과 빨간 사탕으로 쨍한 색감들이 시선을 자극한다. ‘노랑색 배경은 무슨 의미일까? 사탕은 왜 부서져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앨범을 열었다. 바로, 이번 인디밴드 ‘나노말’의 정규 1집 앨범 [행복회로 부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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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노말(나의노랑말들)’은 행복회로 돌리는 중, 행복회로 터지는 중, 행복회로 불타는 중으로 행복회로 시리즈로 앨범을 낸 바가 있다. 이번 정규앨범 [행복회로 부수는 중]은 행복회로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를 끝내고 앞으로는 새로운 색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앞서 앨범 표지에 대해 묘사해보았는데 무언가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노말이 이번 앨범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아트인사이트에서 나노말의 인터뷰에서 살펴보았다.


먼저, 앨범 표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개인적인 생각으로 노랑색 배경은 나노말의 색깔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사탕은 부서진 사탕으로 정규앨범의 제목에 걸맞게 행복회로를 사탕에 빗대 사탕이 부서짐을 행복회로 부수는 중으로 연결 지어보았다.


또한, 사탕은 나노말의 앨범에서 특히 행복회로 시리즈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했는데 기존 앨범에서 사탕이 2D였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그래픽 아트를 활용해 3D로 변경했다는 점이 색다른 포인트였다. 이 의미는 지금까지의 나노말 감성에서 벗어나 또 다른 현실로 나오자는 의미를 내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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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커버를 열고 본격적으로 나노말 노래를 차근히 들어보았다.

 

정규 앨범에는 11곡이 있었다. 앨범 전곡을 들으며 느낀 생각은 마치 ‘달’과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앞면은 밝고 깨끗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뒷면은 어둡기도 하고 날카로운 표면인 달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다. 밝고 경쾌한 리듬과 리드미컬한 음악과 대비되는 냉소적이고 쓸쓸하고 공허한 내면 깊은 감정을 다루는 가사의 내용이 그랬다.


(참고하자면, 앨범에 수록된 11곡을 필자만의 해석으로 적어보려 한다.)


첫 곡, ‘우주미아’는 정말 우주에서 떠돌며 비행하는 것과 같은 느낌과 통통 튀어오를 듯한 전자음의 구성과 ‘나는 우주미아’라는 가사 속 공허함도 느껴졌다.

 

두 번째 곡, ‘Neon Ocean’은 깊은 바닷 속을 헤엄치는 느낌과 함께 깊은 감정의 바다로 쓸쓸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중독성 있는 ‘따따따’라는 구절의 반복은 노래가 끝나도 맴돌았다.

 

세 번째 곡, ‘쪼꼬매’는 귀여운 대상을 앞에 두고 사랑스럽게 말하는 듯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늦은 밤 동화책을 읽어주고 먼저 자버린 어린아이에게 다정히 말해주는 느낌이랄까.

 

네 번째 곡, ‘해피 바나나’ 또한 ‘빠난나 빠우’라고 말하는 구절과 멜로디가 중독성 있었다. 밝은 멜로디와 리듬 사이로 대비되는 섬뜩한 가사가 듣기 전 생각했던 곡의 느낌과 사뭇 달라서인지 더욱 독특하게 다가왔다.


다섯 번째 곡, ‘Crazy Socks Thing’로 솔직하게 감정을 전달하면서 애정하는 상대에게 의지하고 싶지만 마음과 달리 그렇지 못한 현실을 표현한 것 같았고, 여섯 번째 곡은 ‘Bathbomb’은 배쓰밤이 물에서 서서히 풀어지는 모습을 사랑의 감정과 연결한 노래였고, 일곱 번째 곡은 ‘KARMA’로 ‘카르마, 그렇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일렉 기타와 함께 흐르는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귓가에 맴돌았던 노래였다.


여덟 번째 곡, ‘냉동실’로 세상에 홀로 서있는 기분과 같이 쓸쓸함과 공허감, 외로움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어쩌면 현대인이 느끼는 감정을 대변한 곡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서로에 대한 공감과 연대 사라져가는 시대의 현실처럼 말이다.

 

아홉 번째 곡, ‘기억을 지우는 병원’은 내가 미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지워준다는 가사와 울먹이며 ‘몇 번이고 지워드릴게요.’라는 말 속에 슬픔이 묻어나는 곡이었다.


열 번째 곡, ‘휴지인형’은 사랑노래로 도입에 흐르는 피리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애절하고 간곡하게 사랑을 갈구하는 곡이었다. 양방향의 사랑이 아니라 일방향의 사랑곡이라 애절함이 배가 됐다.

 

마지막 열한 번째 곡, ‘We Never Get Old, We Never Faded Away’는 영어 가사 곡으로 그 중에서도 자신의 소중한 유일한 존재에게 부르는 듯한 노래 같았다. 특히, ‘우리는 어디든 함께할 것이고, 우리는 나이를 먹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거야.’부분이 인상적이었다.

 

3인조 인디밴드 ‘나노말’은 기존 이름 ‘나의노랑말들’에서 ‘나노말’ 즉, 낫노멀(Not Normal)로 이름을 바꾸었다. 보통이 아닌 그룹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가는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건드리지 않았던 감정과 잊고 지냈던 감정에 대한 기억을 만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꾸밈없고 솔직한 감정을 적은 가사에서 신선함도 받았다.


나노말의 정규 앨범을 모두 듣고 나니 이들의 색깔과 앞으로의 행보 또한 궁금해졌다. 이들의 다시 앨범 곡을 기대하며!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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